그간 브루클린 넷츠는 샐러리 관리에 큰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18년 여름과 2018~19시즌 막판의 트레이드들을 통해 이들은 이번 2019년 여름을 위한 큰 샐러리 여유를 확보해냈다.

그리고 그 노력의 성과가 케빈 듀란트(31) 및 카이리 어빙(27)의 동시 영입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일(이하 현지시각) 나온 프리 에이전트 행보 뉴스들 중 이들의 계약 합의 소식은 가장 빠르면서도 컸다.

아직 6일까지는 정식계약을 맺을 수 없는 모라토리엄 기간이다. 때문에 아직 듀란트와 어빙이 브루클린에 왔다고 표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기간에 이뤄지는 구두 합의는 거의 실제 계약 서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합류를 두고 앞으로 브루클린의 전력을 논하기에 무리가 아니다.

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 소속으로서 각자 우승 반지를 획득했던 듀란트와 어빙은 브루클린에게도 반지를 선사할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여기에다 브루클린은 11시즌 경력 센터 디안드레 조던(31) 및 9시즌 경력 윙 플레이어 개럿 템플(33)과 새 계약을 맺기로 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런 활발한 움직임으로 인해 오프시즌 첫날 여러 팀들의 움직임 가운데 브루클린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처음에는 조던의 계약이 베테랑 미니멈 규모로 알려졌었지만 각자의 년차 조건에서 맥시멈 샐러리를 받기로 했던 듀란트와 어빙이 계약 액수를 줄이면서 조던이 4년에 걸쳐 시즌 당 1000만 달러(약 116억원)씩 받도록 배려를 했다. 이 측면에서 듀란트와 어빙이 전력 강화 측면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듀란트와 어빙은 브루클린의 우승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지난 NBA 파이널에서 아킬레스 파열 부상을 당했던 듀란트는 2시즌 연속 파이널 MVP 시절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듀란트 복귀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즌

브루클린은 2018~19시즌을 42승40패(승률 51.2%), 동부 컨퍼런스 6위로서 마감했다. 2017~18시즌까지 3시즌 연속 30승 미만에 그쳤던 팀으로서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없이도 놀라운 성과를 이뤄낸 셈이다.

이런 팀에게 듀란트 어빙의 동시 합류는 큰 힘을 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막상 정규 시즌 동안 브루클린의 라인업은 전 시즌에 비해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듀란트가 아킬레스 부상에서 돌아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전 시즌 그의 동료였던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는 2017~18시즌 아킬레스 부상 시점으로부터 357일 만에 코트에 복귀했다. 아킬레스 파열을 겪은 NBA 선수들 중 가장 긴 공백을 거쳤다.

듀란트와 비슷하게 스몰 포워드와 파워 포워드를 오가는 루디 게이는 273일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 외 아킬레스 부상을 겪은 다수의 선수들이 250일가량의, 8개월가량의 공백을 거쳤다. 즉 6월 아킬레스 수술을 거친 듀란트에게 기대할 수 있는 복귀 시기도 시즌 후반기 정도로 볼 수 있다.

또한 코트를 오래 떠나 있다가 돌아오는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농구 기량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때문에 이번 시즌의 듀란트가 시즌 MVP 1회와 파이널 MVP 2회 경력의 그 듀란트의 모습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어빙이 뛸 주전 포인트 가드 자리는 전 시즌 올스타에 선정된 바 있는 디앤젤로 러셀이 뛰던 자리다. 현재로써 어빙이 러셀보다 커리어 측면에서 훨씬 앞서 있는 선수는 맞지만 이따금씩 폭발적인 활약 등 평균 21.1득점을 올렸던 러셀에 비해 어빙이 현격한 향상을 불러오리라 장담하긴 어렵다.

듀란트는 전 소속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사인 후 트레이드 형식으로 옮길 예정이다. 그 트레이드에 포함될 선수가 제한적 프리 에이전트인 러셀이다. 이렇게 봤을 때 꽤 오랜 시간 동안 브루클린은 전 시즌 라인업과 사실상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발전을 기대 받는 팀

그래도 어빙은 현재의 러셀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으로 봐도 무리는 아니다. 어쩌면 러셀이 커리어 전체 동안 닿지 못할 수준에 있는 선수로도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실망을 남기긴 했지만 어빙은 그만큼 팀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러셀을 제외하고 전 시즌 브루클린의 평균 출전시간 상위 선수들이 다들 계약이 이어진다. 30.2분의 조 해리스(28), 28.1분의 스펜서 딘위디(26), 26.6분의 캐리스 르버트(25), 26.2분의 재럿 앨런(21) 등 젊은 선수들이 계속해 브루클린 유니폼을 입는다.

부상으로 인해 상당 기간을 빠져야 했던 르버트가 부상을 피해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지가 듀란트의 공백 기간 동안 브루클린에게 크게 중요해졌다. ⓒAFPBBNews = News1
여기에다 평균 25.4분을 뛰던 포워드 더마레 캐럴이 프리 에이전트로서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옮기며 빠진 자리를 듀란트가 복귀하기 전까지 6월 트레이드로 들어온 토린 프린스(25)가 채울 것이다. 즉 한창 젊은 선수들이 브루클린의 농구를 대표하게 된다.

30대 나이를 넘어선 듀란트가 아킬레스 부상까지 더해져 기량이 하락하더라도 아직 전성기 나이를 향해 가는 어빙을 비롯해 많은 브루클린 선수들이 성장의 상승 곡선에 있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듯이 확실히 경기를 이끌어나갈 슈퍼스타의 힘은 필요하다.

▶플레이오프 성과로 평가 받을 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게 5경기 만에 물러나야 했던 지난 시즌 브루클린은 자신들 앞에 놓인 벽을 실감해야 했다. 플레이오프 진출 자체도 시즌 전의 예상을 뛰어 넘는 놀라운 성과였고 1차전 승리도 놀라웠지만 2차전부터 브루클린은 플레이오프 무대가 전하는 압박감을 이기지 못했다.

2차전 3쿼터 동안 23-51로 밀렸던 시간이라든가 17득점에 그쳤던 4차전 4쿼터는 그런 모습의 대표적 사례다. 시리즈 동안 35.9% 야투율에 그쳤던 러셀에다 올스타 3점슛 대회 챔피언이었던 해리스는 21회 3점슛 시도 중 4개(19.0%)만 성공시켰다.

이런 팀에게 들어온 듀란트와 어빙은 양상을 크게 바꿔줄 수 있다. 물론 보스턴 셀틱스 소속이었던 어빙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 동안 밀워키 벅스의 협력 수비 앞에서 35.6% 야투율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지만 수비 집중도를 낮춰줄 스타 동료가 있을 때는 매우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어빙과 듀란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와 올스타전 등 길진 않았어도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AFPBBNews = News1
듀란트는 51.4% 야투율과 함께 플레이오프 참가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평균 32.3득점을 올렸던 모습을 다시 재현하기 힘들 공산이 크다. 하지만 통상의 수준을 뛰어 넘는 그의 슈팅 터치와 승부처에서의 냉정함은 플레이오프에서 스타의 모습을 유지할 자산으로 볼 수 있다.

듀란트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9경기 연속 결장을 거친 후 NBA 파이널 5차전에서 처음 코트를 밟았다. 그럼에도 아킬레스 부상을 당하기까지 12분 동안 60.0% 야투율에 3점슛 3개 모두 성공 등 좋은 슈팅 감각을 보여줬다.

여기에다 듀란트는 커리어 동안 줄곧 득점 참여도와 위력이 컸던 포인트 가드와 같이 뛰어왔다. 때문에 역시 득점 활동이 왕성한 어빙과의 궁합에 있어 의심할 여지는 없다. 그의 기량하락이 크게 나오지 않는 이상 브루클린에게 좋은 플레이오프 성과를 기대하기가 무리는 아니다.

브루클린 구단은 ABA 리그 뉴욕 넷츠 시절 두 번의 우승을 거둬봤다. 하지만 1976~77시즌 NBA에 합병된 이후로는 2001~02시즌 및 2002~03시즌의 NBA 파이널 진출이 가장 높은 플레이오프 성과였다.

게다가 2011~12시즌까지 뉴저지 넷츠로서 뉴욕 밖에 있다가 2012~13시즌부터 뉴욕 브루클린으로 이전했지만 미국 최대 도시를 연고도시로 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구단 역사에서 가장 크다 할 수 있는 이번 오프시즌 스타 영입 규모는 의미가 크다.

동부 컨퍼런스는 현재 디펜딩 챔피언 토론토 랩터스를 제외하더라도 꽤 경쟁도가 높아졌다. 밀워키와 필라델피아도 다른 팀들에게 꽤 큰 산이 됐다. 이런 시점에서 각자 모두 우승 경험이 있는 듀란트와 어빙의 합류가 브루클린에게 얼마나 견인력을 가져다줄지 기대할 가치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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