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치른 5차전에서 NBA 파이널 시리즈를 마무리 짓지 못한 토론토 랩터스의 타격이 클까. 아니면 에이스 포워드와 벤치 센터를 잃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타격이 클까.

골든스테이트는 천신만고 끝에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NBA 파이널 5차전에서 토론토에게 106-105로 승리하며 2승3패를 기록했다. 묘하게도 1차전 토론토 승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4경기 모두 홈팀이 패하고 있다.

그간 케빈 듀란트(31) 없이 NBA 파이널을 치러온 골든스테이트는 5차전에 마침내 그의 활약을 봤다. 약 12분 동안 3점슛 3개 모두 성공 포함 11득점을 올린 듀란트는 시리즈 동안 골든스테이트가 겪었던 공수 양 진영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듯 했다.

하지만 2쿼터 초반 오른쪽 발을 움직일 때 이상을 느끼며 쓰러진 듀란트는 그 자리에서 부축을 받으며 코트를 떠나야 했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9경기 연속 결장을 겪었던 듀란트는 11일 현재 같은 다리의 아킬레스 파열을 의심 받고 있다.

즉 듀란트의 출전은 무리였다는 추측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2차전에 당한 쇄골 골절 부상을 감내하면서 4차전부터 출전 중이던 벤치 센터 커본 루니(23)도 5차전 경기 동안 고통스런 표정을 짓다가 17분49초 출전 끝에 코트를 나갔다.

골든스테이트에게 확실한 답이 돼 줄 것 같았던 듀란트마저 큰 부상을 당하며 희망의 빛줄기에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AFPBBNews = News1
한편 토론토는 이런 난처한 상황들에 처한 골든스테이트를 NBA 파이널 무대에서 끝내 밀어내지 못했다. 줄곧 리드를 내주다가 경기 종료 3분28초를 남기고 최대 6점차 리드까지 잡아 봤지만 3분5초를 남기고 요청한 타임아웃 뒤로 2득점에 그치는 정체를 겪고 말았다.

그 요청 시점 직전까지 타임아웃이 토론토에겐 4회 남아 있었고 골든스테이트에겐 단 1회만 남아 있었다. 게다가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28)의 연속 10득점이 나오며 한창 달아오른 때였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타임아웃을 요청했다는 닉 널스 감독의 판단이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NBA 파이널 경기 무대는 다시 골든스테이트의 홈 오라클 아레나로 옮겨진다. 올시즌이 끝나면 연고도시를 오클랜드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옮기기 때문에 오는 14일 6차전은 결과에 상관없이 골든스테이트의 마지막 오라클 아레나 경기가 된다.

홈팀이 4연패를 기록 중인 현재 6차전 골든스테이트가 홈 관중 앞에서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해야 할까. 아니면 다시 토론토 홈 스코샤뱅크 아레나에서 7차전 최후의 결전을 치르게 될까. 이에 맞춰 5차전 동안 나온 내용들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라인업 대결

토론토는 플레이오프 22경기 연속 카일 라우리(33)-대니 그린(32)-레너드-파스칼 시아캄(25)-마크 가솔(34) 5인조가 주전으로서 나서고 있다. 여기에 벤치 인원들로서 프레드 밴블릿(25)이 27분18초, 서지 이바카(30)가 16분58초, 노먼 파월(26)이 12분27초의 시간을 받았다.

이에 맞서 골든스테이트는 오랜만에 스테픈 커리(31)-클레이 탐슨(29)-안드레 이궈달라(35)-듀란트-드레이먼드 그린(29)의 정예 5인방을 출격시켰다. 하지만 여기에서 듀란트는 빠지게 됐다.

1점차로 끝난 경기에서 막판 2분 동안 코트 위에 나선 라인업으로 보자면 토론토는 주전 시아캄 대신 밴블릿을 투입했다. 이에 맞서 골든스테이트는 선발 라인업에서 듀란트 대신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29)가 합류해 나섰다.

가드들에게 득점의 짐이 많이 맡겨진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토론토는 라우리, 대니 그린, 밴블릿, 파월 등을 4쿼터 동안 주로 기용했다.

▶GSW 팀에게나 듀란트 개인에게나 치명적인 부상이번 시리즈를 넘어 시즌이 끝나면 프리 에이전트가 되는 듀란트에게 아킬레스 부상은 정말 치명적이다. 현재까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던 주요 NBA 선수들은 같은 팀 커즌스의 357일 회복기간을 필두로 200일은 족히 넘는 회복기간을 거쳤다.

더군다나 아킬레스 부상은 복귀 후의 기량에 큰 저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에도 치명적 부상이다. 현재의 커즌스도 지난 시즌의 그와 같다고 말할 수 없으며 대표적으로 아킬레스 부상으로 인해 농구 커리어에 큰 타격을 입은 과거 선수가 코비 브라이언트다.

브라이언트는 2012~13시즌 마지막 2경기를 남기고 아킬레스 파열 부상을 당한 뒤 240일 만에 다시 NBA 코트에 섰다. 생후 34년232일 시점의 부상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 무릎 부상으로 인해 단 6경기 출전에 그쳐야 했고 예전의 그와는 다른 모습을 봐야 했다.

듀란트의 경우 생후 30년254일의 시점에 당한 부상으로써 프리 에이전트를 앞두고 공백 기간도 문제지만 기량 저하가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 현재 리그 최고의 득점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현격한 기량저하가 나온다면 NBA 팬들에게도 큰 실망을 안길 수밖에 없다.

골든스테이트에겐 일단 다시 듀란트 없는 경기를 계속 치러야 한다. 듀란트는 5차전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공격에서 깔끔한 득점 해결사로서, 수비에서 토론토 포워드들을 맡아줄 수 있는 장신 수비수로서 활약했다.

주로 이바카를 상대로 득점 활약한 커즌스가 다시금 골든스테이트에게 긍정적 변수가 될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모처럼 활약해준 커즌스

커즌스는 본인의 커리어 첫 플레이오프이자 첫 NBA 파이널을 맞이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던 터였다. 앞선 NBA 파이널의 4경기 평균 17.5분 동안 야투율 30.4%로 6득점에 그쳤다.

반면 5차전의 커즌스는 19분32초 동안 75.0% 야투율로 14득점을 기록했다. 3점슛 3회 중 2개 실패를 제외하고 골밑에서 줄곧 좋은 마무리를 보여줬다.

다만 여기에는 특정 상대 선수의 유무에 크게 갈린 면이 있었다. 커즌스가 득점에서 활약한 시간은 주로 토론토 주전 센터 가솔이 없는 시간이었다. 가솔 대신 자신보다 체격이 작은 벤치 센터 이바카를 상대로 커즌스는 몸싸움으로 큰 재미를 봤다.

그리고 막판 3분여 동안 토론토가 2득점에 묶이는 동안 커즌스가 계속 코트에 설 수 있었듯이 수비에서 그가 약점이 되지 않았다. 루니가 앞으로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제법 있기 때문에 커즌스가 자기 몫을 어느 정도 해줘야 골든스테이트에게 일말의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여전히 큰 짐을 맡은 커리-탐슨 스플래시 브라더스

결국 골든스테이트가 이 큰 난관을 뚫고 3연속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듀란트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커리와 탐슨이 계속 뜨거워져야 한다. 골든스테이트의 106득점 중 커리(31득점)와 탐슨(26득점)이 절반을 훌쩍 넘기는 57득점을 합작했다.

여기에 커즌스의 14득점과 듀란트의 11득점을 빼면 나머지 동료들은 합쳐 24득점에 그쳤다는 뜻이다. 이런 양상은 현재 NBA 파이널 시리즈 동안 줄곧 이어져 왔다. 2차전 승리에 결정적이었던 3점슛을 꽂아 넣었던 이궈달라도 최근 2경기 동안 각각 야투 5개씩 실패하며 3득점과 5득점에 그치고 있다.

토론토가 마지막 3분여 동안 2득점에 그치는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9득점을 올렸다. 3개의 3점슛이 연속으로 들어갔는데 탐슨이 2개, 커리가 1개를 성공시켰다. 특히 커리는 후반전 동안 25.0% 야투율과 22.2% 3점슛 성공률에 그치는 와중에, 직전까지 4개 연속의 야투 실패와 6개 연속의 3점슛 실패를 보고 있던 와중에 성공시켰다.

이렇게 중요한 때 해결사이자 승부사들이 나타나주며 골든스테이트가 천금 같은 승리를 얻었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서도 이 두 명의 컨디션이 좋은 쪽으로 유지돼야 가능성이 생긴다.

오히려 골든스테이트 홈에서 더 뜨거웠던 레너드가 6차전 오라클 아레나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AFPBBNews = News1
▶다소 소강된 토론토의 레너드

앞서 언급했듯 레너드는 경기 종료 5분13초 남은 시점부터 3분28초 남은 시점까지 2점 야투 2개와 3점 야투 2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면서 홀로 10득점을 올렸다. 만약 이 기세가 이어졌더라면 NBA 파이널 우승은 물론이고 파이널 MVP 트로피도 따 놓은 당상이었다.

하지만 타임아웃이 오히려 레너드를 식혀버린 것일까. 레너드는 그 이후의 야투 2개 모두 실패했다. 탐슨의 수비 앞에서 어려운 동작으로 시도해봤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먼 슈팅 궤적이었다.

이런 점에서 탐슨은 골든스테이트에게 공수 앙면으로 결정적인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었다. 반대로 레너드는 26득점을 올렸지만 37.5% 야투율과 28.6% 3점슛 성공률에 그치며 이전 2경기 연속 30득점을 넘겼을 때와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골든스테이트는 레너드 상대로 5턴오버를 끌어내는 등 좋은 협력 수비를 보여줬다. 협력 수비를 통해 다른 토론토 선수들에게 기회를 내주기보다는 제 타이밍의 협력 수비를 통해 레너드의 이동 길목과 패스 길목 모두 막아내며 턴오버를 끌어낸 편이었다. 마침 레너드가 같은 5턴오버를 범했던 2차전도 골든스테이트가 승리했었다.

물론 5차전 토론토는 3점슛 막판 2개 성공이 다였던 레너드처럼 32회 중 8개(25.0%)만 성공시키는 원거리 슈팅 부진을 겪었다. 이 같은 상황은 다시 반복되기보다 회복될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 그래도 결국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가 완전히 빠진 현재 어렵겠지만 수비에서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치르는 오라클 아레나 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가 홈 관중의 응원에 호응하는 길은 5차전 막판 보여줬던 깔끔한 수비가 답일 수 있다. 반대로 토론토는 일말의 가능성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작은 부분들부터 다시 점검해 나설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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