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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비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최홍만은 19개월만에 국내 복귀전을 앞두고 ‘비난 말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고작 이런 경기력,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49초만에 뻗어버리는 경기로 대체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최홍만은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홀에서 열린 엔젤스파이팅 챔피언십(AFC) 12 입식 무제한급 스페셜매치(3분 3라운드, 오픈핑거 글러브 사용) 다비드 미하일로프와의 경기에서 1라운드 49초만에 KO패배했다.

최홍만은 초반 상대의 로우킥을 맞으면서도 인파이트로 들어가려했다. 하지만 상대가 거리감을 잡고 도리어 파고들며 펀치를 날리자 당황해했다. 이때 턱에 맞은 후 전의를 잃은 최홍만은 상대의 연속된 레프트와 한번의 니킥에 결국 고목나무 쓰러지듯 옆으로 툭 쓰러졌다. 카운트를 세려 했지만 최홍만의 눈은 이미 패배를 말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허무한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최홍만인 AFC 05대회에서 입식 격투기로 돌아온 후 승리한뒤 19개월만에 국내 복귀전이었다. 그 사이 최홍만은 두 번의 중국과 일본 경기에서 체급이 한참 뒤처지는 상대에게 허무하게 패하며 비난의 대상이 됐었다. 하지만 여전히 최홍만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팬들은 부활을 믿었고 이 경기에 거는 기대감이 컸다.

최홍만 역시 이 경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최홍만은 지난달 26일 AFC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선수로 활동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다. 예전 화려했던 시절에 좋아해 주던 팬들이 많았고, 지금도 응원해 주는 팬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쓴소리를 하는 분들도 있다. 비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 주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비난은 자제해달라고 했고 당연히 옳은 말이다. 하지만 최홍만 스스로 경기에서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경기력은 상상 이하, 기대 이하였다. 냉정하게 이날 최홍만의 경기는 코메인 이벤트였지만 메인 이벤트 이상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실제 파이팅 머니도 최홍만의 액수가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패배했다할지라도 정말 상대와 접전을 펼치거나 멋진 기술을 보여주며 졌더라면 말은 다르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49초동안 최홍만은 딱 한번의 유효타 그것도 상대가 공격하는 찰나에 카운트로 빗겨맞은 것이 전부였고 나머지는 모두 공격을 허용한 것뿐이었다. 상대에게 제대로 턱을 맞은 순간 몸 전체가 정지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기력밖에 준비하지 못했으면서 어떻게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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