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최근 5시즌 연속 NBA 파이널에 진출하기 시작한 2014~15시즌 이후 가장 큰 위기의 플레이오프를 맞이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현재의 난관은 전에 있던 일도 아니기에 예측이 더욱 불투명하다.

골든스테이트의 주전 슈팅 가드 클레이 탐슨(29)이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NBA 파이널 2차전 4쿼터에 당한 다리 부상은 결국 햄스트링 염좌로 결론 났다. 이는 통상의 경우 2주가량 이상의 결장으로 이어지는 부상이다.

다만 이번 탐슨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햄스트링 부상에 비해 증세가 약한 편이기 때문에 오는 6일 그의 3차전 출전 여부에 대해 아직은 불투명(questionable) 단계의 예상을 내놓고 있다. 현재 팀 안에서는 비관보다는 낙관에 가까운 분위기라는 전언도 있다.

슈터를 넘어 수비수를 직접 공략하는 득점원의 기량도 갖춘 탐슨이기 때문에 그의 공백이 나온다면 골든스테이트의 전략전술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AFPBBNews = News1
그래도 햄스트링 부상은 꽤나 비관적인 예상을 갖게 만드는 전례들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2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서 골든스테이트와 맞붙었던 휴스턴 로켓츠의 가드 크리스 폴이 있다.

전에도 몇 차례 동일한 부상으로 고생한 적이 있는 폴은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와 상대한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 막판에 당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3차전부터 탐슨의 출전이 가능하다면, 그것도 평소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면,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는 여전히 쉽지 않아도 현재의 NBA 파이널 시리즈 승리를 노릴 가능성이 제법 있다. 토론토 랩터스의 홈에서 1승1패 후, 게다가 2차전의 승리 분위기를 가지고 홈으로 돌아와 3,4차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반면 탐슨이 빠지게 된다면 포워드 케빈 듀란트(31)마저 빠져 있는 골든스테이트이기 때문에 인원 측면에서 2014~15시즌 이후 가장 큰 플레이오프 위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탐슨이 빠질 경우 현재 골든스테이트에게 어떤 타격이 올까.

▶단 한 번의 PO 경기도 빠진 적 없는 탐슨

현재 골든스테이트의 핵심 인원 스테픈 커리(31)-탐슨-듀란트-드레이먼드 그린(29) 4인방 중 가장 꾸준한 참여를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탐슨이다. 이들이 합쳐진 2016~17시즌 이후 3시즌 동안 정규 시즌 결장 횟수가 가장 적은 선수가 총 17경기의 탐슨이다.

그리고 2년차인 2012~13시즌부터 플레이오프 출전 경험을 갖기 시작한 탐슨은 소속팀의 모든 플레이오프 경기에 출전했다. 즉 현재 시리즈의 3차전 이후 만약 탐슨이 빠지게 된다면 그의 플레이오프 커리어 첫 결장이 된다.

골든스테이트에서는 커리도, 듀란트도, 그린도 플레이오프 동안 빠진 적들이 있다. 이 중 이들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패배와 연결된 결장은 2015~16시즌 NBA 파이널 때 징계로 인한 그린의 한 경기 결장이었다. 그린의 플레이오프 커리어 중 그때가 유일한 결장이었지만 당시 주전 센터 앤드류 보것(35)의 부상 등 예상치 못하게 큰 나비효과를 일으킨 바 있다.

듀란트가 2라운드 5차전 3쿼터에 코트를 떠난 이후 꽤나 큰 위기로 보였지만 골든스테이트는 6연승을 달리며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그리고 NBA 파이널 1차전을 패했지만 2차전에 탐슨이 58.8% 야투율로 팀 최고 25득점을 올린 활약에 힘입어 승리했다.

골든스테이트에게 앞서 언급한 핵심 4인조 중 2명이 동시에 결장한 경우는 없다. 듀란트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지 않은 현재 탐슨이 빠질 경우 주전 윙 포지션 2명이 동시에 빠진 골든스테이트는 어떤 대처를 보여줄까.

탐슨이 빠지게 된다면 벤치 가드들인 숀 리빙스턴과 퀸 쿡에게 맡겨지는 짐의 무게가 현격하게 늘어나게 된다. ⓒAFPBBNews = News1
▶주전 슈팅 가드 자리를 채울 인원은

탐슨이 빠질 경우 공격 진영 쪽에서 보면 골든스테이트는 유능한 슈터이자 득점원을 잃게 된다. 물론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탐슨의 성과를 보면 마냥 유능한 슈터라 말하기 주저되는 기복은 있었다.

정규 시즌 동안에도 최근 커리어 중 유독 큰 기복을 보여줬던 탐슨은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참여한 18경기 중 30% 이하의 3점슛 성공률을 6경기에 걸쳐 가졌다. 전체 야투율 40% 미만의 경기는 7경기에 달했다.

그럼에도 탐슨은 NBA 파이널에 들어와 2경기 연속 20득점을 올리면서 각각 47.1% 및 58.8% 야투율의 고감도 슈팅을 기록해왔다. 1,2차전 3점슛 성공률도 각각 50.0% 및 66.7%였다. 물론 바로 다음 경기에 식을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현재 탐슨은 달아오른 상태다.

그리고 무엇보다 탐슨이 빠질 경우 골든스테이트의 전체 라인업 로테이션에 미칠 악영향이 꽤 클 것이다. 벤치 인원들이 다수 섞이는 시간 동안 코트에 남아 있는 주전 인원이 주로 탐슨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탐슨의 코트 위 마진 경기 당 1.6점차가 다른 핵심 선수들에 비해 현격히 낮은 이유가 여기에서 나온다.

일단 탐슨의 공백이 생길 경우 그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큰 선수는 3년차 가드 퀸 쿡(26)이다. 벤치 가드에 베테랑 숀 리빙스턴(34)도 있지만 나이가 꽤 있는 리빙스턴에게 경기 시작부터 많은 시간을 부여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8cm 신장 가드로서 쿡은 190cm 신장 커리보다도 작다. 하지만 쿡에게 본격적인 포인트 가드, 주력 볼 핸들러 역할을 맡기기엔 어렵다. 쿡은 볼 핸들러보다 득점원 역할에 치중하는 유형이다.

쿡은 슈터 역할을 맡기에 괜찮은 기록을 보여줬다.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43.1% 야투율, 40.0%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동료의 패스를 받은 직후 던진 17회의 3점슛 중 7개(41.2%)를 성공시켰고, 드리블 중 던진 8회의 3점슛 중엔 3회(37.5%)를 성공시켰다.

쿡이 나설 경우 커리에게 더욱 집중되는 수비가 염려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탐슨은 슈터로서도 훌륭하지만 본인이 직접 볼을 다루며 공략할 때도 매서운 선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보다 체격이 작은 선수들을 상대로 적극성을 보이곤 했다.

▶탐슨의 공백이 팀 수비에 미칠 영향은

탐슨의 공백이 미칠 악영향은 어쩌면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클 수 있다. 탐슨을 대체할 인원을 더 찾기 힘든 쪽이 수비 진영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사이즈가 작은 쿡은 201cm 신장 탐슨의 수비 임무를 이어 받기에 부적절하다. 특히 커리 대신 상대 포인트 가드들을 주로 맡아 왔던 서부 컨퍼런스 쪽 플레이오프 기간과 다르게 현재 NBA 플레이오프에서는 스몰 포워드 카와이 레너드를 많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커리의 보디가드지만 이따금씩 포워드들도 맡을 수 있는 탐슨이기 때문에 수비 진영에서 그의 존재는 정말 의미가 크다. ⓒAFPBBNews = News1
탐슨이 가장 많이 맡아온 선수로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랜드리 샤멋(23포제션), 2라운드에선 크리스 폴(27.5포제션), 지구결승에선 대미안 릴라드(41.8포제션)가 있었다면 현재 NBA 파이널에서는 경기 당 22포제션에서 레너드 곁에 섰다.

이번 파이널 시리즈에서 탐슨의 주요 경기 당 수비 매치업 포제션은 포워드 레너드 다음으로 가드 카일 라우리(19포제션), 포워드 파스칼 시아캄(8포제션), 가드 프레드 밴블릿(7포제션), 가드 노먼 파월(5.5포제션) 순이었다.

물론 현재 레너드를 가장 자주 맡고 있는 골든스테이트 선수는 경기 당 29포제션에 걸쳐 앞에 서는 안드레 이궈달라(35)다. 하지만 40분가량을 뛰는 레너드에게 노장 이궈달라가 전적으로 붙기는 무리다. 때문에 2년차 벤치 포워드 알폰조 맥키니(27)의 시간을 늘릴 가능성도 크다.

상대방 토론토의 가드들 중에서 수비수에게 직접적으로 큰 위협을 주지 않는 선수는 대니 그린 한 명 정도다. 오픈 3점슛 외에 본인이 직접 해결하는 능력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커리도 수비에서 큰 힘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비 배정은 현재 골든스테이트에게 큰 숙제다.

이와 같은 고민을 떨칠 길은 결국 팀이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탐슨이 계속해서 출전하는 경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백 가능성이 더 큰 부상을 당한 상태다. 이에 3연속 우승을 바라보는 골든스테이트에게 심각한 위기가 온 것이 맞다.

탐슨은 2015~16시즌 플레이오프부터 대단한 폭발력을 보여주며 몇몇 시리즈에서 골든스테이트를 구원해준 적이 있는 선수다. 이번 NBA 파이널 2차전도 그 사례들 중 하나다.

과연 이런 탐슨이 끝까지 골든스테이트의 구원자가 될지 아니면 두고두고 아쉬운 공백을 남길지 앞으로 남은 경기들은 큰 갈림길이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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