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와 패배, 결국 둘 중에 하나만 남는 농구 경기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승리였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 핵심 선수의 부상이라는 크나큰 비용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따랐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NBA 파이널 2차전에서 토론토 랩터스 상대로 109-104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1차전의 9점차 패배를 되갚아주며 토론토가 쥐고 있던 홈코트 혜택을 지워낸 뒤 1승1패 상태로 자신들의 홈으로 향하게 됐다.

하지만 여기엔 두 선수가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는 난감한 사고들이 따랐다. 우선 백업 센터 커본 루니(23)가 2쿼터에 가슴과 어깨 쪽 부위의 부상으로 인해 코트를 떠났다. 그리고 주전 슈팅 가드 클레이 탐슨(29)이 4쿼터 초반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다.

두 선수 모두 MRI 등 정밀 검사를 거쳐야 정확한 정보가 나오겠지만 앞으로의 복귀 전망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탐슨은 경기 후 3차전 출전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지만 허벅지 뒤쪽 근육인 햄스트링을 다쳤다는 것은 농구선수에게 매우 골치 아픈 부상이다.

현재까지 플레이오프 커리어 120경기를 뛴 탐슨은 소속팀의 모든 플레이오프 경기에 개근을 해왔기에 이번의 부상은 정말 예기치 못한 큰 변수가 됐다. ⓒAFPBBNews = News1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골든스테이트를 넘어 모든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평균 34.2득점을 올리고 있던 포워드 케빈 듀란트(31) 없이 버텨내고 있던 골든스테이트는 팀 내 3번째로 높은 19.5득점의 탐슨도 출전이 불확실하게 됐다.

더욱이 2차전 승리의 1등공신이 32분 동안 58.8% 야투율에 4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25득점 5어시스트를 올린 탐슨이었다. 2쿼터 한때 최대 12점차까지 뒤지기도 했던 골든스테이트가 쓰러지지 않도록 전반전 동안 꾸준하게 버팀목 역할을 해준 선수였다.

바꿔 말해 토론토는 전반전에 가지고 있던 우위를 거짓말처럼 후반전에 내다 버렸다. 전반전 토론토 쪽의 최대 12점차 리드가 후반전 골든스테이트 쪽의 최대 13점차 리드로 변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분41초였다. 특히 후반전 3쿼터 시작 후 5.5분 동안 무득점에 그친 토론토의 경기력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렇다면 골든스테이트는 1차전의 패배 후 해법을 들고 나온 것일까. 1패를 당한 직후 골든스테이트 원정으로 넘어가게 된 토론토는 어떤 점들에서 실패를 겪은 것일까.

▶라인업 대결

토론토는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줄곧 유지해온 주전 5인 라인업을 내세웠다. 카일 라우리(33)-대니 그린(32)-카와이 레너드(28)-파스칼 시아캄(25)-마크 가솔(34)이다.

반면 부상들이 발생하며 계속 주전 라인업을 바꾸고 있는 골든스테이트는 1차전 주전 라인업에서 센터를 바꿔 내보냈다. 스테픈 커리(31)-탐슨-안드레 이궈달라(35)-드레이먼드 그린(29)-드마커스 커즌스(29)다.

센터 커즌스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해 14경기 연속 결장을 거쳤다가 1차전 백업으로 나왔지만 8분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선발로서 나와 27.5분 동안 매우 유의미한 활약을 해냈다.

한편 1차전 막판에 다리 쪽 고통을 호소했던 이궈달라는 2차전 출전을 이었고 경기 막판 매우 결정적인 쐐기 3점슛을 꽂아 넣으며 2014~15시즌 NBA 파이널 MVP의 영예를 새삼 떠올리게 만들었다.

골든스테이트의 선발 5인조는 13.7분 동안 코트를 공유하며 무려 21점차의 코트 위 마진을 기록했다. 골든스테이트는 1쿼터까지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다가 벤치의 2쿼터 동안 밀린 후 다시 3쿼터에 대반격을 보여줬다.

반면 토론토의 선발 5인조는 9.9분을 공유하며 -8점차의 적자를 냈다. 그리고 대니 그린 대신 벤치 가드 프레드 밴블릿(25)이 나온 5인조가 그 다음 많은 7.8분 동안 나섰지만 -3점차 적자를 봤다.

▶경기 페이스

NBA 파이널 2차전의 경기 페이스는 1차전보다 빨라졌다. 같은 48분을 뛰며 양 팀이 각자 세 번씩 공격권을 더 가진 양상이 나왔다.

NBA닷컴에 따르면 1차전에서 48분 당 97.00포제션의 공수교체 속도가 나왔다면 2차전에서는 100.50포제션의 속도가 나왔다. 재미있게도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이 두 팀의 현재까지 궤도를 보면 골든스테이트의 성향에 맞는 페이스였고 반대로 토론토에겐 피해야 할 페이스였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98.50 페이스 이상의 가장 빠른 7경기에서 6승1패를 거뒀다. 그 중 1패가 최대 31점차 리드까지 가졌다가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가장 큰 추격을 당한 1라운드 2차전에서 나왔지만 이들은 빠른 페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편이다.

반면 토론토는 플레이오프 동안 이번 NBA 파이널 2차전 포함 100.50 페이스 이상의 가장 빠른 4경기에서 1승3패를 기록했다. 2라운드부터 보자면 가장 빠른 3경기에서 전패다. 반면 자신들의 가장 느린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토론토다.

이런 페이스 속에서 양 팀 모두 평소보다 못한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결국 살아남은 팀이 골든스테이트다. 이번 NBA 파이널 2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는 자신들의 플레이오프 18경기 중 16번째인 100포제션 당 109.0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토론토는 현재까지 20경기 중 14번째인 100포제션 당 103.0득점을 올렸다.

수비지표 기준으로 보자면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각자 치른 경기들 중 골든스테이트에겐 5번째로 좋은, 토론토에겐 5번째로 나쁜 성과가 나왔다.

같은 경기 동안에도 큰 등락을 거친 커리가 이제 정말 큰 견인력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AFPBBNews = News1
▶커리가 살아날 시간을 벌다

1쿼터부터 가장 이슈가 된 인물은 골든스테이트의 에이스 커리였다. 경기 전 슈팅 연습 때부터 이상 증세로 팀 의료진에게 상담과 처방을 받았던 커리는 3점슛 4개 포함 경기 첫 야투 6개 모두 실패했다.

커리가 6개 야투 연속으로 실패했을 때만 해도 12점차로 뒤지고 있던 2쿼터 중반의 골든스테이트는 제법 어려워보였다. 커리의 부진 속에 벤치 인원들이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반전 골든스테이트의 벤치는 4득점이 전부였다.

이런 골든스테이트가 쓰러지지 않게 버텨줬던 선수들이 탐슨과 드레이먼드 그린이었다. 전반전 동안 탐슨은 3개의 3점슛 모두 성공 포함 70.0% 야투율로 18득점을 올렸다. 동시에 그린은 28.6% 야투율에 그치긴 했지만 5구 자유투 성공으로 9득점과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보태며 팀 농구를 살려냈다.

이렇게 핵심 동료들이 활약하는 동안 커리도 2쿼터 중반부터 살아났다. 6개 야투 연속으로 실패하던 커리는 이후 5개 야투 연속으로 성공시켰다. 그 중 앞선 두 개는 3점슛이었다.

사실 경기 전체로 봤을 때 커리는 23득점을 올리는 동안 35.3% 야투율과 30.0% 3점슛 성공률의 썩 좋지 못한 성과를 보였다. 그래도 2쿼터 후반부터 3쿼터 전반까지 커리가 뜨겁게 활약한 시간이 바로 골든스테이트가 경기를 뒤집은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경기 동안 탐슨과 듀란트의 출전이 불투명한 가운데 결국 골든스테이트가 승리하기 위한 조건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커리의 컨디션이다. 4쿼터에 그 어떤 야투와 자유투도 시도하지 않은 채 0득점에 그친 커리가 3차전부터 새로운 국면을 보여줘야 한다.

▶커즌스는 계속 의미 있는 변수가 될까

대퇴사두근 부상으로 인해 시즌아웃 전망까지도 받아 봤지만 커즌스가 결국 NBA 파이널 무대에서 뛰고 있다. 그리고 자유투로만 3득점에 그쳤던 1차전을 뒤로 하고 2차전에서 11득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2블록의 숫자를 남기며 승리에 기여한 선수가 됐다.

사실 현재의 커즌스가 아주 큰 힘이 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상대 가드와 윙의 돌파를 저지할 만큼 날렵한 수비수도 아니며 득점 위력도 상대 주전 센터 가솔에게 우위를 보여주기엔 현재 부족한 편이다.

다만 6어시스트를 기록한 2차전처럼 코트 위에서 가장 큰 선수로서 팀의 움직임을 조망하며 적재적소의 패스를 건넬 소질을 십분 발휘하면 큰 의미를 보여줄 수 있다. 컷인과 컬 등 볼 없이 이동하는 움직임을 강조하는 골든스테이트의 농구에 딱 맞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3쿼터 늪에 빠졌던 토론토

골든스테이트가 컨퍼런스 파이널 동안 17점차 또는 18점차까지 뒤졌던 경기들을 극복해내며 결국 4연승 스윕으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따돌렸던 데에는 3쿼터의 힘이 컸다. 그리고 NBA 파이널의 토론토도 그 마의 3쿼터에 홀리고 말았다.

컨퍼런스 파이널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경기 당 9.5점차의 마진을 냈었다. 그런데 전반전 동안에는 평균 -5.8점차로 밀리고 있던 팀이다. 이를 후반전 동안 경기 당 14.8점차의 우위를 통해 뒤집어냈다.

이번 NBA 파이널 2차전에서는 3쿼터 동안 골든스테이트가 13점차의 이득을 봤다. 골든스테이트가 34득점을 올리는 동안 토론토는 21득점에 그쳤다. 특히 3쿼터 6분20초 남았을 때 밴블릿의 3점슛이 터지기 전까지 토론토는 전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 5.5분가량의 시간 동안 토론토는 단 하나의 자유투도 못 얻어내는 한편 8개의 야투 모두 실패했다. 여기에 그 짧은 시간 동안 5턴오버가 쌓였다. 야투는 3점슛 3회 포함 모두 골밑에서가 아닌 훅이나 점프슛의 과정을 거쳤다.

현재까지 레너드가 골든스테이트 수비 앞에서 큰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토론토에게 꽤 불안한 신호다. ⓒAFPBBNews = News1
한편 1차전 동안 레너드에게 협력 수비를 기했다가 다른 토론토 선수들에게 오픈 기회들을 종종 내줬던 골든스테이트는 적응을 마쳤는지 2차전 동안 레너드에게 성공적인 수비를 이뤘다.

물론 1차전 가장 가까운 수비수와 4피트(약 1.2m) 이상 떨어진 오픈 3점슛 27회 중 10개(37.0%)를 성공시켰던 데에 비해 2차전의 토론토는 같은 조건에서 31회 중 9개(29.0%)만 성공시키는 등 오픈 3점슛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1차전 5어시스트 2턴오버였던 레너드는 2차전 3어시스트 5턴오버를 통해 자신에게 몰린 수비에 대해 딱히 좋은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다. 5턴오버 모두 상대 수비의 압박으로 인해 나온 것들이다.

그리고 레너드의 무시무시했던 점프슛 감각이 NBA 파이널에 들어와 꽤 가라앉았다. 레너드는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18경기 동안 바스켓으로부터 10피트(약 3m) 이상 떨어진 2점 점프슛 130회 중 64개(49.2%)를 성공시켰다. 그 중 드리블 치다 던진 풀업(Pull-up) 점프슛은 126회 중 63회(50.0%) 성공의 놀라운 성과였다.

하지만 NBA 파이널 동안 레너드가 던진 10피트 밖 2점 풀업 점프슛 8회 중 림에 꽂혀 들어간 것은 단 1개(12.5%)였다. 오히려 풀업 3점슛은 8화 중 4개(50.0%) 성공을 기록 중이지만 패스 받아 던진 3점슛 7회 중에서는 1개(14.3%)만 성공시키는 이상 증상도 나오고 있다.

토론토에게 NBA 파이널 압박이 크게 다가올 시간이 앞으로 골든스테이트 홈에서 갖게 되는 원정 3,4차전이다. 상대방 주요 선수들의 결장이 혜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자신들 스스로 무너진다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이에 레너드가 얼마나 이궈달라를 중심으로 한 골든스테이트의 수비망을 뚫어낼 수 있을지가 중요해졌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1차전의 수비 붕괴에서 벗어나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여기에 탐슨의 복귀 여부가 앞으로의 시리즈 일정에 큰 변수가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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