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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번에도 뽑혔다. 만약 손흥민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뛴다면 그 경기 후 5일만에 또 A매치에 나서야한다.

물론 팀의 핵심이며 주장이다. 손흥민을 보기 위해 관중들은 티켓을 구매할 것이다. 하지만 9월이면 월드컵 예선이 시작되고 그러면 ‘월드컵 예선이라 중요하다’고 또 부를 수밖에 없다.

손흥민에겐 휴식이 절실하다. 아껴서 잘 쓸줄 알아야 더 길게 쓸 수 있다. 30대초반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의 사례를 두고도 또 같은 일을 반복하진 않을까 걱정된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명의 대표팀 명단을 공개했다.

이정협(부산), 손준호(전북), 김태환(울산) 등 새얼굴이 뽑힌 것에 외에 역시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손흥민의 발탁이었다.

손흥민이 발탁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오는 6월 2일(한국시각)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설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그렇게 된다면 오는 6월 7일 부산에서 열리는 호주전에 5일만에 또 나서야할 수 있기에 놀랍다.

올시즌 손흥민은 너무 많은 경기, 너무 많은 이동을 했다. 지난해 이맘때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했고 6월 월드컵에 나섰다. 8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나섰고 이후 영국에서 EPL, 리그컵, FA컵을 전유럽을 다니며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섰다. 9월과 10월 한국을 오가며 A매치를 한 것은 덤이었다. 1월에는 아시안컵을 위해 아랍에미리트에서 경기를 했다. 이후 또 EPL과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했고 3월 A매치를 위해 한국을 오갔다.

전세계적으로도 1년간 이정도로 많은 경기와 많은 이동을 한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황희찬, 이승우, 조현우 등도 손흥민처럼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아시안컵을 병행했지만 황희찬과 이승우는 소속팀 주전경쟁과 부상 등으로 리그 경기에 많이 나오지 못했고 조현우의 경우 K리그 휴식기에 쉴 수 있었고 체력부담이 덜한 골키퍼였다. 하지만 손흥민은 쉴틈이 없었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9월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시작한다. 이제 월드컵의 대장정에 오르기에 매경기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물론 상대는 약할 수 있지만 패배하면 안되기에 파울루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핵심선수인 손흥민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손흥민은 매 A매치기간마다 소집될 수밖에 없다. 휴식을 부여받긴 힘들다. 이번 6월이 휴식을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을지 모른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26일 구자철은 서울 광화문에서 축구인 가족들을 대상으로 생애 첫 강연을 했다. 당시 한 축구팬은 구자철에게 ‘왜 이렇게 빨리 대표팀 은퇴를 해야했나. 선수로 한창 뛸 30대초반의 나이에 은퇴하는 것은 아깝다’고 했다.

이에 구자철은 “슬픈 결정이었다”며 입을 뗀 후 “아시아 전역,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A매치를 하는데 리그 경기를 뛰고 한국에 오면 이틀 정도 잠을 잘 못 잔다. 시차에 적응하기도 전에 경기를 하고 또 돌아가서 시차도 적응 안됐는데 리그 경기를 해야한다. 어릴 때는 가능했지만 이제는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 저는 소속팀보다 대표팀에서 부상당한 일수가 더 많다. 선수에게 대표팀 은퇴는 쉽지 않다. 오랜 고민을 했고 슬픈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한 “대표팀에서 잘 못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생각할 시간이 많다. 그때 비난이 많던 부상이 있던 그걸 잊고 또 소속팀에서 잘해야 제 자리가 보전된다. 늘 제가 떠나면 포지션 경쟁이 일어난다. 그걸 이겨내지 못하면 주전에 밀리고 또 주전에 밀렸다고 비난이 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구자철 본인도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싶지 않았던 마음과 그와 반대로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매번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치르는 A매치의 피로감은 상상 이상이다.

압박감도 크고 몸에 무리도 많다. 구자철은 어쩔 수 없이 대표팀 은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구자철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것은 만 30세가 되기도 전이었다.

이미 박지성, 이영표, 기성용, 구자철 등의 사례를 통해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매번 A매치를 나서는 선수들의 30대 초반 이른 대표팀 은퇴를 겪었다.

그러다보니 ‘박지성이 있었더라면’하고 느끼는 순간에 박지성이 없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20대의 박지성을 매경기 ‘필요하다’고 당겨쓰다보니 30대의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뛸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제 곧 2022 월드컵 예선이 시작하는데 어느 순간 되면 ‘기성용, 구자철이 있었다면’하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평가전에서는 여러선수를 '평가'해보고 평가전을 통해 확정한 베스트 멤버로 월드컵을 준비해야한다.

손흥민도 같은 사례가 되어서는 안된다. 매 A매치는 중요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한경기쯤이야'가 쌓인다. 과감하게 포기하고 놓을 줄도 알아야한다. 20대의 손흥민을 당겨쓰면 30대의 손흥민이 태극마크를 달 날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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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5/28 06:02:56   수정시간 : 2019/05/28 13: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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