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왼쪽)와 김상규. KBL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일 KBL 역사가 세워졌다. 창원 LG 소속이었던 김종규가 원주 DB로 FA로 이적하며 무려 12억 7900만원의 연봉을 받게 된 것. 사상 첫 샐러리캡(25억원) 대비 50%를 넘은 단일선수의 등장이었다.

같은날 가려졌지만 울산 현대모비스가 인천 전자랜드 식스맨이었던 김상규에게 4억 2000만원을 안긴 것 역시 놀라웠다.

두 선수가 받은 금액이 그동안 보여준 모습 대비 워낙 컸기에 KBL FA시장에 거품이 꼈다는 시선과 함께 묘수를 둔 것이라는 시선으로 엇갈린다.

▶커리어 내내 평균 11득점-6리바, 역대 최고 연봉에 걸맞나

김종규는 국가대표에 아직 만 28세라는 점, 스타성을 지닌 선수라는 점에서 역대 최고 연봉의 자격을 갖췄다.

하지만 올시즌 경기당 평균득점 11.8점, 7.4개의 평균리바운드, 1.6개의 어시스트, 0.7개의 스틸, 1.3개의 블록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프로 6년 커리어를 통틀어도 평균득점 11.5점, 6.4리바운드, 1블록이었다는 점에서 정말 역대 최고 연봉자에 어울리는 활약이었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총 24번의 시즌 가운데 9시즌이나 ‘연봉킹’을 차지했던 서장훈의 경우 16시즌동안 경기당 평균 19.2득점, 7.6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당시 누구도 연봉킹임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물론 김종규가 LG시절 제한된 역할에 머물러 DB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맞는다면 기록과 실력의 향상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기에 ‘연봉킹’ 자리에 인정하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분명 현행 샐러리캡 제도 안에서 한 선수가 샐러리캡 50% 이상의 연봉을 챙기면 나머지 선수들의 박탈감과 연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무리하다는 시선도 생각해봐야한다.

▶식스맨이 4억, MVP가 1억?

김상규의 경우 더욱 놀랍다. 지난해 식스맨으로 활약하며 평균 16분8초를 뛰며 3.8점 2.5리바운드를 한 것이 전부였다. 어시스트, 블록 등 다른 수치가 경기당 1개를 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4억 3000만원을 받는 선수가 됐고 이는 베테랑 양동근의 보수총액 4억원보다 많고 MVP였던 이대성이 지난시즌 받은 1억원보다 한참 많다.

물론 구단들이 이렇게 과감한 금액을 지른 것은 그만큼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점과 구단 전력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모두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 선수를 통해 우승에 근접하려는 ‘묘수’에 대한 희망도 있다.

하지만 활약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받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샐러리캡이라는 제한이 있는 KBL의 한계에서 결국 선수들간에 물고 물리는 상황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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