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FC 제공
[스포츠한국 제주=이재호 기자] ‘용두사미’임을 말할 수밖에 없다. 호기좋게 시작했던 2016년 11월에 비해 2년 6개월이나 끌며 다소 루즈해진 대회, 그리고 정말 멋진 경기를 기대했던 최종전에서 허무함이 컸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런 사이즈의 대회를 개최하고 마무리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기대감도 남긴다.

권아솔은 18일 오후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로드FC 053 라이트급 백만불 토너먼트 최종전 만수르 바르나위의 경기에서 1라운드 3분 44초 리어네이키드 초크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 내내 만수르는 권아솔을 압도했고 그라운드 싸움에서 시종일관 우위를 점하다 리어네이키드 초크 승을 거뒀다.

긴 여정의 끝은 허무했다. 큰 기대를 갖고 맞이한 백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이었지만 이토록 권아솔이 압도당하며 질 것이라고 예상하긴 힘들었다. 그래도 권아솔이 지더라도 무언가는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쉬움이 컸다.

백만불 토너먼트는 분명 한국 격투기사에 남을 큰 대회였다. 최종전 상금이 100만불(약 12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걸고 전세계 파이터들에게 참가를 독려했다. 상금을 보고 2016년 11월 1차 중국 지역 예선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예선, 인터내셔널 예선, 러시아, 일본 예선 등을 거쳐 16강, 8강, 4강, 도전자 결승까지 열렸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2년 6개월이나 걸리며 대회의 긴박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연속성은 어느 대회나 토너먼트에 꼭 필요하지만 2년 반이나 걸린 대회는 아쉬움이 컸다. 그러다보니 초반 기대에 비해 팬들에게 기대감이 점차 사라졌고 관심도 떨어졌다.

로드FC의 중국 대회 일정 등과 맞물려 백만불 토너먼트가 미뤄지며 아쉬움이 더해졌고 일각에서는 예전 격투기 대회처럼 하루에 16,8강 정도는 한번에 진행했어야하는거 아니냐는 의견도 나올 정도로 속도감이 부족했다.

또한 권아솔이 아무리 챔피언이라할지라도 최종단계에 넣음으로서 도리어 대회의 격을 떨어뜨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권아솔이 시드배정을 받아 8강부터라도 들어가 실력으로 최종전까지 왔다면 모두의 인정을 받고 더 큰 대회의 관심을 유도할 수도 있었다. 물론 그랬다면 권아솔이 최종전까지 못 올라왔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권아솔은 '끝판왕'이 될 자격이 없는 선수일 것이다.

중국 일정 등으로 인해 지나치게 스케줄이 밀리고 권아솔에 대한 지나친 시드배치, 한국 선수들이 8강을 하기도 전에 모두 탈락했다는 점이 백만불 토너먼트에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게다가 최종전까지 다소 맥이 풀린 점은 안타까웠다.

반면 로드FC는 이번 백만불 토너먼트를 긴 시간 진행하며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했다는 의견이다. 내부에서도 이런 대회의 경우 어떤 진행으로 대회를 끌어가면 좋을지에 대한 성찰은 물론 직원들의 노하우 증진, 그리고 백만불이라는 엄청난 상금으로 인해 분명 해외에서도 로드FC에 대한 인지도 재고도 이뤄졌다.

원래 로드FC는 백만불 토너먼트를 라이트급이 아닌 다른 체급에도 적용할 예정이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비슷한 류의 대회라도 로드FC가 기대감을 가질 운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