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화 선수.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소공동=김성태 기자]'빙속 여제 이상화(30)가 울먹이며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17년 전,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되어 세웠던 세 가지의 목표를 다 이룬 이상화는 이제 경쟁을 털어내고 소소한 행복을 찾고자 한다.

이상화는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공식 은퇴식을 열고 길었던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상화는 말 그대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여자 스피드스케이트 선수였다.

지난 2005년 휘경여중 시절에 태극마크를 단 이상화는 20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킹 500m에서 깜짝 금메달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재차 500m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4년 뒤에 열린 평창에서는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에 밀리며 은메달에 그쳤지만, 여제 이상화의 마지막 올림픽은 모든 이들에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날 검은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이상화는 "이제 스케이트 선수로 마지막 인사를 드리게 됐다.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가 된 후, 저는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 세계신기록까지 모두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분에 넘치는 국민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목표를 다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도전을 이어갔지만 저의 의지와는 다르게 무릎이 문제였다. 마음과 다르게 몸이 따라오지 못했고, 지금의 몸 상태로는 최고의 기량을 보여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국민 여러분들이 더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주시는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었다"고 이야기 했다.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화 선수.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이상화는 은퇴 소감을 밝히면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당당했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이상화는 자신감이 넘쳤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랬다. 그는 "항상 빙상 여제라 불러주시던 최고의 모습만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비록 스케이트 선수는 마감하지만, 국민 여러분께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화는 "이 순간이 지나고 내일 당장 무엇을 해야 하나, 걱정도 되지만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주신 사랑을 평생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새기고 살겠다. 그동안 감사드린다"고 마무리 지었다.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화 선수.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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