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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세월이 지났지만, 야구 팬들 사이에 한국인 메이저리거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45)다.

빅리그 통산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을 찍었고, 1993이닝을 던지며 1715탈삼진을 기록했다. 역대 아시아 출신 빅리거 중에서 다승과 이닝 부문 '톱'이 박찬호다.

박찬호의 활약 때문일까. 파란 유니폼과 다저스라는 문구를 보면 한국 팬들은 묘하게 친근감을 느낀다. 시간이 흘러 박찬호라는 이름이 서서히 잊힐 즈음, 다저스는 2013년 새로운 한국인 투수를 영입하며 다시 한번 '국민 구단'임을 입증했다. 바로 류현진(32)이다.

류현진은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에 9이닝 동안 4피안타 6탈삼진 무사4구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9-0 완승을 이끌었다. 류현진 개인으로는 빅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 2013년 5월 LA에인절스전 이후 6년 만, 정확히 2710일 만에 따낸 완봉승이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날카로운 제구를 앞세워 단 93구로 9이닝을 책임졌다. 점점 완봉이 사라지는 추세다보니 류현진의 활약을 지켜본 미국 현지에서는 100구 이내 완봉승 기록이 많은 명투수 '그렉 매덕스'와 류현진을 비견하기도 했다. 그리고 빠지지 않고 언급이 되는 인물이 바로 박찬호다.

류현진 본인은 박찬호와의 비교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최고의 롤모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도 그의 발자국을 따라서 걷고 있다. 동시에 가장 뛰어넘고 싶은 인물이기도 하다. 그렇게 류현진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류현진과 박찬호. ⓒAFPBBNews = News1
'전설' 박찬호의 존재감, 그래도 따라갈 수 있는 선수는 류현진 뿐

지난 2006년부터 7년간 KBO리그 한화에서 `소년 가장' 노릇을 하고 2013년 미국으로 건너간 류현진과 달리 박찬호는 1994년 한양대 재학 시절에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빅리그 생활을 17년이나 했다.

통산 기록에서 류현진이 박찬호를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박찬호의 여러 기록을 하나하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역대 한국인 빅리거 투수의 완봉승은 모두 여섯 번이다. 주인공은 세 명이다. 박찬호, 김선우, 그리고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지난 2013년 5월 에인절스전과 지난 8일 애틀랜타전에 완봉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김선우가 2005년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만나 완봉승을 챙겼다.

남은 세 번의 완봉승을 따낸 주인공이 바로 박찬호다. 지난 2000년 9월,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는 샌디에이고를 만나 9이닝 2피안타 13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한국 최초로 메이저리그 완봉승을 거뒀다. 이어 2001년 7월 밀워키전에서 두 번째 완봉승을 따냈다.

세 번째 완봉승은 9이닝이 아니었다. 2006년 6월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치른 피츠버그전에서 6이닝 8피안타 2볼넷 무실점 피칭 도중에 강우콜드게임 행운을 잡았다.

운이 따른 6이닝 완봉승을 제외하면 두 번의 9이닝 완봉승을 갖고 있는 박찬호의 커리어를 유일하게 따라잡은 것이 바로 류현진이다.

지난 2001년 다저스 시절의 박찬호가 갖고 있던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개막전 승리'라는 타이틀도 지난 3월 29일 팀 에이스 커쇼 대신 개막전 선발로 나와 호투를 펼치며 박찬호가 올랐던 산을 류현진도 당당하게 정복했다.

멈추지 않는다. 류현진은 박찬호가 2000년에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승인 18승에도 도전한다. 종전 류현진의 단일 시즌 최다승은 2013년과 2014년에 기록한 14승이다.

올해는 7경기에서 4승을 챙겼다. 현재 다저스 전력을 감안, 지금 정도의 몸 상태와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한다면 대략 28경기에 출전할 수 잇다. 산술적으로 19승이 나온다. 그가 시즌 전에 당차게 외친 '20승'이라는 목표가 결코 터무니 없는 수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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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재수 택한 600억 류현진의 선택, 올해 성적에 따라 1000억 박찬호 넘을 수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몸값이다. 류현진이 박찬호를 넘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영역이다.

박찬호는 빅리그 생활을 하며 많은 돈을 벌었다. 1994년 다저스와 120만 달러 계약을 시작으로 2002년 FA를 통해 5년 6500만 달러(약 762억)라는 상상하기 힘든 큰 금액을 받고 텍사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박찬호 본인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먹튀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박찬호는 재기에 성공했고 샌디에이고,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를 거치며 2010년까지 빅리그 생활 17년간 총 8545만 6945달러(약 1002억)를 벌었다.

류현진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총 3600만 달러(약 422억) 규모의 계약을 맺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재밌는 것은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 자격을 통해 대박을 노릴 수 있었지만 다저스가 제안한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 FA 재수를 택했다는 점이다.

2015년은 어깨 수술로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16년도 1경기 출전에 그쳤다. 내구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 시키고자 류현진은 다저스와 1790만 달러(약 202억)의 조건으로 1년 재계약을 단행, FA를 한 시즌 뒤로 미루는 강수를 뒀다. 현재 두 번의 계약으로 류현진이 벌어들인 금액은 총 5390만 달러(약 630억)이다.

그리고 올 시즌, 걱정과 달리 류현진은 2경기 연속 8이닝 소화에 6년 만의 완봉승까지 따내며 데뷔 시즌에 버금가는 강렬함을 보여주고 있다. 좋은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 완벽한 FA 자격으로 시장에 나온다면 박찬호가 벌어들인 빅리그 1000억 마지노선을 충분히 넘는 대박 계약도 가능하다.

빅리그에서 시작해 한화에서 마무리 한 박찬호다. 그리고 한화에서 시작, 빅리그에서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이는 류현진이다. 유사한 점이 많지만, 류현진은 박찬호와 전혀 다른 자신만의 길을 새롭게 만들고 그 길을 걷고 있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류현진이 올해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끌어올린다면 박찬호를 능가하는 역대 한국인 빅리거 투수 중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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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5/12 05: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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