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패 후 3연승, 동부 컨퍼런스 1번 시드 밀워키 벅스가 제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리고 여기엔 에이스 야니스 아데토쿤보(25)의 활약 여부가 크게 작용했다.

밀워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플레이오프 2라운드 4차전에서 4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에게 113-101로 승리해 3승1패로 앞서 나갔다. 반대로 보스턴은 1차전 승리로 놀라움을 줬지만 오히려 3차전부터의 홈경기 두 번을 모두 지고 말았다.

이 4차전에서 아데토쿤보는 파울 트러블로 34분 출전에 제한됐지만 39득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라는 괴물 기록을 작성했다. 야투율 68.2%와 자유투 7구 성공이 주요했다. 총 10회 자유투 시도 중 4회가 야투 성공 후 추가 자유투였다.

1차전에서 33.3% 야투율의 22득점에 그쳤던 아데토쿤보는 팀의 패배와 큰 연관이 있는 부진을 보여줬었다. 하지만 그 뒤로 점차 보스턴의 수비에 대한 해법을 찾아내며 득점 효율성과 양을 늘려가고 있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더 영리하게 득점하는 법을 보여주는 아데토쿤보 앞에서 보스턴은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 덕분에 다시 홈으로 돌아가는 밀워키는 3승1패의 매우 유리한 고지에 섰다. 지난 시즌까지 NBA 플레이오프 7전4선승제 역사에서 3승1패에 도달한 244팀 중 95.5% 비중의 233팀이 시리즈를 승리했다.

반면 보스턴은 아데토쿤보의 수비에 공을 들였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그리고 밀워키는 아데토쿤보 한 명 수비에 집중하기엔 다른 위협적인 선수들이 또 존재하고 있다. 게다가 보스턴의 스타들이 기대했던 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데토쿤보는 어떤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밀워키에서는 또 누가 지원군으로 나서고 있을까.

▶호포드 수비를 극복해낸 아데토쿤보

2차전까지 아데토쿤보는 보스턴 센터 알 호포드 상대로 고전을 치르는 모습을 명확히 보여줬다. 보스턴 선수들 중 호포드가 가장 많이 아데토쿤보의 수비에 나선 가운데 1차전 아데토쿤보는 호포드 앞에서 27.3% 야투율을, 2차전에서는 42.9% 야투율을 기록했다.

반면 3차전에서는 호포드 앞에서 66.7% 야투율을, 4차전에서는 71.4% 야투율을 기록했다. 이렇게 호포드를 극복하면서 아데토쿤보의 경기 전체 야투율은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졌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33.3%, 46.7%, 61.5%, 68.2%로 변화했다.

아데토쿤보의 활동은 드리블 돌파를 통한 골밑 득점이 주를 이룬다. 이런 측면에서 보스턴은 센터 호포드 등 장신 선수들을 아데토쿤보에게 가까이 붙여 최대한 바스켓 근처 슈팅을 저지하는 데에 초점을 뒀다.

여기에 대해 1차전의 아데토쿤보는 곧이곧대로 부딪히는 경향이 있었다. 따돌리기 보다는 골밑에서 호포드와 접촉을 가진 상태에서 슈팅을 시도했는데 곧잘 실패하고 말았다. 더욱이 보스턴 선수들이 협력 수비를 통해 장벽을 칠 때에도 아데토쿤보는 그대로 부딪히며 공격권을 허비했다.

이와 달리 3차전부터는 외곽에서부터 자신의 주 담당 수비수를 따돌리는 데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2대2 플레이 등 수비 스위치를 유도한 다음 단신 선수들을 상대로 포스트업 공격을 시도하는 경향도 높였다.

이를 통해 아데토쿤보의 페인트 구역 득점은 경기를 치를수록 크게 증가했다. 1차전부터 8득점, 10득점, 16득점, 26득점 순으로 늘었다.

그리고 골밑에서 접촉이 있을 때 자유투를 얻어내는 요령도 늘었다. 2라운드 4경기 모두 자유투 시도 10회 이상씩 얻어냈으며 2차전에는 18회, 3차전엔 22회까지 달했다.

▶벤치 가드 힐의 활약

전 시즌 보스턴이 2번 시드로서 7번 시드 밀워키를 상대했을 때 주전 포인트 가드 카이리 어빙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던 선수가 테리 로지어였다. 당시 로지어는 41.5% 야투율로 팀에서 3번째인 평균 17.6득점을 올렸고 6.7어시스트도 보탰다.

하지만 벤치 가드로서 나서고 있는 현재 로지어의 기록은 매우 좋지 못하다. 26.9% 야투율과 14.3%의 3점슛 성공률을 통해 평균 5.5득점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부상으로 인해 빠졌다가 4차전에 플레이오프 첫 출전을 기한 마커스 스마트도 14.3% 야투율에 그쳤다.

이런 보스턴의 벤치 가드진과 달리 밀워키에서는 11년차 베테랑 조지 힐이 훨훨 날고 있다. 시리즈 동안 야투율 59.5%에 평균 13.8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4경기 모두 야투율이 50%를 넘겼다.

이제 10번째 플레이오프를 맞이하는 힐은 여러 팀 소속으로서 풍부한 플레이오프 경험을 쌓아 놓고 있었다. ⓒAFPBBNews = News1
특히 3차전에서는 75.0% 야투율을 통해 팀 내 2번째로 높은 21득점을 올리는 공을 세웠다. 3점슛 2개 성공도 좋았지만 페인트 구역에서 성공시킨 7개의 야투 성공이 보스턴에게 제대로 타격을 줬다.

4차전에서도 아데토쿤보가 3쿼터에 4반칙 파울 트러블로 일찍 코트를 떠나 있는 동안 힐이 활력소 역할을 해줬다. 경기 전체 힐의 15득점 중 9득점이 3쿼터에 나왔다. 덕분에 밀워키는 아데토쿤보 없이도 2점차로 뒤지며 시작했던 3쿼터를 8점차로 앞서며 마칠 수 있었다.

주전 포인트 가드 에릭 블레드소도 4차전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를 통해 50.0% 야투율로 13득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1차전부터 번갈아 기복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힐의 활약은 밀워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쉬운 보스턴 스타들의 기여도

1라운드에서 5번 시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상대했을 때의 보스턴은 100득점까지 못 올려도 승리를 거둘 수 있었지만 2라운드의 밀워키를 상대로는 100득점을 넘겨도 벅차다. 1차전에 바닥을 찍었던 밀워키의 공격력이 2차전부터 제 모습을 찾았기 때문이다.

반면 보스턴은 원정에서의 1차전 때만큼의 득점력을 다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했듯 벤치 지원이 약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스타 선수들이 불붙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 크다.

단독 에이스로서의 플레이오프는 처음인 셈인 어빙은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썩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2라운드 시리즈 동안 야투율 39.9%에 평균 22.1득점을 기록 중인 어빙은 1차전 57.1% 야투율 26득점을 기록한 뒤로 침체에 빠졌다. 뒤의 3경기 동안 평균 20.3득점을 올리고 있지만 야투율이 30.6%에 그치고 있다. 3점슛 성공률도 20.0%지만 골밑과 미드레인지 등 코트의 전 구역에서 슈팅 부진을 보이고 있다.

정규 시즌 동안 45.0% 야투율로 팀 내 2번째인 평균 15.7득점을 올렸던 제이슨 테이텀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 동안 37.8% 야투율 11.5득점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2라운드 동안 총 13회의 3점슛을 던졌지만 단 1개(7.7%)만 성공시켰다. 11개 연속 실패했다가 4차전에서야 처음 꽂았다.

고든 헤이워드도 어빙처럼 1차전에 62.5% 야투율로 13득점을 올렸다가 그 뒤로 푹 가라앉았다. 뒤의 3경기 동안 22.2% 야투율에 평균 5.7득점인데 3차전의 25.0% 야투율 10득점이 최고였을 정도다.

재능의 깊이 측면에서 기대를 받았던 보스턴이지만 현재의 모습으로는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크게 모자라다. 물론 리그 1위로서 시즌을 마감한 밀워키의 공격력과 수비력이 그만큼 보스턴에게 큰 벽이 되고 있지만 침체의 정도가 너무 큰 것이 사실이다.

보스턴에게는 이제 앞으로의 경기 하나 하나가 모두 지면 끝이다. 다시 시즌 때처럼 펄펄 날고 있는 아데토쿤보를 어떻게 상대할지, 부진했던 스타들이 되살아날지 여부에 따라 보스턴의 시즌 수명이 정해질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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