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에서 한 번 우승도 힘든 마당에 3연속 우승은 정말 힘들다. 70년이 넘는 역사에서 3연속 이상 우승은 단 다섯 번이었다.

그 어려운 3연속 우승 대열에 6번째로 합류하고자 하는 팀이 올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다. 2014~15시즌 구단 4번째 우승을 맞이했다가 2015~16시즌에 NBA 파이널 7차전 끝에 놓친 후 다시 2016~17시즌 및 2017~18시즌 챔피언이 됐다.

오는 14일(이하 한국시각)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의 개막일부터 경기를 치르는 골든스테이트는 57승25패(승률 69.5%)를 통해 리그 3위이자 서부 컨퍼런스 1위로서 정규 시즌을 마감했다. 이는 2014~15시즌 이후 기간 동안 유일하게 7할 승률 밑으로 마감한 성적이다.

또한 2014~15시즌부터 3연속 리그 1위로서 마감하다가 지난 시즌 2위로 마감했고 이제는 또 가장 낮은 3위로서 마감했다. 정규 시즌 기준으로 이제 이들의 강력함은 그렇게까지 엄청나지는 않게 됐다.

다른 동료들이 정규 시즌처럼 기대 이하의 굴곡을 보여준다면 스테픈 커리-케빈 듀란트 슈퍼스타 듀오의 견인력이 더욱 필요한 포스트시즌이 될 것이다. ⓒAFPBBNews = News1
그렇다면 3연속 우승의 가능성도 떨어진 것은 아닐까. 동부 컨퍼런스의 두 팀에게 NBA 파이널 홈코트 우위를 뺏기는 조건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

이에 몇 가지 사항을 돌아보면서 골든스테이트가 3연속 우승을 위해 풀어야할 과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커즌스는 결국 플러스일까 마이너스일까

2018년 여름 골든스테이트와 드마커스 커즌스(29) 사이의 계약은 리그에 큰 충격파를 전했다. 아킬레스 부상으로 긴 공백기를 예고하긴 했지만 6시즌 연속 올스타 경력의 센터가 전 시즌에 받던 샐러리의 3분의1도 안 되는 규모의 계약으로 강력한 우승후보 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실제 커즌스의 복귀는 거의 1년 가까운 공백 끝에 나왔다. 이후 커리어 중 가장 적은 평균 25.7분 출전을 기록하며 16.3득점 8.2리바운드 3.6어시스트 1.3스틸 1.5블록이라는 한창 때에 비교해 줄어든 숫자를 보여줬다.

다행이라면 커즌스의 움직임 자체는 아킬레스 부상의 여파에 크게 구속되진 않아 보인다. 한창 때의 그 역동적 움직임보다는 덜하지만 골든스테이트에서 커즌스가 볼을 갖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도 없다.

다만 부상 전에도 수비에서 강점을 보인 선수가 아니었던 커즌스는 중요한 무대에서 수비 약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픽앤롤 등 빅맨에게 기동성을 요하는 국면들에서 상대방은 커즌스를 약점으로 삼을 수 있다.

여기에 줄어든 출전시간에도 평균 3.6파울을 기록 중인 커즌스는 36분 당 5.1파울이라는 신인시즌(5.2파울) 이후 가장 많은 페이스의 파울을 범하고 있다. 이런 사소한 점에서 문제가 시작될 여지도 있다.

그래도 골든스테이트는 중간에 삐걱거리긴 했어도 커즌스가 참여한 30경기 중 23승7패((승률 76.7%)를 거뒀다. 특히 휴스턴 로켓츠에게 시즌 맞대결 3연패를 기록하다가 커즌스가 강력한 포스트 존재감을 보여주며 승리한 경기는 꽤 흥미로운 양상을 예고했다.

패스와 시야가 좋은 커즌스는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골든스테이트에게 큰 힘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저해할 수 있는 명확한 구석들도 갖고 있다. ⓒAFPBBNews = News1
▶콘택트렌즈를 낀 커리, 더 강력해질까

이달 초 스테픈 커리(31)는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안구 질환을 수정코자 최근 콘택트렌즈를 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각막 이상으로 인해 시야가 왜곡되는 일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커리의 슈팅 정확도는 올시즌 나빠진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야투율 47.2%도, 3점슛 성공률 43.7%도, 커리어 야투율 47.7% 및 3점슛 성공률 43.6%에 비해 나쁠 것이 없다.

그리고 렌즈를 끼고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4월의 5경기 동안 44.2% 3점슛 성공률이란 좋은 기록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5일 LA 레이커스전에서 9회 시도 중 1개(11.1%) 성공, 8일 LA 클리퍼스전에서 10회 시도 중 3개(30.0%) 성공을 기록하는 부진들도 있었다. 즉 손끝 감각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래도 커리가 본인 말대로 더 뚜렷해진 시야를 갖고 경기에 나타나게 됐다는 것은 상대 팀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기복의 시즌을 보낸 탐슨

올시즌 클레이 탐슨(29)의 46.7% 야투율과 40.2% 3점슛 성공률은 낮지 않아 보인다. 경기 당 7.7회의 3점슛을 시도하면서 40%를 넘는 정확도를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정말 대단한 경지다.

하지만 올시즌 탐슨은 꽤 뚜렷한 기복을 보여줬다. 10월30일 시카고 불스전에서 NBA 신기록인 3점슛 14개를 성공시켰던 탐슨이지만 그 전의 시즌 첫 7경기 동안엔 총 36회 시도 중 5개(13.9%)만 성공시켰던 탐슨이기도 했다.

이런 탐슨의 원거리 정확도는 달을 거치며 꽤 요동쳤다. 그리고 최근 5경기 동안에는 32.3% 3점슛 성공률을 보이며 불안한 신호를 보여주기도 했다.

3점슛 11개 성공이라는 플레이오프 기록도 갖고 있는 탐슨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대단한 기록을 세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3점슛 성공률 30% 미만의 경기들을 올시즌의 27경기만큼 많이 가졌던 시즌도 없었다. 포스트시즌에 이런 침체기가 팀의 위기 동안 나온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그린은 이번에도 플레이오프에서 더 위력을 떨칠까

NBA닷컴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는 2013~14시즌부터 수비지표 3위(101.4)로 시작해 4시즌 연속 리그 10위 안, 리그 상위 3분의1 안에 들었다. 하지만 전 시즌과 올시즌에는 똑같이 11위로 마감하며 리그 상위 3분의1 경계선 바로 바깥으로 밀려났다.

이런 변화에는 2016~17시즌 올해의 수비수 드레이먼드 그린(29)의 수비 집중도가 전만 같지 못해서인 이유가 작용했다. 올시즌에는 커리어 중 가장 많은 16경기 결장도 겹쳤다.

반면 플레이오프 동안의 골든스테이트는 계속해서 강력한 모습을 유지했다. 전 시즌의 경우 16경기 동안 100포제션 당 101.8실점만 내주며 단연 가장 낮은 실점 양상을 보여줬다. 물론 여기엔 그린의 적극적인 참여도가 한몫했다.

올시즌 3점슛 성공률이 28.5%로 떨어지며 그린은 팀의 공격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종종 지적되지만 가장 시야가 좋은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맡는 그린은 수비에서 그 진가가 나온다. 그의 수비 집중도가 얼마나 될지가 올시즌 우승 여부에 큰 변수다.

올스타 5인방 조합이 엄청난 위력을 예고했던 만큼 시즌 성과를 내진 못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의 성과다. ⓒAFPBBNews = News1
▶듀란트는 계속해서 막기 힘든 득점원으로서 나타날까

아무리 어려운 지점으로 몰아넣어도 결국엔 점프슛을 꽂아 넣는 선수, 이런 선수만큼 수비하기 힘든 공격수가 없다. 골든스테이트에는 그런 득점원으로 커리도 있지만 케빈 듀란트(31)도 있다.

커리가 원거리 슈팅으로 그런 장면들을 만들어낸다면 듀란트는 중거리 지점에서 그런 장면들을 보여준다. 올시즌 3점슛 성공률 35.3%는 2년차 이후 가장 낮지만 미드레인지에서 무려 55.1% 성공률이란 엄청난 정확도를 보여줬다.

볼을 다루며 수비수를 딱히 제치지 않고 던지는 경우가 많아도 듀란트는 미드레인지에서 리그 평균(40.3%)을 훨씬 웃도는 정확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중요한 승부처에서 듀란트가 추격의 발판 또는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맡는다.

2시즌 연속 파이널 MVP 듀란트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 시즌의 그 정확한 중거리 정확도를 보여준다면 3연속 파이널 MVP가 어렵지만은 않은 목표가 될 것이다.

▶전설의 팀도 위기를 가졌던 3연속 우승

NBA 역사에서 3연속 이상 우승을 달성했던 팀들에는 1951~52시즌부터 3연속의 미네아폴리스 레이커스, 1958~59시즌부터 8연속의 보스턴 셀틱스, 1990~91시즌부터 3연속의 시카고 불스, 다시 1995~96시즌부터 3연속의 시카고, 1999~00시즌부터 3연속의 레이커스가 있다.

이 중 시카고가 이룬 두 번의 3연속 우승은 현재의 NBA 팬들에게 가장 크게 각인된 압도적인 우승 업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 두 번의 3연속 우승에는 모두 고비가 있었다.

1992~93시즌과 1997~98시즌의 시카고에는 홈코트 우위 없이 NBA 파이널을 승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선 두 시즌보다 떨어진 성과들을 내며 보다 불리한 조건을 가졌음에도 결국 중요한 승부처 무대에서 두 번 모두 상대방들을 4승2패로 돌려보냈다.

이런 양상을 올시즌 골든스테이트가 보여줄 필요가 있다. 리그의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 중 골든스테이트가 상대전적 열세를 가진 팀은 1승3패를 기록한 휴스턴, 1승2패의 샌안토니오 스퍼스, 0승2패의 토론토 랩터스, 이렇게 3팀이다.

이런 상대전적 열세 팀들 포함 고비들이 왔을 때 최근 4시즌 중 3회 우승을 거둔 경험이 나온다면 충분히 넘길 수 있다. 여기에는 앞서 선수별로 언급한 과제들을 무리 없이 수행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올시즌이 끝나면 골든스테이트는 1971~72시즌부터 연고도시로 자리 잡았던 오클랜드에서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옮긴다. 즉 현재의 오라클 아레나를 사용하는 마지막 시즌이다.

이런 감성적 상황에 더해 듀란트와 탐슨이 시즌이 끝나면 자유 계약 시장에 나갈 수 있는 현실적 상황까지 더해져 3연속 우승 여부에 대한 명운은 더욱 커진다. 그래도 2015~16시즌에 나왔던 치명적 시행착오 등을 피한다면 현재의 골든스테이트에게 어려운 목표만은 아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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