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컨퍼런스의 4강 구도는 결국 시즌 전 예상대로 나오게 됐다. 하지만 그 4강팀들 중 가장 아래에 있는 보스턴 셀틱스는 예상에 못 미치는 면이 제법 있다.

보스턴은 9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시즌 1경기를 남겨 놓고 48승33패(승률 59.3%)로 컨퍼런스 4위에 올라 있다. 동일하게 한 경기만 남은 5위 인디애나와 1경기차이기 때문에 동률이 될 수 있지만 마침 최근 6일에 있던 승리를 통해 시즌 맞대결 최종 3승1패의 타이브레이커 우위를 가지게 됐다.

때문에 결국 보스턴은 남은 일정 결과에 상관없이 4번 시드로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3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는 2.5경기차의 뒤집을 수 없는 간격에 있다.

르브론 제임스가 군림하던 시절 동부 컨퍼런스의 나머지 팀들은 제임스의 8시즌 연속 NBA 파이널 행을 막을 수 없었다. 반면 이제 제임스가 서부 컨퍼런스로 옮긴 상황에서는 어느 팀에게도 열린 자리가 됐다.

그리고 현재 동부 컨퍼런스의 1위부터 4위까지의 팀들은 저마다 굵직한 슈퍼스타를 보유하거나 성장을 이루면서 패권을 장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밀워키 벅스, 카와이 레너드의 토론토 렙터스, 조엘 엠비드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 카이리 어빙(27)의 보스턴이다.

전 시즌 올스타 출신 어빙과 고든 헤이워드 없이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를 꺾으며 보스턴이 보여줬던 위풍당당한 모습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하지만 여기에서 보스턴은 전 시즌과 같은 부상 불운이 없었음에도 예상보다 떨어진 성과를 낸 인상이다. 전 시즌 어빙은 팀의 68번째 경기부터 시즌아웃 됐다. 반면 무릎 부위 수술을 마치고 온 올시즌에는 14경기의 적지만은 않은 결장이 있었지만 별달리 큰 공백 기간을 가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전시즌 마감했던 55승27패(승률 67.1%)에 나머지 한 경기를 이기더라도 6승이 모자란 시즌을 보내게 됐다. 전시즌에 총 5분 출전이 전부였던 올스타 출신 고든 헤이워드(29)도 올시즌 72경기를 소화했음에도 나온 결과다.

이런 보스턴이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어빙과 헤이워드가 플레이오프 기간 내내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음에도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까지 갔던 전시즌만큼 보여줄 수 있을까.

▶1라운드 상대 예상 팀에 대한 우위

대체적으로 플레이오프 4번 시드 팀과 5번 시드 팀 사이에는 상위 시드와 하위 시드 사이의 우열 차이가 썩 없는 편이다. 홈코트 우위가 4번 시드에게 있지만 최근 역사는 오히려 4번 시드가 더 약했음을 보여준다.

현재까지 2010년대에 있던 총 9시즌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시리즈 18회 중 4번 시드가 승리한 시리즈는 6회밖에 되지 않는다. 즉 5번 시드가 훨씬 더 많이 2라운드에 진출했다. 심지어 서부 컨퍼런스에서는 2011~1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 5번 시드가 4번 시드에 승리했다.

다만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최근 3시즌 연속 4번 시드가 2라운드에 진출했다. 그렇다면 올시즌의 4번 시드 보스턴은 어떨까.

앞서 언급했듯 보스턴은 인디애나에게 3승1패의 시즌 상대 전적 우위가 있다. 보스턴의 유일한 1패는 11월의 가장 첫 대결에서 나왔다. 그것도 단 1점차 패배로 경기 종료 단 4초를 남기고 빅터 올라디포가 성공시켰던 3점슛으로 승부가 결정 났다.

하지만 그 클러치 상황의 영웅 올라디포가 현재 인디애나에 없다. 1월말 시즌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불과 36경기 만에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15경기로 표본의 크기는 작지만 올시즌 경기 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에서 올라디포는 1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평균 5.1득점을 기록했다.

올라디포가 빠진 뒤로 인디애나는 한때 6연승을 달리기도 했지만 결국 15승19패 전적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전적은 3승7패다. 즉 상대 전적을 떠나 에이스가 빠진 인디애나는 크게 기대를 갖기 어렵게 한다.

프리 에이전트를 앞두고 어빙은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제법 명운이 크게 달린 플레이오프 출전 각오를 다지게 됐다. ⓒAFPBBNews = News1
▶최대 고비의 2라운드

같은 동부 컨퍼런스 팀들 상대로 보스턴은 34승17패(승률 66.7%)를 거뒀다. 서부 컨퍼런스 상대로는 14승16패(승률 46.7%)로 동부 컨퍼런스 팀들 중 6번째에 그치는 전적이지만 같은 컨퍼런스 팀들 상대로는 3번째로 높은 꽤 좋은 전적을 거뒀다.

이런 보스턴은 같은 컨퍼런스 팀들 대부분에게 상대전적 우위를 갖고 있다. 열세를 가진 팀이라면 1승2패를 기록한 밀워키와 0승3패의 올랜도 매직이다.

그리고 만약 보스턴이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올라가게 된다면 1번 시드 밀워키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몇 안 되는 상대 전적 열세 팀을 2라운드에서 만나게 된다.

9일 현재 60승21패(승률 74.1%)의 밀워키는 일찌감치 5일 필라델피아전 승리를 통해 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또한 동부의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 상대로 상대전적 열세를 가진 적이 없다.

마침 보스턴과 밀워키는 전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났었다. 보스턴은 2번 시드로서, 밀워키는 7번 시드로서 맞붙었고 결과는 4승3패로 보스턴의 2라운드 진출이었다. 다만 양 팀 모두 홈에서만 승리를 거두면서 보스턴이 뚜렷한 우위를 보여주진 못했다.

밀워키는 올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보스턴을 만날 경우 설욕을 위한 동기부여가 충분할 것이다. 때문에 사전 준비에서 더욱 철저히 기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보스턴이 마냥 위축될 필요는 없다. 1승1패의 맞대결 전적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맞붙었던 2월 22일 경기에서는 마지막 1분 안에서 결정 난 1점차 승부였다.

일단 밀워키의 강점인 페인트 구역 득점을 두고 보스턴이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다. 올시즌 3회의 맞대결에서도 보스턴이 매번 밀렸다. 보스턴이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외곽 슈팅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

농구의 승패에 관여하는 4대 요소인 슈팅 정확도, 턴오버, 리바운드, 자유투 중 전체적으로 보스턴이 밀워키에게 우위를 점하는 부문은 턴오버 하나다. 100플레이 당 턴오버에서 보스턴이 8.2%라면 밀워키는 16.9%다.

처음 만났을 때 보스턴이 거둔 1승에서는 자유투를 제외한 나머지 3요소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반면 이후 2패에서는 슈팅 정확도와 리바운드에서 보스턴이 명확한 열세를 보였다.

최근 올랜도에게 패하긴 했지만 핵심 벤치 멤버 헤이워드가 계속해서 좋은 슈팅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를 갖게 만든다. ⓒAFPBBNews = News1
▶단정하기 어려운 올시즌 보스턴

보스턴은 올시즌 좋은 방향이든 안 좋은 방향이든 유난히 흐름을 잘 탔다. 연승과 연패가 교대로 일어나기 일쑤였다. 컨퍼런스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 될 때도 있었지만 순식간에 냉랭해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올시즌 보스턴은 팀 분위기 측면에서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올시즌이 끝나면 프리 에이전트가 될 수 있는 어빙을 중심으로 갖가지 소문들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이런 소리들을 잠재우는 것은 승리뿐이다.

최근 보스턴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1승이 절실했던 올랜도에게 패하기 전까지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잘 될 때는 정말 좋은 성과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의 오랜 부상 공백에서 회복세를 갖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던 헤이워드가 뜨거운 온도에 접어들었다. 시즌 야투율 46.6%에 평균 11.5득점의 헤이워드는 최근 7경기 동안 매번 50% 이상 야투율을 기록하면서 62.0% 야투율 16.9득점을 기록 중이다.

또한 공격수로서 부진한 경향이었던 3년차 제일런 브라운(23)도 최근 7경기 동안 54.2% 야투율에 평균 12.7득점을 올리면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벤치 가드 테리 로지어(25)가 최근 10경기 36.5% 야투율의 평균 7득점으로 여전히 침체에서 못 벗어나는 중이다.

전 시즌 플레이오프 동안 브라운은 46.6% 야투율에 평균 18득점으로, 로지어는 40.6% 야투율에 16.5득점으로 보스턴의 기대를 넘어선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이 두 명에게 그런 기대를 갖기에 망설여진다.

그래도 현재 보스턴의 핵심 3인조는 어빙-알 호포드(33)-제이슨 테이텀(21)이다. 이들의 최근 기록도 나쁘지 않다. 때문에 플레이오프 1라운드까지 큰 이변이 없다면 시리즈 통과가 무리는 아니다. 다만 2라운드부터는 팀 전체가 시즌 성과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지만 넘어설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