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게 너무나 큰 비용이 따른 1승과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이었다. 팀의 핵심 인원들 중 한 명인 유수프 너키치(25)를 올시즌 안에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홈 4연전의 끝에 있던 포틀랜드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각) 브루클린 넷츠를 2차 연장 끝에 148-144로 꺾으며 4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46승27패(승률 63.0%)의 서부 컨퍼런스 4위 포틀랜드는 나머지 일정 결과에 상관없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하필 마지막 2차 연장전에서 센터 너키치가 리바운드 과정에서 잘못 착지하며 다리 아래쪽을 크게 다치고 말았다. 정강이와 종아리뼈가 동시에 손상되는 큰 부상이다. 결국 적어도 너키치의 이번 시즌은 여기에서 종료됐다 볼 수 있다.

이는 커리어 최고의 50.8% 야투율 및 평균 15.6득점을 기록하던 5년차 너키치 개인에게도, 플레이오프에서 명예 회복을 기하고 있던 포틀랜드 팀에게도 너무나 안 좋은 시기의 부상이다. 이제 채 시즌 10경기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것도 정규 시간도 아닌 2차 연장까지 가서 당한 부상이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공수 양 진영에서 너키치의 기여도는 포틀랜드가 강팀으로서 올라서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AFPBBNews = News1
213cm 신장 및 124kg 체중의 커다란 덩치를 지닌 너키치는 정규 주전 센터로서 현재까지 팀의 73경기 중 1월말 1경기만 빠졌을 정도로 꾸준한 건강함을 보여줬었다. 팀 내 4번째의 평균 출전시간 27.4분을 기록해온 그의 빈자리를 포틀랜드는 타격 없이 메울 수 있을까.

또한 전성기의 나이로 향해 가는 중의 너키치는 이번의 큰 부상으로 현재까지 보여줘 왔던 모습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현재까지 그의 성과와 이번 부상의 유사 사례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포틀랜드의 바스켓을 지켜주던 수호자

센터는 포지션 이름대로 코트의 가장 중앙, 골밑에서 주로 활동하는 임무를 맡는다. 물론 최근 농구의 경우 공격 진영에서는 3점 라인 밖까지 활동 영역이 넓어졌지만 수비 진영에서만큼은 여전히 센터가 최우선적으로 사수해야 하는 구역이 골밑이다.

이런 측면에서 너키치는 리그 센터들 중에서도 우수한 실적을 보여준 선수다. 평균 1스틸 1.4블록이라는 기록도 좋지만 그가 림 근처에 위치했을 때 상대의 골밑 공격 성공률이 얼마나 떨어지는지가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너키치가 림 근처에 있을 때 상대방은 55.2%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는 1000분 이상 소화한 동시에 림 근처에서 상대방의 슈팅 시도 200회 이상을 경험해본 리그 선수들 중 14번째로 낮은 숫자다. 전 시즌에도 10번째로 낮은 숫자(54.9%)를 기록했을 만큼 너키치의 골밑 사수 능력은 눈으로든 숫자로든 증명이 됐다.

또한 리바운드 사수에서도 평균 10.4리바운드의 너키치는 핵심적인 구성원이다. 포틀랜드는 시즌 3539분 동안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74.0%를 기록하며 리그 7위에 올랐다. 그리고 너키치가 뛴 1947분 동안에는 75.5%를 기록했다. 이는 팀 인원들 중 가장 높은 숫자다.

이렇게 상대의 골밑 공격 저지와 함께 리바운드 사수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너키치의 존재는 팀 수비에 있어 크나큰 몫을 차지한다. NBA닷컴에 따르면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09.6실점을 허용한 포틀랜드는 너키치의 출전시간 동안 105.6실점만 내줬다. 이는 가드 세스 커리(29)의 103.9 다음 가장 좋은 개인 수비지표다.

▶대체 주전 센터는 누구로

현재 포틀랜드의 센터 인원들 중 평균 출전시간 27.4분의 너키치 다음으로 8년차 에네스 칸터(27)가 18.5분, 2년차 잭 콜린스(22)가 17.5분, 7년차 마이어스 레너드(27)가 14.2분을 기록 중이다.

즉 2월초 뉴욕 닉스와 방출 과정으로 헤어진 후 포틀랜드와 사인한 칸터가 주전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콜린스는 신인 때 1경기를 제외하고 올시즌 현재까지 주전으로 나선 적이 없으며 레너드는 칸터 합류 후 출전 로테이션에서 거의 배제가 돼왔다.

칸터는 골밑 공격력과 리바운드 사수를 통해 너키치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 하지만 너키치의 중요한 기여였던 골밑 사수 측면에서는 평판이 좋지 못한 선수다. 또한 실적도 좋은 편이 아니다. 칸터가 골밑 수비를 할 때 상대방은 65.0%의 꽤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평균 18.5분 동안 54.1% 야투율로 10.4득점을 올리고 있는 칸터는 득점력에서 합격점이지만 수비에서 약점으로 노출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한편 골밑 사수 측면에서는 골밑 수비 시 상대방 성공률을 56.1%에 그치게 만든 213cm 신장 콜린스에게도 기대를 걸 수 있다. 하지만 콜린스는 리바운드에서 아쉬움을 주는 측면이 있다. 콜린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포틀랜드는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72.7%를 기록했는데 100분 이상 소화한 팀원들 중 가장 낮은 숫자다.

즉 종합적으로 너키치의 기여도를 온전히 채워줄 센터 동료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남은 시즌 기간과 플레이오프에서 포틀랜드는 이런 아쉬운 점을 감내하며 플레이할 수밖에 없다.

포틀랜드는 센터가 아예 없는 스몰 라인업을 썩 즐겨 사용하지 않는 팀이다. 현재까지 최소10분에서 최다 744분을 공유한 포틀랜드의 5인 라인업 54조 모두에는 앞서 언급한 센터 4인 중 한 명은 꼭 끼어 있었다.

▶희망의 빛이 있는 유사 부상 사례

이번 너키치의 부상은 2014년 여름 미국 농구 국가대표 청백전에서 폴 조지(29·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당했던 다리 골절 부상을 연상케 한다. 당시에도 조지는 정강이 및 종아리 부위의 뼈가 동시에 골절되는 끔찍한 부상을 당했었다.

이렇게 큰 타격의 부상이기 때문에 재활 기간은 길었다. 2014~15시즌의 마지막 6경기에 벤치 멤버로서 출전한 것이 전부였고 본격적인 시동은 2015~16시즌부터였다. 하지만 2015~16시즌부터 조지의 올스타 경력은 계속 이어질 정도로 성장 곡선이 꺾이지 않았다.

올시즌의 경우 평균 28.2득점 8.1리바운드 4.2어시스트 2.2스틸의 조지는 2월 어깨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지기 전까지 MVP 화제를 어느 정도 뿌렸던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현재 너키치가 다리 골절 부상을 당한 시점 나이는 조지가 다리 골절 부상을 당했던 시점의 나이와 차이가 크지 않다. 때문에 앞으로 길겠지만 재활 기간을 충실히 버텨낸다면 다시금 견실한 센터로서 돌아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만 포틀랜드 팀 입장에서는 가드 듀오 대미안 릴라드(29)-CJ 맥컬럼(28)의 경기력이 한참 피어나고 있을 때 이런 불행을 겪게 돼 타격이 있는 것이 맞다. 또한 2021~22시즌까지 맺어져 있는 너키치의 계약 기간 중 상당 부분을 기다림의 시간으로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3번 시드로서 진출했음에도 1라운드에 멈췄던 수모를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도 피어나고 있다. 또한 나머지 9경기 동안의 결과로 인해 5번 시드로 내려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다.

평균 21.4득점으로 활약하던 맥컬럼이 무릎 부상으로 인해 19일부터 4경기 연속 결장하고 있음에도 포틀랜드는 4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렇게 잘 버티던 둑이 너키치마저 빠지며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맥컬럼과 너키치가 동시에 없는 시즌 나머지 기간, 그리고 맥컬럼은 돌아오더라도 너키치가 없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포틀랜드는 라인업 배정에 있어 큰 고민을 떠안게 됐다. 이 과제를 어떻게 풀지에 따라 포틀랜드가 4월을 넘어 5월까지 농구를 할 수 있을지 결정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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