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게 에이스가 돌아오니 모든 것이 해결되고 있다. 그리고 올시즌 이겨보지 못했던 상대들에게도 드디어 첫 승리들을 따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 홈에서 보스턴 셀틱스에게 118-115로 승리했다. 올시즌 보스턴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하다가 마지막 대결에서 웃음을 짓게 됐다.

경기 내용도 대부분 시간 동안의 리드는 보스턴 쪽에 있었다. 필라델피아의 리드는 3쿼터 후반에 잠깐, 그리고 4쿼터 종료 4분여를 남겨놓고서야 시작됐다.

또한 18일에는 같은 동부 컨퍼런스 1위 밀워키 벅스를 상대로도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서로 다른 디비전인 이 두 팀은 올시즌 3경기에서만 맞붙는데 필라델피아가 10월 108-123으로 패한 뒤 2번째 대결에서 130-125로 승리했다. 나머지 한 번은 4월5일에 있다.

이런 강팀들과 상대하는 고비를 넘기니 필라델피아에게 6연승이 따라왔다. 이 6연승 안에는 21일 현재 컨퍼런스 1위 밀워키, 4위 인디애나 페이서스, 5위 보스턴 상대의 승리들이 있기에 시즌이 다해가는 현 시점에 꽤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 6연승은 필라델피아의 플레이오프 시드 사수에도 큰 힘을 줬다. 21일 현재 47승25패(승률 65.3%) 필라델피아는 컨퍼런스 3위로서 4위와 3경기차, 5위와 4경기차의 여유를 두게 됐다. 최근 인디애나와 보스턴은 3연패와 2연패에 빠져 있다.

최근의 이런 모든 기분 좋은 행진은 에이스 센터 조엘 엠비드(25)의 복귀와 함께 시작됐다. 무릎 문제로 2월 올스타 휴식기 이후 8경기 연속 결장했다가 이달 11일 인디애나전부터 복귀했다.

최근의 경기들은 필라델피아에게 엠비드가 얼마나 가치 있는 선수인지를 새삼 느끼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AFPBBNews = News1
그 8경기의 엠비드 공백 기간 동안 필라델피아는 4승4패를 건졌다. 나쁜 것까지는 아니지만 엠비드를 제외해도 스타들이 많은 팀으로서 다소 실망스럽긴 했다.

하지만 엠비드의 복귀 후 그 실망스러웠던 모습들이 거의 회복됐다. 부진을 보였던 스타들의 숫자가 다시금 상승세로 돌았다.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다시 강력히 돌아가는 엠비드의 엔진

엠비드는 복귀 후 팀의 6연승 동안 휴식을 이유로 20일 샬럿 호넷츠전을 결장하며 5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그동안 평균 29.6득점 17리바운드 3.6어시스트 1.6스틸 2블록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보여줬다.

부상 공백을 거쳤음에도 시즌 평균 27.5득점 13.8리바운드 3.5어시스트 0.7스틸 1.9블록을 뛰어 넘었다. 마침 엠비드는 올시즌의 2018년과 2019년 사이에 제법 기록 상승을 거쳤다. 12월까지 평균 26.5득점 13.3리바운드 3.5어시스트 0.5스틸 1.9블록이라면 1월부터는 28.9득점 14.5리바운드 3.4어시스트 1스틸 2.1블록이다.

이런 가운데 더 눈에 띄는 점이라면 중요한 경기들에서 더욱 강력한 활약을 펼쳤다는 점이다. 11일 인디애나전에서 33득점 12리바운드, 18일 밀워키전에서 40득점 15리바운드, 그리고 21일 보스턴전에서 37득점 2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2리바운드는 커리어 최고다.

특히 밀워키전에서는 올시즌 MVP 후보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커리어 최고인 52득점을 야투율 57.7%로 올리며 맹렬히 추격했지만 엠비드도 멋진 움직임들을 통해 밀워키의 수비를 괴롭혔다. 커리어 중 가장 많은 3점슛 시도 13회를 던져 9개를 실패했지만 코트를 넓게 쓰며 동료 공격수들의 공격 경로를 활짝 열어줬다.

21일 보스턴전에서는 47.1%의 다소 평소보다 떨어지는 야투율을 기록했지만 21회나 되는 자유투 시도를 얻어내 20구를 성공시켰다. 3쿼터 초반 상대방 가드 마커스 스마트에게 플레이그런트 파울을 당하며 던진 자유투 2구를 제외해도 19회를 농구 플레이를 통해 얻어냈다.

스마트의 플레이그런트 파울 2는 엠비드의 스크린에 부딪혀 넘어져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나왔다. 무방비로 있던 엠비드는 등 뒤를 강하게 밀리자 쓰러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테크니컬 파울을 받은 말싸움까지만 가고 일체의 몸싸움이 나오지 않았다. 스마트의 퇴장으로 끝난 그 상황은 이 경기의 승패에 꽤 영향을 미친 순간으로 보인다.

▶다시 복구된 동료들의 기록

이러한 엠비드의 활약과 함께 그 전까지 침체돼 있던 스타 동료들의 숫자가 살아났다. 엠비드의 공백 동안 4승4패에는 동료 스타들의 침체가 꽤 영향을 미쳤다.

우선 가장 현격한 변화가 슈터 JJ 레딕(35)에게서 나왔다. 시즌 야투율 43.4% 및 3점슛 성공률 39.4%로 평균 17.8득점을 기록 중인 레딕은 엠비드의 공백 동안 29.6% 야투율 및 29.0% 3점슛 성공률의 12.4득점에 그쳤다. 반면 엠비드 복귀 이후에는 44.3% 야투율과 51.1% 3점슛 성공률로 평균 19.6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또 한 명 기록의 등락이 큰 선수가 지미 버틀러(30)다. 시즌 기록이 47.0% 야투율 평균 18.8득점의 버틀러는 엠비드 공백 동안 17.5득점을 올리긴 했지만 야투율이 41.3%에 3점슛 성공률이 12.5%에 그쳤다. 반면 엠비드 복귀 이후로 45.9% 야투율을 통해 평균 21.2득점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숫자 기록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던 벤 시먼스(23)의 영향력도 큰 변화가 생겼다. 엠비드의 공백 동안 시먼스의 코트 위 영향력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반면 엠비드와 뛰고 있는 최근에는 팀의 플레이 전개에 있어 큰 플러스가 되고 있다.

21일 경기 마지막 결정적 쐐기 득점을 올린 버틀러는 막판 승부처 6분 동안 12득점을 올리며 기대했던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AFPBBNews = News1
▶모두가 만족스럽지만은 않았던 보스턴전

경기에서는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리하지만 시즌 맞대결에서는 마지막에 웃었다고 해서 갑자기 유리한 입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1승3패로 맞대결 열세가 필라델피아에게 있다. 그리고 이번의 승리가 꼭 보스턴을 완전히 극복해낸 신호로 보기 힘든 구석들도 있다.

3점차로 끝난 21일 보스턴전은 앞서 언급했듯이 후반전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보스턴 쪽에서 중요한 역할의 스마트가 퇴장 당했던 일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리고 엠비드 수비에 큰 한 축을 담당하는 벤치 센터 애런 베인스가 출전 12분15초 만에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나가게 됐다. 또한 보스턴의 중요 벤치 인원 고든 헤이워드의 결장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이를 통해 보자면 필라델피아는 완전한 전력끼리 붙었을 때보다 혜택이 없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리고 경기 내용 측면에서 만약 점수판을 끄고 본다면 보스턴이 더 잘하는 팀으로 보일 수 있다. 왜냐하면 야투율 측면에서 46.9%의 보스턴이 37.8%의 필라델피아보다 훨씬 좋았기 때문이다. 공격 리바운드는 필라델피아가 17-10으로 앞섰지만 세컨드 챈스 득점은 18-20으로 밀릴 정도였다.

다만 필라델피아가 이런 양상을 극복할 정도로 잘했던 부문은 자유투다. 보스턴이 총 16회 자유투를 던져 13구(81.3%)를 성공시켰다면 필라델피아는 43회나 얻어 39구(90.7%)를 성공시켰다. 앞서 언급했듯 엠비드 혼자만 해도 21회를 얻어냈다.

또한 필라델피아가 이전까지 보스턴을 상대했을 때보다 잘한 점이 턴오버 관리다. 올시즌의 앞선 3회의 맞대결에서는 각각 16,19.14턴오버를 범했지만 마지막 대결에서는 8턴오버만 범했다. 매번 보스턴보다 많은 턴오버를 범하다 이번에는 동등한 숫자를 보여줬다.

턴오버는 보스턴 상대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경기력의 중요한 문제들 중 하나다. 이런 측면에서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시즌 평균 15.3턴오버의 팀이 최근 6경기 동안 12.5턴오버로 줄인 것은 좋은 신호다.

사실 이제 플레이오프 3번 시드 자리를 꽤 굳혀 놓은 필라델피아 입장에선 4위 또는 5위로 마감할 것으로 보이는 보스턴이 당장의 큰 우려 대상은 아니다. 다시 만나려면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만나야 하는데 3번 시드 이하의 팀끼리 그 높은 무대에서 만난 사례는 찾기 힘들다. 2000년 이후로는 서부 컨퍼런스에서 2시즌만 일어났던 일이다.

그래도 최근의 모습들은 필라델피아의 강력한 시즌 마무리를 예고해 주고 있다. 엠비드 공백 동안 나왔던 우려 사항이 모두 해결되면서 어쩌면 16연승으로 마감했던 전 시즌의 모습을 반복할 수도 있다. 마침 앞으로 모두 전승한다면 또 16연승으로 마감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플레이오프 무대다. 그런 점에서 엠비드를 비롯해 현재 필라델피아 인원들은 플레이오프 경쟁 대상들에 맞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전망을 밝게 했다. 때문에 컨퍼런스 1위 밀워키에게나 2위 토론토 랩터스에게나 제법 큰 경종을 울리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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