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8~19시즌 프로농구 MVP가 과연 누구의 품에 안기게 될까.
KBL은 20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2018~19시즌 프로농구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국내선수 MVP, 외국선수 MVP, 신인선수상, 식스맨상, 베스트5, 최우수 수비상, 수비5걸, 이성구 페어플레이상, 게토레이 인기상, 게토레이 베스트 치어리더팀상 등에 대한 시상이 진행된다.
역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국내선수 MVP의 향방이다. 지난 22년 동안 정규리그 1위가 아닌 팀의 선수가 MVP를 수상한 적이 총 5차례 뿐이었고, 3위 밑으로는 2008~09시즌 주희정(KT&G/7위)이 유일했는데 올시즌에도 이같은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법 높기 때문이다.
바로 이정현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이정현의 소속팀 KCC는 지난 19일 정규리그 최종전을 승리하며 28승26패를 기록, 단독 4위로 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냉정히 봤을 때 KCC가 리그를 뒤흔들었다고 보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는 성적이다.하지만 이정현의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다. 이정현은 대표팀 차출로 인해 단 3경기에 결장했을 뿐 사실상 올시즌에도 금강불괴다운 내구성을 뽐내며 평균 17.2점 4.4어시스트 3.1리바운드 1.3스틸을 기록했다.
평균 17.2점은 2016~17시즌 15.3점을 뛰어넘는 이정현 개인 최다 득점일 뿐 아니라 리그 전체 13위, 국내 선수 중에서는 압도적 1위(2위 송교창 14.1점)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국내 가드로서 평균 17점을 돌파한 자체가 1998~99시즌 허재(17.1점) 이후 무려 20년 만의 일이다.
또한 이정현은 어시스트 또한 전체 4위, 국내 2위에 올랐으며, 3점슛(2.0개) 역시 평균 7위(국내 2위)에 오르는 등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KCC의 팀 성적은 이정현의 MVP 등극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팀이 2위 밑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유일하게 MVP를 수상했던 주희정의 경우 그 해 평균 15.1점(국내 2위) 8.3어시스트(전체 1위) 4.8리바운드(국내 5위) 2.3스틸(전체 1위)을 기록하는 등 말 그대로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다.
또한 평균 출전 시간이 38분37초에 달할 만큼 팀 내 비중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탈락팀 소속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MVP 수상으로 활약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정현의 경쟁자로는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이대성과 함지훈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 역시 MVP 수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이대성은 기록만 놓고 볼 경우 평균 14.1점(국내 3위) 3.6어시스트(국내 8위) 2.8리바운드 1.5스틸(국내 2위) 3점슛 2.1개(국내 1위)등으로 충분히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라건아에 이어 섀넌 쇼터와 함께 사실상 팀 내 2~3옵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고, 성장 스토리에도 흥미로운 사연들이 많다.단 부상으로 결장한 기간이 제법 나오면서 34경기 출전에 그쳤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MVP 자격 요건에 미달이 되는 요소는 아니지만 역대 MVP 대부분이 시즌을 건강히 소화한 선수에게 주어졌다는 점에서 흠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함지훈도 유재학 감독의 개인적인 마음 속 MVP로 거론될 만큼 묵묵히 궂은일을 도맡으며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선수다. 단 평균 9.4점 4.4리바운드 3.4어시스트로 기록적인 측면에서는 이정현, 이대성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함지훈의 경우 10년 전 평균 12.7점 4.5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팀을 1위로 이끌고도 주희정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물론 1년 뒤 MVP 수상으로 그 한을 풀어낸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는 개인 성적(14.8점 6.9리바운드 4.0어시스트)이 돋보였기 때문에 올해는 수상 가능성이 높은 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