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일정의 절반까지 5할 승률에 닿지 못했던 유타 재즈의 후반기 상승세가 또 이뤄지고 있다. 지난 시즌만큼 극적이진 않지만 이번 시즌에도 유타는 슬로우 스타터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타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브루클린 넷츠에게 114-98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이뤘다. 그 전까지 2연패로 기세가 살짝 꺾였지만 40승29패(승률 58.0%), 서부 컨퍼런스 7위로서 계속해 플레이오프 시드 자리싸움에서 밀려나지 않고 있다.

시즌의 절반이었던 1월의 41번째 경기에서 유타는 20승21패, 5할 승률에 1승 모자랐었다. 4연패로 시작해 6승10패로 마감했던 11월의 부진이 컸다.

하지만 42번째 경기부터의 6연승과 함께 유타의 상승세가 시작됐다. 42번째 경기부터 69번째 경기인 현재까지 20승8패(승률 71.4%)의 강력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유타가 강력한 후반기 약진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를 꼽아 보자면 득점 성과의 향상을 꼽을 수 있다. 41번째 경기까지 평균 107.9득점 및 105.9실점이라면 42번째 경기부터는 113.5득점 및 107.2실점이다.

공격 및 수비 양 진영에서 루디 고베어와 도노반 미첼의 존재감은 최근 유타의 상승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런 공격 진영 성과의 향상에 있어 2년차 도노반 미첼(23)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전 시즌 신인으로서 큰 주목을 끌었다가 올시즌 전반기에는 2년차 슬럼프로 보일 정도로 미진한 성과를 보였었다. 그러나 후반기에 들어서는 다시금 스타의 분위기를 한껏 풍기고 있다.

그리고 올시즌 유타 수비의 중심을 잡아준 6년차 센터 루디 고베어(27)의 공적도 빼놓을 수 없다. 고베어도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득점 성과가 상승하기도 했지만 유타가 리그 최고의 수비 팀들 중 하나로서 위상을 지킨 데에 큰 공헌을 했다.

이에 두 선수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면서 현재 유타의 상승세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더 적극적인 공격 움직임의 보상을 받고 있는 미첼

미첼의 득점 과정은 크게 돌파 후의 페인트 구역 득점과 3점슛,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전체 야투 시도 중 페인트 구역에서 51.7% 비중을, 3점 구역에서 34.2%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올시즌 전반기 동안 미첼은 적극적으로 골밑 돌파를 시도하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드리블을 외곽에서 멈춰 슛하는 빈도가 다소 높았다. 그리고 하필 이런 미첼의 3점슛은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팀의 41번째 경기인 1월8일까지 전체 야투 시도 중 36.4% 비중을 차지했던 미첼의 3점슛은 30.9% 성공률에 그쳤다. 신인 때의 34.2%보다도 낮은 적중률이었다.

반면 그 다음 1월10일부터는 3점슛 시도 비중이 전체 야투 시도 중 31.8%로 줄은 한편 성공률은 38.4%로 크게 뛰었다. 2점 야투율의 변화는 크지 않은 가운데 이런 3점슛 성공률의 상승으로 전체 야투율은 40.9%에서 44.4%로 향상됐다.

이런 미첼의 3점슛 성공률 변화와 함께 한 것이 돌파 비중의 증가다. 1월8일까지 경기 당 14.8회의 드리블 돌파를 펼쳤던 미첼은 1월10일 이후로 20.8회로 크게 늘렸다.

미첼의 돌파는 상대 수비 진영이 쏠리기 충분한 위력을 갖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런 적극적 움직임으로 인해 따라온 것이 어시스트의 증가다. 1월8일까지 미첼이 평균 3.4어시스트였다면 1월10일부터는 5.1어시스트다.

그리고 또 하나의 유의미한 효과가 자유투 획득의 증가다. 1월8일까지 자유투 시도가 경기 당 3.9회였다면 1월10일 이후로는 6.8회다.

이렇게 3점슛 성공률 향상과 자유투 획득의 증가 덕분에 미첼의 득점 효율성은 크게 향상됐다. 덕분에 1월8일까지 평균 20.4득점이었던 미첼은 1월10일 이후로 27.8득점이다.

올스타 휴식기를 기점으로 봐도 미첼의 기록은 큰 변화를 보여준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41.8% 야투율 및 32.2% 3점슛 성공률을 통한 평균 22.4득점이었다면 올스타 휴식기 뒤로는 45.5% 야투율 및 42.2% 3점슛 성공률을 통한 28.6득점이다.

▶팀 공격의 최대 수혜자, 팀 수비의 최대 기여자 고베어

미첼의 많은 돌파를 필두로 유타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드리블 돌파 경기 당 55.5회를 펼치고 있는 팀이다. 그리고 돌파 시도 때의 패스 비중도 44.3%로 가장 많은 팀이다.

미첼과 함께 팀의 주력 볼 핸들러 리키 루비오(29)가 있는 팀 안에서 이런 돌파 후의 패스로 큰 혜택을 보는 선수가 센터 고베어다. 고베어의 득점은 가드들의 패스를 연결하는 과정과 풋백, 크게 두 가지다.

고베어의 공격 활동 중 풋백의 비중이 21.5%에 달하는 한편 고베어의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73.2%에 달한다. 즉 가드들의 돌파는 고베어의 득점에 있어 크나큰 자양분이다. 또 한편으로 야투율 65.3%를 기록 중인 고베어가 패스를 훌륭하게 득점으로 연결시키고 있기도 하다.

한편 유타가 훌륭한 수비 팀으로서 건재한 데에 결정적 기여자가 고베어다. NBA닷컴에 따르면 17일 현재 유타는 100포제션 당 105.4실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고베어가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됐던 전 시즌엔 리그 1위(102.9)로서 마감하기도 했다.

평균 12.9리바운드 2.3블록을 기록 중인 고베어는 유타 수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요소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상대 야투율을 떨어트리는 위압감, 그리고 확실한 수비 리바운드 단속이다.

상대 2점 야투 시도의 5.7%를 쳐내고 있는 고베어의 블록도 위력이 있지만 실제 코트 위에서 고베어의 수비 위력은 상대 돌파 공격자들이 림으로 오기 전에 플로터와 같은 낮은 성공률의 슈팅을 시도하도록 하는 존재감에 있다.

상대 가드들이 바스켓 가까이까지 돌파해내더라도 고베어 앞에서 어려운 동작의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빈도가 높다. ⓒAFPBBNews = News1
17일 경기에서 브루클린은 유타와 똑같이 62회의 드리블 돌파를 감행했다. 브루클린도 리그 3번째의 경기 당 52.7회 드리블 돌파를 기록 중인 팀이다. 또한 드리블 돌파 때의 야투율은 브루클린(48.3%)이 유타(46.8%)보다 좋은 숫자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서로의 맞대결에서 17일 유타는 드리블 돌파 때 40.0% 야투율을 기록한 한편 브루클린은 31.7%에 그쳤다. 앞서 언급했듯 고베어 앞에서 무리한 슈팅을 시도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이와 함께 유타는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리그 1위(76.1%)에 올라 있다. 고베어가 뛰는 시간 동안 유타는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77.1%를 기록 중인데 이는 1000분 이상 뛴 유타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숫자다.

▶또 이변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전 시즌 유타는 5번 시드로서 홈코트 우위 없이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시작했지만 4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4승2패로 꺾는 이변을 보여줬다.

당시 1월말부터 시작된 11연승과 3월의 9연승 등 48번째 경기부터 거둔 29승6패(승률 82.9%)의 강력한 약진이 있던 팀으로서 유타는 얕봐서는 안 될 팀이었다. 그렇다면 올시즌의 유타도 플레이오프에서 시즌 성적이 말해주는 것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그런 성과를 위해서는 우선 미첼이 좋은 기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쉽게도 벤치 가드 단테 엑섬(24)이 부상으로 더 이상 나오지 못하게 됨에 따라 나머지 벤치 인원들의 분전이 더 필요하게 됐다.

특히 전 시즌 플레이오프 중간에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던 루비오가 건강함을 유지할 필요가 더욱 높아졌다. 최근 엉덩이 부상으로 잦은 결장을 보이고 있는 한편으로 출전한 6경기에서도 18.2% 야투율에 그치는 부진이 나와 우려를 사고 있다. 다행히 그 6경기에서 팀은 5승1패를 거뒀지만 회복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이제 유타에게 남은 일정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잔여 13경기 중 마지막 2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5할 승률 아래의 팀들을 상대한다. 다만 변수라면 오는 19일부터의 바로 다음 일정이 4연속 동부 원정길이란 점이다.

현재 서부 컨퍼런스 6위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8연승으로 최근 10경기 8승2패, 8위 LA 클리퍼스는 7승3패로 유타만큼 기세가 좋다. 이런 구도 속에서 유타의 순위가 크게 바뀌긴 힘들 수 있지만 미첼과 고베어가 좋은 기세를 유지시킨다면 플레이오프의 선전도 기대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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