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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한국축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시안컵에서의 처참한 실패, 그리고 오랫동안 한국축구의 중심에 있었던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의 대표팀 은퇴와 맞물려 세대교체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최근 한국축구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올해 아시안컵까지 대부분 실패만을 거듭해왔다. 결국 아시안컵 이후 기성용 등 주축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자연스레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변화의 바람을 받아들였다.

그는 기성용과 구자철이 나란히 대표팀에서 은퇴한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파격적인 발탁’을 통해 직접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파격의 중심에는 단연 한국축구의 미래로 꼽히던 이강인(18·발렌시아) 백승호(22·지로나FC)의 A대표팀 첫 발탁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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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실패, 불가피했던 세대교체

최근 한국축구는 내리막길만 걸었다.

이른바 런던올림픽 세대가 중심이 됐던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추락이 시작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탈락했다. 이른바 `의리 엔트리' 등 여러 논란 속에 급기야 귀국길에선 엿사탕 세례까지 받았다.

슈틸리케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아시안컵 준우승으로 분위기를 바꾸는가 싶었으나 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부침을 겪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최종예선을 다 치르지도 못한 채 중도 경질됐다.

소방수로 나선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는 이변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월드컵 준비 과정은 물론 앞선 스웨덴-멕시코전에서의 잇따른 패배 탓에 결국 지휘봉을 벤투 감독에게 넘겼다.

벤투호 출범 직후엔 우루과이를 꺾는 등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5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아시안컵에서는 오히려 15년 만에 8강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A대표팀 사령탑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 대표팀은 늘 진한 실망만을 안겼다. 대표팀을 향한 여론도 늘 싸늘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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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보다 ‘미래’에 쏟아진 관심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팬들의 시선도 한국축구의 미래들로 향하기 시작했다. 실패를 거듭하는 현재보다는 유망주들이 만들어갈 미래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이다.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 백승호 등 FC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들을 시작으로, 이강인과 정우영(20·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에서 재능을 인정받은 유망주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배경이었다.

다행히 이들도 재능을 꽃 피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프로에 데뷔한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가 A대표팀에 데뷔한 가운데, 올 시즌에는 이강인과 백승호도 1군 무대에 첫 걸음을 내디뎠다.

특히 이강인은 지난해 만 17세의 나이로 1군 공식경기에 데뷔하며 화제를 모았다. 나아가 올해엔 프로계약까지 맺으며 정식으로 1군에 등록됐다. 발렌시아가 이강인과의 계약에 포함시킨 이적 허용금액은 무려 8000만 유로(약 1018억원)였다.

백승호 역시 이강인의 뒤를 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등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선보이면서 희망적인 소식들을 한국에 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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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의 중심에 선 이강인·백승호

이들이 스페인에서 빛나기 시작할 때, 기성용과 구자철이 나란히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시사하는 바가 컸다. 둘은 한국축구의 최근 역사를 관통하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1989년 동갑내기로 나란히 10대 때 A매치에 데뷔한 그들은 10년이 넘도록 한국축구의 중심에 서 있었다. 감독이 바뀌고, 여론이 들끓어도 이들의 대표팀 입지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110경기(기성용)와 76경기(구자철)라는 A매치 출전 기록이 이를 뒷받침했다. 그들의 은퇴는 곧 한 세대의 저묾을 뜻했다.

이들의 은퇴는 한국축구의 미래들이 현재로 파고들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했다. 벤투 감독도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3월 볼리비아·콜롬비아로 이어지는 A매치 2연전에 이강인과 백승호를 전격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이들의 발탁에 대해 “두 선수는 젊고, 또 기본적으로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라며 “여러 차례 관찰한 결과 대표팀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만 18세20일인 이강인의 나이는 역대 대표팀에 발탁된 최연소 7위 기록이다. 데뷔까지 하면 김판근(17세241일) 김봉수(18세7일)에 이어 역대 3번째 최연소 데뷔 영예를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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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과정에서 나이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벤투 감독의 의지가 담긴 발탁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적지 않다. 이강인은 이번 대표팀에서 측면이나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일찌감치 차세대 미드필더로 주목받아온 백승호도 설레는 첫 도전에 나서게 됐다. 그가 태극마크를 단 것은 2년 전 U-20 월드컵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인 이승우와의 재회에도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그는 기성용이 빠진 중원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세대교체의 중심에 선 이들이 대표팀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보여주느냐다. 세대교체의 서막이 오른 가운데, 그 성패는 한국축구의 미래에서 현재로 파고들어야 할 선수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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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3/16 0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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