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에 바쁜 새크라멘토 킹스에게 최근 일정은 다소 힘겨웠다. 4연속 원정길도 있었고 만나는 팀들도 현재 리그 정상을 다투는 팀들이었다.

새크라멘토는 2월28일(이하 한국시각) 리그 1위 밀워키 벅스를 맞이해 연장까지 간 끝에 140-141 패배를 당했다. 그리고 이런 석패의 양상은 최근 새크라멘토에게 일상이 되다시피 할 정도로 꾸준히 일어났다.

4연속 원정길의 시작이었던 2월14일 덴버 너겟츠전에서 2점차 패배, 2월22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에서 2점차 패배, 2월26일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에서 7점파 패배를 거쳤다.

2월24일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전은 3점차로 승리했지만 결국 4연속 원정길을 1승3패로 마치고 홈으로 돌아와 또 밀워키에게 석패를 당했다.

즉 최근 전적 1승4패의 새크라멘토는 2월28일 현재 31승30패(승률 50.8%), 계속해서 서부 컨퍼런스 9위에 머물고 있다. 각각 2경기 차이의 7위 샌안토니오 스퍼스, 8위 LA 클리퍼스도 최근 주춤하거나 미끄러지고 있던 상황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말 잘 싸웠지만 기본적이고도 결정적인 실수가 나오는 바람에 1승이 급한 새크라멘토에게 연이어 패배가 나오고 있다. ⓒAFPBBNews = News1
상대들이 강하긴 했다. 리그 1위 밀워키, 같은 서부 컨퍼런스 1,2위인 골든스테이트와 덴버는 분명 새크라멘토의 열세가 예상되는 상대들이다. 이런 팀들을 상대로 끝까지 물고 늘어진 모습은 분명 눈여겨 볼 점이다.

하지만 결국 승부처에서 이들은 다잡은 대어를 놓치기 일쑤였다. 주요 출전 인원들이 다들 27세 이하인 젊은 팀의 한계인 것일까.

▶마지막 수비와 리바운드가 아쉬웠던 덴버전

2월14일 덴버전에서 새크라멘토는 2쿼터 한때 17점차까지 앞서던 경기를 3쿼터 막판 역전 당해 4쿼터 접전을 이뤘다. 그래도 마지막 즈음 약 1분 동안 6-0의 점수 리드를 가져가며 종료 15초를 남겨 놓고 118점 동점을 이뤘다.

마지막 공격권을 가진 덴버는 가드 자말 머리와 센터 니콜라 요키치의 픽앤롤을 통해 요키치의 골밑 득점을 노렸다. 여기에서 요키치가 처음 시도한 야투는 실패했지만 튄 볼을 다시 요키치가 팁인으로 성공시키며 2점차 리드를 뺏었다.

이때 요키치를 맡고 있던 수비수는 센터 윌리 콜리스타인(26)이다. 올시즌 평균 6개의 수비 리바운드를 포함 8.4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콜리스타인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새크라멘토는 리바운드에서 약세에 있는 팀이다.

2월28일 현재 새크라멘토는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리그 27위(70.5%)에 그쳐 있다. 그리고 콜리스타인이 코트 위에 있는 시간 동안엔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70.9%를 기록했다.

클러치 상황에서도 새크라멘토는 리바운드에서 장점을 보인 팀이 아니다. 경기 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에서 새크라멘토는 리그 19위(65.8%)의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2월14일 이후의 5경기 모두 클러치 상황에 돌입했던 새크라멘토는 더 떨어진 61.8%의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을 기록했다. 2월14일의 덴버는 클러치 상황 동안 9개의 야투를 실패했는데 이 동안 무려 6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경기 막판의 몇 초 동안의 시간에는 리바운드 하나가, 자유투 하나가 모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앞으로의 팀 성장에 있어 이 리바운드 열세는 분명 극복해야하는 과제다.

▶마지막 한 번의 슈팅이 아쉬웠던 골든스테이트전

올스타 휴식기 후의 첫 경기인 2월22일 골든스테이트전은 사실 이 경기 하나만 떼어놓고 봤을 때 새크라멘토의 무서움을 볼 수 있었다. 4쿼터 대부분의 시간을 뒤지고 있다가 막판에 무섭게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상대방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의 3점슛들이 꽂혀 들어가는 등 새크라멘토는 종료 25초를 남기고 6점차로 뒤지는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그런데 이때 주전 슈팅 가드 버드 힐드(27)의 2연속 3점슛 성공이 나오면서 종료 10초를 남기고 2점차로 추격하게 됐다.

그리고 상대가 자유투 2구 모두 실패하며 종료 7초를 남기고 새크라멘토에게 기회가 왔다. 이때 3점 라인 밖에서 인바운드 패스를 받은 힐드는 탐슨의 수비 앞에서 주춤거리다 안으로 돌파를 택했다. 하지만 돌파가 여의치 않게 되자 무리한 턴어라운드 점프슛을 시도했고 림도 맞추지 못하며 종료 버저를 듣게 됐다.

이때 힐드가 처음 패스를 받았던 위치가 3점 라인에서 제법 떨어진 곳이었지만 2점차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충분히 3점슛을 노려볼 수도 있던 상황이다. 44.4%의 높은 3점슛 적중률을 기록 중이고 바로 전에 2개의 어려운 3점슛들을 성공시킨 3년차 선수로서 아쉬웠던 판단이다.

새크라멘토 공격의 주도권을 가진 가드 디애런 팍스와 힐드의 승부처 판단 능력 성장이 아직은 더 필요해 보인다. ⓒAFPBBNews = News1
▶마지막의 실수가 크게 다가온 밀워키전

2월28일 3쿼터에서 신인 포워드 마빈 배글리(20)가 무릎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것은 큰 손실이었다. 벤치에서 나와 팀에서 평균 출전시간 7번째(24.8분)에 있지만 가장 많은 2.5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에너지에 있어 큰 도움이 됐던 유망주다.

그래도 새크라멘토는 13점차로 뒤지며 시작한 4쿼터를 35-22로 앞서며 무서운 추격을 해냈다. 경기 막판 약 4분 동안엔 밀워키가 자유투 2득점 외에는 야투를 전혀 넣지 못할 정도로 좋은 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4쿼터 종료 11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권을 가지고 있던 새크라멘토가 어떤 슈팅도 해보지 못한 채 마무리한 것도 일단 아쉬웠다. 볼을 갖고 시작한 2년차 포인트 가드 디애런 팍스(22)가 상대방 가드 에릭 블레드소의 수비를 전혀 따돌리지 못했다.

그리고 연장에서는 초반 밀리던 분위기를 연장에서만 10득점을 올린 2년차 보그단 보그다노비치(27)의 활약으로 극복해냈다. 이를 통해 막판 1분여를 남기고 1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큰 실수가 나왔다.

종료 40초 남았을 때 인바운드 패스 플레이를 하게 된 새크라멘토는 중간에서 중개 패스를 하던 콜리스타인이 3점 라인 밖 힐드에게 부정확한 패스를 하는 실수로 말미암아 공격권을 허무하게 날렸다. 그리고 이 실수는 상대방의 3점슛 성공으로 돌아왔다.

16초를 남기고 4점차 뒤진 상황에서 이후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뒤집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만약 승리했다면 어려운 상황의 경기를 극복해낸 드라마이자 앞으로의 큰 동기부여가 됐겠지만 결과는 2연패로 다가왔다.

위에 언급했듯이 새크라멘토는 리그 강팀들을 상대로 거의 턱밑까지 추격해냈다. 하지만 그때마다 마지막 한 끗이 모자란 모습을 보여줬다. 주전 가드 팍스는 2년차, 평균 20.8득점의 에이스 힐드도 3년차의 적은 경험이 이런 국면에서 드러나는 것일까.

올시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새크라멘토의 클러치 성적은 나쁘지 않다. 경기 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에 접어들었을 때 20승14패(승률 58.8%)는 리그 7위의 클러치 전적이다. 하지만 2월14일 이후의 5경기에서는 1승4패를 기록 중이다.

올스타 휴식기가 끝날 무렵, 즉 골든스테이트를 상대하기 전 힐드는 새크라멘토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해 본인 집을 걸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젊은 팀의 패기를 볼 수 있는 단면이지만 아직은 리그의 강호들을 상대로 젊은 팀의 미묘한 한계가 보이는 시점이다.

12시즌 연속이라는 긴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를 겪고 있는 팀 입장에서 최근의 안 좋은 전적은 마음을 급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팀은 다음 시즌 이후를 봤을 때 큰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지긴 했지만 강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즌의 나머지 기간, 또는 다음 시즌부터 최근 이들이 패한 요인들이 수정된다면 충분히 리그의 강호로서 발돋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만큼 젊은 팀이고 가능성이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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