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휴스턴 로켓츠의 시작은 1승5패로 초라했다. 또한 11월말과 12월초의 4연패와 3연패가 나왔던 무렵에는 서부 컨퍼런스 14위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전 시즌을 구단 최고 성적 65승17패(승률 79.3%), 리그 1위로서 마감했던 팀의 차기 시즌 성과로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여름 동안 떠나간 선수들에 대한 미련과 들어온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어느덧 휴스턴은 서부 컨퍼런스의 강팀들 중 하나로서 분류될 만큼 좋은 성과를 쌓아놓고 있다. 올시즌 현재 이들의 33승24패(승률 57.9%)는 컨퍼런스 5위에 올라 있으며 4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는 단 1경기차다.

심지어 우승후보를 진단해 보는 통계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현재 리그에서 4번째로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을 휴스턴으로 꼽고 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62%), 토론토 랩터스(14%), 밀워키 벅스(12%), 오클라호마시티 썬더(4%), 다음이 휴스턴(3%)이다.

즉 현재 컨퍼런스 2위 덴버 너겟츠와 4위 포틀랜드보다 플레이오프에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는 팀이 휴스턴이란 뜻이다. 경험과 재능의 크기 측면에서 놓고 보자면 전 시즌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했던 휴스턴을 무시할 수 없긴 하다.

그렇다면 정말 휴스턴은 이런 인정을 받을 만한 모습을 최근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주목을 끌고 있는 제임스 하든(30)의 30득점 이상 연속 기록의 대단함만큼이나 휴스턴은 대단한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을까.

하든의 기나긴 30득점 이상 연속 기록이 득점 욕심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결국 휴스턴이 지금의 높이까지 오른 원동력으로 볼 수도 있다. ⓒAFPBBNews = News1
▶이제 하든의 고군분투 노력은 낮아지게 될까

팀은 비록 111-121로 패했지만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에서 하든은 42득점을 올리면서 31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이란 역사적인 숫자를 기록하게 됐다. 12월13일 LA 레이커스전의 50득점부터 시작됐으니 장장 2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윌트 체임벌린이 독점하고 있던 역대 30득점 이상 기록들 중 2위의 기록과 동일하다. 단일 시즌 기준이라면 이미 체임벌린의 30득점 이상 25경기 기록을 넘어선 하든이 단독 2위에 올라 있는 셈이다.

체임벌린의 31경기 연속은 1961~62시즌 말부터 1962~63시즌 초까지 작성된 기록이다. 물론 체임벌린은 평균 50.4득점을 기록한 1961~62시즌에 무려 65경기 연속이라는 넘을 수 없는 30득점 이상 연속의 벽을 쌓아뒀었다.

올시즌 현재까지 54경기 동안 평균 36.6득점을 기록 중인 하든은 이 연속 30득점 이상의 31경기 동안 41.5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 전의 23경기 동안 평균 30득점을 올렸던 선수로서 대단한 기어 변속을 놓은 셈이다.

여기에 대해 하든은 본인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 강조했다. 동료 플레이메이커 크리스 폴(34)이 부진을 겪고 있던 데에다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쳤고 센터 클린트 카펠라(25)마저 1월14일 이후 줄곧 결장 중이다. 때문에 자신이 고군분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1월14일부터 1월25일까지 6경기 동안 전체 85개의 야투를 성공시키며 단 한 번의 어시스트도 받지 않는 등 하든은 꽤 고독한 농구를 펼치는 듯 보였다. 스카티 피펜이나 코비 브라이언트 같이 은퇴한 전설 몇몇은 이런 농구에 대해 좋은 점수를 주지 않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제 곧 카펠라까지 돌아와 완전한 전력이 된다면 하든의 득점 가담은 더 줄어들 수 있을까.

카펠라가 없는 동안 휴스턴은 높이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장면들을 많이 노출했다. ⓒAFPBBNews = News1
▶연계 플레이의 폭이 넓어질 올스타 휴식기 이후

올스타 휴식기를 휴스턴에서의 훈련으로 보내온 카펠라는 오는 21일, 올스타 휴식기 후 팀의 첫 경기에서 복귀할 것이라 발표했다. 지난 시즌 총 45경기에 나와 42승3패의 대단한 전적을 남겼던 하든-폴-카펠라 3인 조합은 올시즌 23경기에서만 호흡을 맞췄다.

이 3인 조합의 올시즌 전적도 15승8패, 전 시즌보다 꽤 낮은 편이다. 하지만 결국 휴스턴의 완전한 전력은 이 3인조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하든이 현재 무겁게 짊어지고 있는 짐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선 부상 공백의 선수들이 모두 돌아와야 한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16경기에 걸쳐 기록한 하든은 카펠라가 빠진 이후로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한 적이 없다. 올시즌 평균 7.7어시스트의 하든은 카펠라 공백 동안 5어시스트로 제법 떨어졌다.

하든의 어시스트 중 카펠라로 향하는 지분이 크기 때문이다. 하든의 패스들 중 가장 많은 비중(16.9%)이 카펠라에게 향하며, 평균 2.7어시스트가 카펠라의 덩크나 레이업을 통해 적립된다.

물론 최근 계약을 통해 들어온 케니스 퍼리드(30)가 그 대체 역할을 꽤 해줬지만 카펠라가 보다 역동적이고 날카로운 마무리를 보여줄 수 있는 빅맨이다. 그리고 카펠라가 쉴 때 퍼리드가 나온다면 하든은 계속해서 좋은 파트너를 코트 위에 두게 되는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하든이 전보다 득점 가담을 적게 가질 가능성을 충분히 내다볼 수 있다. 하지만 또 하든의 연속 30득점 이상 기록이 쌓이기 시작할 무렵에도 팀 인원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결국 현재 인원들이 얼마나 별다른 부진 없이 기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러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슈팅 부진만큼은 폴이 털어 내야 휴스턴이 높은 무대에서 진지하게 승리를 욕심낼 수 있을 것이다. ⓒAFPBBNews = News1
▶지속적인 수비 성과의 필요성

최근 카펠라의 공백 동안 휴스턴이 무너졌던 경기들에서는 화력부족 때문인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 수비 붕괴들이 원인이었다. 단신 센터 퍼리드로는 감당하기 힘든 경우들이었다.

올시즌 휴스턴의 성적은 수비에 달려 있다 봐도 됨을 12월 성적을 통해 알 수 있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현재 휴스턴은 100포제션 당 114.3득점과 112.2실점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이들의 성적이 가장 좋았던 달은 100포제션 당 113.4득점은 다른 달보다 낮지만 109.1실점으로 수비가 가장 좋았던 12월이었다.

당시 휴스턴은 11승4패(승률 73.3%)를 거뒀다. 이 시기 즈음에 5연승과 6연승을 통해 휴스턴은 가장 성적에 탄력을 받았었다. 결국 앞으로 휴스턴이 보다 유리한 플레이오프 시작 지점을 택하고자 한다면 카펠라 복귀를 기점으로 수비를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한다.

일단 하든의 이 기록적인 득점 행진을 통해 휴스턴은 31경기 동안 21승10패(승률 67.7%)를 거뒀다. 그동안에 있던 부상들과 부진들을 감안하면 꽤 잘 통과했다 볼 수 있다. 때문에 하든의 고군분투를 선뜻 나쁘게 볼 수 없다.

이제는 팀 전체 전력의 안정화를 통해 하든의 연속 30득점 이상 행진이 언제 끝나더라도 아무런 영향 없이 부드럽게 전진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후반기 가장 큰 향상을 보여줄 팀으로서 휴스턴이 꼽힐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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