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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지난 13일 ‘농구 대통령’ 허재의 두 아들 허웅(DB), 허훈(KT)의 맞대결이 농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허웅, 허훈은 아마추어 시절 삼광초-용산중-용산고-연세대까지 같은 코스를 밟아왔다. 이후 허훈이 프로에 입성한 시기에 허웅이 군입대를 하면서 지금껏 공식경기에서 맞붙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두 선수 모두 서로에게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는 묘한 경쟁 의식을 드러낸 가운데 결국 경기 후 웃은 쪽은 형 허웅이었다. 허웅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24점 6어시스트 5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해 허훈(5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3스틸) 앞에서 자존심을 지켰으며 동시에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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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계의 스타 형제 계보

프로농구에서는 허웅-허훈에 앞서 주목받은 형제들이 제법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조상현-조동현 쌍둥이 형제다.

허 형제와 마찬가지로 조상현-조동현도 연세대까지는 한솥밥을 먹었지만 프로에서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한 팀에서 뛴 적이 없다.

전체 1순위로 화려하게 데뷔한 형 조상현이 동생 조동현과 비교했을 때 좀 더 화려한 길을 걸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동현 역시 근성 있는 플레이를 앞세워 커리어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혼혈 귀화 선수로서 KBL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형제들도 있다.

그 첫 주인공 이승준-이동준 형제는 2007~08시즌 나란히 KBL 코트를 누볐다. 당시 형 이승준은 외국인 선수 자격으로 선발돼 에릭 산드린이라는 이름을 새겼고, 이동준은 귀화를 먼저 마치고 국내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했다.

사진=박대웅 기자
화려한 플레이로 사랑받았던 두 형제는 2015~16시즌 SK에서 마침내 뭉쳐 마지막 불꽃을 태운 뒤 함께 은퇴했다. KBL리그를 떠났지만 3X3으로 전향한 뒤 농구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귀화 혼혈 형제 문태종-문태영은 각각 만 44세, 41세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통산 10시즌째를 뛰고 있는 동생 문태영은 2010~11시즌 한국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올랐고, 문태종은 뛰어난 3점슛 능력을 뽐내며 2013~14시즌 정규리그 MVP에 등극했다.

특히 문태종-문태영은 2013~14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뜨거운 형제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끈 동생 문태영이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하며 시즌 마지막에 미소를 지었다. 단 이승준-이동준과 달리 문 형제는 아직까지 한 팀에서 뛰어보지 못했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2017년 방한했던 스테픈 커리-세스 커리가 널리 알려진 형제 선수다. 물론 기량만 놓고 보면 3점슛을 통해 NBA 역사 자체를 뒤바꾼 형 스테픈이 압도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세스 역시 올시즌 3점슛 정확도를 높이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커리 형제는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에 나란히 출전해 기량을 겨룬다.

이 밖에 파우 가솔-마크 가솔은 나란히 굵직한 NBA 경력을 쌓았을 뿐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두 차례나 조국 스페인에 올림픽 은메달을 안기는 등 환상의 호흡을 뽐냈다.

▶그라운드와 코트, 종목 가리지 않고 활약 중인 형제들

‘뜨거운 형제’가 비단 농구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야구, 축구, 배구 등 여러 스포츠 종목에서도 형제의 자존심 대결 또는 똘똘 뭉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프로야구는 최정-최항, 조동화-조동찬, 박세웅-박세진, 나성범-나성용, 유원상-유민상, 양훈-양현 등이 피를 나눈 형제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KBO에 따르면 형제선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는 총 50명이다.

이 가운데 양승관, 양후승 형제는 1985년 4월9일 리그 최초로 동일 팀 형제 야수 선발 출전해 화제를 모았으며, 이듬해 7월31일에는 동일팀 형제 홈런까지 기록했다. 윤동배-윤형배 형제는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총 5차례나 동일팀 형제 투수 출장 기록을 남겼다.

또한 정명원-정학원은 최초로 형제 투타 맞대결을 펼친 사이이며, 박세웅-박세진은 2016년 4월27일 한 경기에 나란히 등판하기도 했다. 2018시즌에는 최항과 최정이 SK에서 똘똘 뭉쳤으며, 쌍둥이 관계였던 구천서-구재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형제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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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에서는 홍정남-홍정호가 전북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형 홍정남이 원클럽맨으로서 전북을 지켜온 가운데 홍정호가 중국 장쑤 쑤닝에서 임대 영입됐고, 계약이 1년 더 연장 됐다. 두 선수는 2017년 공동모금회에 장학금을 기탁하는 등 훈훈한 선행을 함께하기도 했다.

또한 이창근-이창훈 역시 2017년 제주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으며, 하대성-하성민, 이재성-이재권도 축구계를 대표하는 형제들이다.

특히 축구계는 단순히 두 형제를 넘어 과거 김정남-김강남-김성남-김형남까지 4형제가 함께 축구를 하기도 했으며, 유동춘-유동관-유동우-유동기-유동옥은 그보다 많은 5형제 축구 선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프로배구에서는 이지훈-이지석 형제가 올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나란히 프로 진출의 꿈을 이뤘다. 이민규-이민욱 역시 세터 형제로서 주목을 받아왔고, 마르코 페레이라-알렉스 페레이라 형제는 2107~18시즌 한국 땅에서 뜨거운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형제 관계라 부르지는 않지만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 역시 배구계를 대표하는 한 핏줄이다. 단순히 뛰어난 실력 뿐 아니라 우월한 미모, 흥과 끼가 넘치는 모습을 통해 남자 선수들 이상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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