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커리어 첫 올스타 선정을 맞이한 4년차 가드 디앤젤로 러셀(23·브루클린 넷츠)이 결정적 활약으로 팀의 올스타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막판 러셀은 막을 수 없는 선수였다.

브루클린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클리브랜드 캐벌리어스 원정 경기에서 무려 3차 연장전 끝에 148-139 승리를 따냈다. 3차 연장전에서는 20-11로 크게 앞서며 최종 점수 차가 꽤 났지만 2차 연장전까지는 42득점의 조던 클락슨 등 클리블랜드의 공세를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이런 혈전을 마감한 선수가 러셀이었다. 러셀은 본인의 경기 전체 36득점 중 14득점을 3차 연장전에서 터뜨렸다. 3점슛 2개 포함 야투 6개를 모두 성공시킨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올스타전을 위해 샬럿으로 향하기 전 러셀에게 큰 사기진작의 경기가 나왔다. ⓒAFPBBNews = News1
사실 브루클린이 이번 경기를 3차 연장까지 끌고 간 데에는 러셀의 부진도 한몫했다. 2차 연장까지 러셀은 24회 야투 시도 중 7개(29.1%)만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런 부진을 경기 마지막 시간 동안 깨끗하게 털어냈다.

13일 경기에 들어서기 전까지 브루클린은 3연패와 2연패에 빠지는 등 분위기가 썩 좋지 못했다. 만약 클리블랜드전마저 패했더라면 3연패에다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우울하게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할 뻔했다.

그래도 13일 현재 30승29패(승률 50.8%)로 동부 컨퍼런스 6위에 올라 있는 브루클린은 올시즌 예상을 훌쩍 넘어선 팀들 중 하나로서 존재해왔다. 여기엔 팀의 59경기 중 1경기만 빠지며 활약해온 러셀의 발전이 큰 몫을 차지했다.

▶제때에 맞이한 경기력 상승

현재까지 43.6% 야투율로 평균 20.3득점 6.6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러셀이 올스타 벤치 인원으로서 선정되고 올스타 벤치 인원들 14명 중 9순위로서 드래프트된 데에는 위기에 빠진 팀을 살려온 활약이 큰 영향을 미쳤다.

브루클린은 올시즌 두 번의 큰 고비들을 겪었다. 우선 첫 14경기 동안 47.5% 야투율 평균 18.4득점으로 에이스 역할을 맡아왔던 캐리스 르버트가 11월 중순 큰 다리 부상을 당하며 42경기 연속 공백을 거치다가 최근에서야 복귀했다.

그리고 벤치 가드로서 평균 28.6분 동안 46.1% 야투율로 17.2득점을 기록 중이던 스펜서 딘위디마저 엄지 부상으로 1월말부터 꽤 오랫동안 공백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선수 모두 올시즌 브루클린의 성적에 큰 기여를 해왔다는 점에서 부상 소식이 나올 때마다 브루클린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실제 딘위디가 결장해온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의 불안정한 국면에 빠져 있다.

그래도 이런 위기들 속에서 번뜩이는 활약으로 팀을 이끌어온 선수가 러셀이다. 10월 동안 가진 시즌 첫 8경기 동안 러셀의 40.6% 야투율 평균 15.1득점은 전 시즌의 41.4% 야투율 15.5득점이라는 미지근한 모습의 연장선이었지만 그 뒤로 큰 활약들을 보여줬다.

13일 경기의 36득점 포함 4년차 커리어 동안 30득점 이상을 17경기에 걸쳐 가진 러셀은 올시즌 11월 이후 10경기를 가졌다. 2015~16시즌 2경기, 2016~17시즌 2경기, 2017~18시즌 3경기에 비하면 큰 도약이다.

러셀이 이렇게 폭발적인 경기들을 올시즌 11월 이후 많이 가진 데에는 부쩍 좋아진 점프슛 정확도가 큰 몫을 했다.

▶확연히 구분되는 점프슛 감각 발전

13일 경기 3차 연장전에서 러셀이 모두 성공시킨 6개의 야투 중 레이업이나 덩크는 없었다. 모두 페인트 구역 경계 부근부터 3점 라인 밖까지의 거리 범위에서 던진 점프슛들이다.

그리고 경기 전체의 30회 야투 시도 중에서도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약 2.4m) 안의 거리에서 던진 야투는 7회뿐이었다.

이렇게 러셀의 득점 활동은 주로 중장거리 범위의 점프슛을 통해 이뤄진다. 러셀의 올시즌 전체 야투 시도 1041회 중 781회, 75.0%의 비중이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 이상의 거리에서 나왔다. 그리고 3점 야투의 비중은 41.0%에 달한다.

이런 선수에게 점프슛 정확도는 결정적 변수다. 그리고 올시즌 러셀의 점프슛 정확도는 이전 커리어 어느 때보다도 높은 42.3%다. 이전 시즌들에서는 37% 근처를 맴돌았다. 또한 뱅크슛 적중률 40.0%와 페이드어웨이 적중률 60.9% 등 올시즌 러셀의 좋은 손끝 감각을 숫자를 통해 볼 수 있다.

러셀의 점프슛은 워낙 갑작스레 나오기 때문에 성공했을 때와 실패했을 때의 이미지 간극이 크다. ⓒAFPBBNews = News1
게다가 본인의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29.1%뿐인 러셀은 대부분의 점프슛을 홀로 드리블을 치다가 던지는 유형에 속한다. 이런 선수들이 슈팅에 실패하곤 하면 난사의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 13일 경기 2차 연장까지의 러셀이 그랬다.

러셀이 올시즌 큰 발전을 이룬 부분이 드리블 중의 외곽 점프슛 정확도다. 10피트(약 3m) 밖에서 던지는 드리블 중의 2점 야투 점프슛 정확도가 올시즌 현재 48.1%이며 3점 야투는 35.8%다. 전 시즌의 경우 드리블 중 던지는 10피트 밖 2점 야투 적중률이 45.2%였으며 3점 야투는 29.2%였다.

▶러셀에게 중요한 올시즌

올시즌 브루클린은 크게 향상된 선수들을 세 명이나 봤다. 르버트와 딘위디에 더해 러셀이 그 한 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시즌을 28승54패(승률 34.1%)로 마감했던 팀이 현재 5할 이상의 승률을 이룩하고 있다.

이런 브루클린이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이루기 위해서는 러셀의 활약이 계속해서 필요하다. 르버트는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편이고 딘위디도 한 달여의 공백이 예상된다.

그리고 러셀 개인 입장에서는 올시즌이 신인 계약 마지막 년도다. 7월이 되면 제한적 프리 에이전트로서 브루클린과 다른 팀으로부터의 계약 제시를 받게 된다. 때문에 올시즌을 어떻게 마감하느냐는 브루클린 팀에게나 러셀 개인에게나 정말 중요하다.

2015년 NBA 드래프트 때 LA 레이커스가 전체 2순위로 호명했던 러셀에게는 큰 기대가 쏟아졌었다. 대학 시절 3점슛과 경기 운영 등 번뜩이는 면모를 보여줬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을 프로에서 잇는 데에는 한동안 고전을 치러야 했다.

그런 러셀은 2시즌을 마감하고 2017년 여름 쫓겨나다시피 브루클린으로 트레이드됐다. 팀 내 갈등도 한몫했지만 러셀의 미지근한 성과도 분명 한몫했다. 이런 과거를 깨끗이 털어버릴 기회가 올시즌 다가왔다. 시즌 막판까지 혹은 플레이오프까지 러셀의 점프슛 감각이 날서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