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더블에 관련한 또 하나의 신기록이 러셀 웨스트브룩(31·오클라호마시티 썬더)으로부터 나왔다. 그리고 그 신기록이 소속팀의 강력한 진군 속에 나와 더 큰 의미를 갖게 됐다.

오클라호마시티가 120-111로 승리한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상대 경기는 화제 거리들을 꽤나 쏟아냈다. 우선 최근 본격적인 MVP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폴 조지(29)가 커리어 3번째이자 시즌 첫 트리플더블을 47득점 10어시스트 12리바운드라는 거대한 숫자로 작성했다.

여기에다 한국 리그에서 활약했던 디온테 버튼(25)이 처음 맞이한 NBA 커리어 시즌 중 가장 많은 26분 출전 및 18득점을 기록하며 한국 농구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벤치 인원으로서 3개의 3점슛 포함 77.8% 야투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또 하나라면 웨스트브룩의 21득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 트리플더블이다. 이렇게 조지와 웨스트브룩은 같은 경기에서 동료들끼리 동시에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NBA 역사 10번째 사례이자 올시즌 2번째 사례를 남겼다. 올시즌 12월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와 론조 볼이 남겼던 적이 있다.

올시즌 득점 부문 기록은 크게 쳐졌지만 여전히 리바운드 등 웨스트브룩의 부지런함과 에너지는 오클라호마시티의 경기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또한 이번 웨스트브룩의 트리플더블은 10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이다. 이는 종전 공동 최고 기록을 공유했던 윌트 체임벌린의 9경기 연속을 뛰어 넘은 NBA 역사 최장 연속 트리플더블 기록이다.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1961~62시즌 오스카 로버트슨의 시즌 트리플더블을 넘어 웨스트브룩은 2016~17시즌 및 2017~18시즌 2시즌 연속 평균 트리플더블로 마감했다. 그리고 올시즌 현재에도 평균 21.2득점 11.2어시스트 11.1리바운드로 3시즌 연속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리고 종전 로버트슨을 넘어선 신기록이 또 하나 있다. 2016~17시즌 웨스트브룩의 42경기 트리플더블은 1961~62시즌 로버트슨의 41경기를 넘어선 NBA 기록이다.

이런 트리플더블 관련 기록들의 신기원에 도달하고 있는 웨스트브룩의 활약이 최근 돋보이고 있는 이유는 단순한 숫자 차원 때문만은 아니다. 팀의 계속된 승전보에 기여하고 있는 트리플더블들이기 때문이다.

▶10경기 연속 트리플더블 동안 OKC의 9승1패 전적

12일 현재 37승19패(승률 66.1%)로 서부 컨퍼런스 3위에 올라 있는 오클라호마시티는 1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3.5경기차이며 2위 덴버 너겟츠와는 1경기차로 제법 바짝 쫓고 있다. 그리고 12일에 꺾은 4위 포틀랜드와는 4경기차의 넉넉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이런 고지에 올라선 데에는 최근의 훌륭한 전적 덕분이다. 1월20일부터 12경기 동안 7연승과 4연승을 이루며 11승1패의 드높은 기세를 유지 중이다. 1월19일에는 4위와 0.5경기차 뒤진 5위 오클라호마시티였다.

이런 좋은 분위기 속에 나온 기록이 웨스트브룩의 10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이다. 최근 10경기 동안 웨스트브룩의 기록이 평균 19.7득점 13.8어시스트 13.2리바운드 1.5스틸 0.7블록이다. 그리고 소속팀이 11승1패를 거둔 12경기 동안 기록은 평균 19.6득점 12.8어시스트 12.7리바운드 .13스틸 0.6블록이다.

시즌 평균 21.2득점 11.2어시스트 11.1리바운드와 비교해 득점은 하락한 한편 리바운드와 어시스트가 상승한 양상이다. 이는 올시즌 웨스트브룩의 컨디션을 봤을 때 옳은 선택이다. 득점 가담은 줄이는 한편으로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로 팀의 에너지를 살리는 데에 집중하는 편이 더 낫기 때문이다.

▶웨스트브룩의 슈팅 컨디션 하락을 메우고 있는 동료들

올시즌 웨스트브룩의 41.2% 야투율은 신인 시즌의 39.8% 이후 가장 낮다. 그리고 경기 당 4.5회나 시도하는 3점슛의 24.4% 성공률은 분명 좋지 못한 정확도다.

게다가 11시즌 커리어 자유투 성공률이 80.5%인 선수가 올시즌에는 유독 가장 낮은 65.1%를 기록하면서 확연한 슈팅 컨디션 하락을 시사하고 있다. 2번째로 가장 낮았던 73.7%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에는 시간이 흐르며 회복세를 가졌지만 올시즌에는 70%를 넘긴 달이 아예 없다.

이런 슈팅 정확도를 가진 선수가 에이스의 득점 가담을 가진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없다. 평균 34.6분 동안 경기 당 24회 야투 시도와 10.4회 자유투 시도라는 단위 시간 당 득점 참여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6~17시즌만큼 올시즌에도 웨스트브룩이 득점에 가담했더라면 현재의 성적은 불가능했을 터다.

이런 웨스트브룩의 부정확한 슈팅을 동료들이 크게 상쇄해주고 있다. 오히려 오클라호마시티의 올시즌 야투율은 최근 3시즌 중 가장 높을 정도다.

웨스트브룩-조지 사이의 돈독한 관계에 더해 오클라호마시티의 현재 결속력은 매우 높은 단계에 있어 보인다. ⓒAFPBBNews = News1
야투율 리그 순위에서 2016~17시즌 17위(45.2%)와 2017~18시즌 18위(45.3%)를 기록했던 오클라호마시티는 올시즌 12일 현재 15위(46.2%)에 있다. 수치상으로 차이는 크지 않지만 최근의 기세를 보자면 꽤 고무적이다.

11승1패를 기록한 최근 12경기 동안 오클라호마시티는 48.9%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이는 해당 기간 동안 리그 5위에 달하는 야투율이다. 그리고 고질적 약점으로 존재해왔던 3점슛 부문에서 이들은 최근 12경기 기간 동안 리그 최고의 44.1%를 기록 중이다.

놀라운 것은 오클라호마시티가 1월19일까지는 리그 30위의 3점슛 성공률(33.1%)을 기록했던 팀이라는 사실이다. 여전히 웨스트브룩은 최근 12경기 동안 39.9%의 야투율과 25.6%의 3점슛 성공률로 슈팅 부진에 빠져 있지만 49.2% 야투율 및 49.3% 3점슛 성공률의 조지를 비롯해 동료들의 슈팅 컨디션이 정점에 달해 있다.

▶팀이 잘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웨스트브룩의 어시스트

올시즌 웨스트브룩은 출전했던 48경기 중 12월말의 2경기를 제외하고 46경기 모두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즉 트리플더블의 관건은 어시스트와 리바운드에 달려 있다.

올시즌 현재까지 웨스트브룩은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33경기에서,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30경기에서 가졌다. 올시즌 트리플더블 경기를 총 23경기 가진 이 포인트 가드에게 오히려 리바운드보다 어시스트가 더 트리플더블 작성에 결정적인 변수인 셈이다.

최근 12경기 동안에도 웨스트브룩은 득점 및 리바운드에서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대신 어시스트는 최근 10경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그 전의 두 경기에서는 6어시스트 및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웨스트브룩이 최소 11어시스트에서 최다 16어시스트까지 기록한 최근 10경기 동안 오클라호마시티는 큰 슈팅 호황을 누렸다. 48.8% 야투율에 3점슛 성공률은 44.0%다. 그리고 웨스트브룩이 9어시스트를 기록한 1월22일 뉴욕 닉스전에서는 팀이 54.2% 야투율에 51.7%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웨스트브룩이 최근 10경 동안 기록한 총 138어시스트 중 58어시스트가 동료의 3점 야투 성공을 통해 나왔다. 즉 적지 않은 비중이 동료의 원거리 슈팅 감각에 달렸었다는 뜻이다.

▶좋은 팀 분위기

12일 경기 마지막 오클라호마시티의 120득점을 채운 웨스트브룩의 3점슛은 정면 외곽에 있던 조지가 윙 쪽 3점 라인 너머에 있는 웨스트브룩에 건넨 패스를 통해 나왔다. 즉 조지의 트리플더블은 웨스트브룩의 3점슛 성공을 통해 완성됐다.

그 3점슛을 성공시키고 난 직후 웨스트브룩과 조지는 공중에서 몸을 부딪치는 자축을 가졌다. 올시즌 서로에 대한 칭찬을 자주 보내고 있는 두 선수 간의 결속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또한 팀원들 간의 분위기도 좋다.

여기에는 강력한 득점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조지의 활약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시즌 평균 19.4회 야투 시도에서 최근 10경기 동안 17회로 줄인 한편 보다 많은 리바운드와 어시스트에서 볼 수 있듯이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동료들을 바라본 웨스트브룩의 기여도 한 축을 담당했다.

즉 2016~17시즌 MVP를 차지하게 만들었던 시즌 트리플더블이 웨스트브룩의 개인적 대단함을 증명한 숫자였다면 올시즌의 트리플더블은, 최근 10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은 오클라호마시티가 가지고 있는 팀으로서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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