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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써 낸 여자컬링 ‘팀 킴’이 2022 동계 베이징올림픽을 향해 순항중이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은 12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여자일반부 8강전에 출전, 부산광역시를 19-2로 꺾고 4강 고지에 오르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은메달의 위엄을 선보였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으라 한다면 역시‘팀 킴’의 트레이드 마크인“영미”하고 소리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쉽게도“영미”하고 외치는 소리는 당분간 듣기 힘들 듯하다. 스킵(주장)을 맡았던 '안경선배' 김은정이 결혼 후 임신하면서 팀내 역할 변화가 생겼기 때문.

서드 겸 바이스 스킵이던 김경애가 스킵으로 나섰으며 김영미와 김선영은 그대로 리드, 세컨드를 맡아서 했고, 후보 선수이던 김초희가 서드 자리를 채웠다.

지난해 8월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춘천시청에 패해 태극마크를 넘긴 뒤 약 6개월 만에 치른 복귀전인 만큼 부담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평창 동계올림픽의 간판스타 김은정의 부재에도 불구하고‘팀 킴’보란 듯이 대승을 거두며 부활을 예고했다.

그간 ‘팀 킴’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광고 촬영과 각종 인터뷰, 방송 촬영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팀 킴은 지난해 11월 지도자 가족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폭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 숨겨졌던 ‘팀 킴’의 고통이 드러난 것이다.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대회 출전은커녕 훈련도 제대로 못 하던 ‘팀 킴’은 김경두, 김민정, 장반석 등 기존 지도자들이 일선에서 물러난 지난해 12월에야 의성컬링장에서 훈련을 재개할 수 있었다.

폭로 이후 인터뷰에 묵묵부답이었던‘팀 킴’은 이날 동계체전에서 기량을 뽐낸 뒤 “이기려고 하지 않고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역할 변화에 대해 김경애는 “오랜만에 스킵을 해서 즐기면서 하고 싶었지만, 즐기기보다는 샷에 집중했다. 결승까지 한 샷 한 샷 더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임명섭 코치와 함께 경기를 지켜본 김은정은 “밖에서 경기를 보는 것은 몇 번 안 해봐서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연습 경기를 하면서 마음을 잘 정리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팀원들에게 최대한 도움을 많이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대신해 스킵 자리를 대체한 김경애에 대해 김은정은 “경애는 샷이 완벽하다. 결정을 빨리빨리 하는 것도 장점이다. 아이스 리딩과 팀에서 선수들을 잘 다루는 것 정도를 조금 보완하면 될 것 같다”며 언니답게 덕담을 얘기했다.

이에 김경애는 “그동안 은정 언니가 어떻게 하는지 많이 보고 배웠다. 언니와 비슷하게 하려고 따라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임명섭 코치는 “동계체전도 준비했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이다. 지금의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걸 과정이라 생각하며 차근차근 쌓아 올리겠다”며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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