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경기의 짜릿한 역전 결승 버저비터도 큰 힘이 되지 못한 것일까. LA 레이커스가 또 대패를 당했다.

레이커스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게 120-143, 23점차 대패를 당했다. 2쿼터엔 리드도 잡아보고 3쿼터엔 4점차까지도 따라가 봤지만 4쿼터에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양상이 펼쳐졌다.

물론 최근 필라델피아는 트레이드를 통해 LA 클리퍼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토바이어스 해리스를 들이며 큰 전력 보강을 기했다. 때문에 필라델피아가 너무 강한 상대방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레이커스 기준으로 보자면 사타구니 부상으로 17경기 연속 결장했던 르브론 제임스(35)가 최근 복귀했음에도 경기력이 크게 나아지지 못하는 느낌이다. 제임스가 복귀한 최근 4경기에서 2승2패를 거뒀는데 두 번의 신승과 두 번의 대패였다.

플레이오프에서 제임스를 보지 못할 가능성을 이제 마냥 무시할 수 없게 됐다. ⓒAFPBBNews = News1
11일 현재 28승28패(승률 50.0%)의 레이커스는 서부 컨퍼런스 10위에 그쳐 있다. 제임스의 연속 결장 직전까지 20승14패(승률 58.8%)로 컨퍼런스 4위까지 올라 있던 팀으로서 꽤 큰 추락을 겪었다.

만약 앞으로 반등을 이루지 못한다면 3년차부터 1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다 8시즌 연속 NBA 파이널에 진출했던 제임스의 플레이오프 커리어에 제동이 걸린다. 현재 8위 팀과 2.5경기차이기 때문에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최근의 경기력은 반등을 예상하기 힘들다.

레이커스는 클리퍼스와 함께 그래미 시상식과 맞물리며 3일부터 5경기 연속 LA의 스테이플스 센터를 떠나 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 속에 있다. 이런 속사정은 고려할 만하지만 그 4번째 일정까지 거둔 1승3패 속 평균 -19.5점차 적자는 심상치 않다.

현재 레이커스가 보이고 있는 문제는 무엇일까. 반등의 가능성은 있을까.

▶갈피를 못 잡는 수비

6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전에서 레이커스는 94-136, 42점차 대패를 당했다. 42점차 패배는 제임스의 16년차 커리어 중 최악의 대패이며 레이커스 구단 역사에서는 8번째로 큰 점수 차의 패배였다.

94득점은 올시즌 현재까지 레이커스의 경기들 중 4번째로 낮은 득점이며 136실점은 연장까지 가지 않은 경기들 중 2번째로 가장 큰 실점이다.

그리고 4쿼터까지의 정규 시간 안 가장 큰 실점이 11일 필라델피아전의 143실점이다. 8일 보스턴전도 마지막 라존 론도(33)가 공격 리바운드 후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129-128, 1점차 승리를 챙겼지만 많은 실점은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원정길에 올라 있는 레이커스는 많은 출혈을 보였다. 연장까지 간 1일 클리퍼스전의 120실점 포함 제임스가 복귀한 후의 4경기에서 나온 평균 131.8실점은 분명 좋지 못한 신호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허용한 평균 135.7실점 안에는 이들이 상대에게 쉬운 기회를 너무 많이 허용하고 있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실제 경기 안에서 레이커스는 상대에게 많은 오픈 3점슛 기회들을 허용했고 상대방들은 42.1%에서 55.9%에 달하는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11월 홈에서 인디애나를 8점차로 꺾었던 레이커스가 인디애나 홈에서는 시즌 중 가장 큰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AFPBBNews = News1
11일 레이커스는 66.7% 야투율로 39득점을 올린 카일 쿠즈마(24)의 기여를 봤지만 결국 37득점을 올린 상대방 센터 조엘 엠비드와 각자 22득점 및 21득점을 올린 해리스와 JJ 레딕에게 당하고 말았다. 이 세 명은 합쳐서 57.1%의 성공률로 8개의 3점슛을 적중시켰다.

레이커스는 안쪽 수비에 집중하다 상대에게 오픈 3점슛 기회를 많이 주기도 했고 외곽 수비에 신경 쓸 때면 돌파 공격을 자주 허용하는 딜레마를 겪었다. 즉 선수들의 집중도와 에너지가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NBA닷컴에 따르면 컨퍼런스 4위까지 올라가 있던 12월26일까지 레이커스는 100포제션 당 106.5실점으로 리그 10위의 수비지표를 기록하고 있었다. 반면 그 뒤로는 100포제션 당 111.4실점을 허용했고 2월의 5경기 동안엔 122.8실점에 달했다.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까

최근 레이커스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앤써니 데이비스를 두고 트레이드 논의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브랜든 잉그램(22), 쿠즈마, 론조 볼(22), 조쉬 하트(24) 등의 젊은 유망주들을 트레이드에 포함시키겠다고 제시했지만 결국 뉴올리언스의 의사소통 단절에 막혔다.

결국 레이커스의 트레이드는 마이클 비즐리와 이비차 주바치를 클리퍼스에 보내고 마이크 머스칼라(28)를 받는 거래로 끝나면서 선수단의 분위기에 안 좋은 영향만 간 인상을 줬다. 어쩌면 현재 레이커스가 보이고 있는 수비 붕괴도 그 영향일 수도 있다.

개인별 기록은 그렇게 나빠지지 않았지만 최근 공격에서의 레이커스는 턴오버 등 어수선한 장면들이 나오며 상대의 쉬운 역습을 허용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현재 레이커스가 연속된 원정길에 올라 있음을 감안할 수도 있지만 2월 전까지 레이커스는 원정에서의 수비지표에서 리그 7위(108.4)에 올라 있던 팀이다. 다만 원정의 변수를 떠나 최근 상대한 4팀 모두 리그 8위 안에 드는 강팀들인 것은 감안할 수 있다.

때문에 오는 13일 애틀란타 호크스 상대 원정에서 레이커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공격지표 리그 29위(102.4)의 애틀란타를 상대로도 허물어진 수비를 보인다면 분명 경종이 울릴 만하다. 올스타 휴식기 전의 마지막 일정이기도 한 애틀란타전은 레이커스에게 분명 심기일전이 필요한 경기다.

올스타 휴식기를 거치며 제임스와 나머지 선수들의 컨디션이 회복이 되고 분위기도 회복이 된다면 나아질 가능성은 있다. 다만 올스타 휴식기 뒤에 남은 25경기 중 15경기가 11일 현재 레이커스보다 성적이 좋은 팀들을 상대로 배정됐다.

즉 어느 정도 나아진 정도로는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떨어진다. 올시즌 마감까지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다음 시즌 선수단 구성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플레이오프진출 실패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들은 컨퍼런스 4위까지 올라갔던 12월말의 그 위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리그 상위권의 수비지표를 기록했던 그때로 돌아가기 위해선 제임스와 동료들의 호흡이 지금과 같아서는 안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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