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지나간 가운데 리그 전체에는 많은 트레이드들이 일어났다. 2월의 시작과 함께 최근 1주일여의 기간 동안 20건 가량의 트레이드들이 나왔다.

사실 최근 가장 NBA 팬들과 매체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던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앤써니 데이비스 트레이드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프시즌이 시작되는 7월 이후에 다시 점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 무렵 가장 두드러진 경향은 동부 컨퍼런스 상위 팀들이 각자 전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8일 현재 1위 밀워키 벅스와 2위 토론토 랩터스, 그리고 5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그 주인공들이다.

최근 2연패 동안 순위 하락이 있었지만 필라델피아도 3위 자리를 오래 유지해왔음을 감안하면 동부 정상권의 팀들이 모두 나름의 전력 강화를 위한 가속 페달을 밟은 셈이다. 그렇다면 동부 컨퍼런스에서 가장 큰 재능을 가진 이 세 팀은 또 어떤 재능을 들여온 것일까.

니콜라 미로티치의 가세로 리그 1위 밀워키는 더욱 위력을 더할 수 있게 됐다. ⓒAFPBBNews = News1
▶3점슛 선호를 더욱 강화시킨 밀워키

지난 시즌을 44승38패(승률 53.7%), 컨퍼런스 7위로 마감했던 밀워키가 올시즌 현재 40승13패(승률 75.5%)로 리그 1위의 자리에 올라 있는 데에는 두 가지 큰 변화들이 작용했다.

우선 강력한 수비 팀으로 변모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전 시즌 100포제션 109.1실점으로 수비지표 리그 18위로 마감했던 밀워키는 올시즌 현재 1위(103.7)로 도약해 있다. 그리고 또 하나가 돌파와 3점슛을 훌륭하게 조합해 공격력을 증폭시켰다는 점이다.

올시즌 현재 밀워키는 리그 5번째로 많은 경기 당 50회의 드리블 돌파를 펼치는 한편으로 리그 2번째로 많은 37.6회의 3점슛 시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전략의 큰 그림을 바탕으로 전 시즌 공격지표 리그 10위(108.8)였던 밀워키는 올시즌 4위(113.6)위로 상승했다.

이런 팀에 올시즌 본인의 야투 시도 중 56.8% 비중을 3점 구역에서 던지는 니콜라 미로티치(28)가 들어왔다. 8일 밀워키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및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미로티치를 들여왔다.

미로티치 한 명을 얻기 위해 밀워키는 쏜 메이커와 제이슨 스미스, 그리고 4장의 드래프트 2라운드 픽들을 보냈다. 비중이 적은 선수들과 2라운드 픽들을 통해 유능한 포워드 자원을 얻었다는 점에서 나름의 성과다.

올시즌 뉴올리언스에서 경기 당 7.2회의 3점슛 시도 중 36.8%만큼 성공시킨 미로티치는 3점슛을 크게 활용하고 있는 밀워키에게 훌륭한 조각이 될 수 있다. 208cm 신장을 통해 파워 포워드로서 많이 뛰었기 때문에 211cm 신장 야니스 아데토쿤보와 포지션이 겹칠 수도 있지만 아데토쿤보가 활동 반경이 크기 때문에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시즌에도 2월에 트레이드됐던 미로티치는 뉴올리언스가 성적 약진을 이루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연승 스윕의 파란을 일으키는 데에 큰 역할을 했었다. 3점슛 외에도 인사이드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격수이자 허술하지 않은 수비수로서 분명 도움이 될 면모를 갖췄다.

▶프랜차이즈 센터를 들여온 토론토

2008~09시즌 NBA 데뷔 이후로 줄곧 멤피스 그리즐리스 한 팀에서만 뛰어 왔던 센터 마크 가솔(34)이 결국 향하게 된 곳이 40승16패(승률 71.4%) 동부 컨퍼런스 2위 토론토다.

가솔도 데드라인을 거의 앞에 두고 트레이드가 됐으며 토론토가 가솔 한 명을 얻기 위해 보낸 자산들이 꽤 된다. 요나스 발란츄나스, 델론 라이트, CJ 마일스, 그리고 2024년 드래프트 2라운드 픽이 멤피스로 향했다.

2012~13시즌 올해의 수비수 가솔의 존재는 상대방의 빅맨 수비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가솔과 같은 포지션인 센터 발란츄나스를 포함 멤피스로 간 선수 3명 모두 올시즌이 끝나면 프리 에이전트로서 나갈 수 있다. 젊은 유망주들을 내주지 않으면서 가솔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토론토가 나름 성과를 거뒀다 볼 수 있다.

올시즌 현재 44.4% 야투율로 평균 15.7득점을 올리고 있는 가솔을 두고 유능한 득점원이라 칭하긴 어렵다. 코트 어느 곳에서도 슛할 수 있는 선수지만 그 효율성에 있어선 토론토에 있는 다른 공격수, 특히 크게 활약 중인 다른 빅맨들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대신 올시즌 현재 커리어 최고에 해당하는 평균 4.7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가솔에게는 코트를 읽는 눈이 있다. 바로 즉시에 결정적 기회를 가진 동료 외에도 두어 번의 패스를 통해 기회를 갖게 되는 동료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또한 가솔이 크게 기여할 부문이 수비다. 216cm 신장 가솔이 림에서 버티고 있을 때의 장벽 역할은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기동성 측면에서 상대방이 빠른 스몰 라인업을 내세웠을 때는 고전을 겪을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올시즌 토론토는 파스칼 시아캄-서지 이바카의 빅맨 조합을 통해 큰 효과를 봤다. 각자 현재까지 1경기 및 4경기 결장만을 거친 시아캄-이바카 조합은 38승13패를 조합해내며 훌륭한 궁합을 보여줬다.

여기에서 가솔이 정규 주전 센터로 나선 이바카를 밀어낼 가능성보다는 벤치를 이끌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상대방 라인업에 따른 융통성 측면에서 이바카가 더 좋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 시점에서 가솔이 합류한 것은 토론토의 라인업 유동성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새 판을 짠 필라델피아

시련의 시기를 거쳐 조합해낸 벤 시먼스-조엘 엠비드 듀오 이후로 필라델피아는 큰 약진을 이뤘지만 다시 또 정체에 빠진 감이 있었다. 아직 년차가 적은 저 두 선수들이 확실하게 이끌어나가기엔 필라델피아의 선수층이 두껍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즌 초 이뤘던 지미 버틀러 트레이드는 믿음직한 승부사를 얻어낸 대신 선수층 깊이를 더욱 얕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2월 동안 필라델피아는 활발한 움직임을 가졌다.

우선 206cm 신장 포워드 토바이어스 해리스(27)를 얻어낸 6일 트레이드를 통해 경기를 이끌어나갈 재능의 깊이를 더했다. 랜드리 샤멋, 윌슨 챈들러, 마이크 머스칼라와 2장의 드래프트 1라운드 픽들과 2장의 2라운드 픽들을 LA 클리퍼스에 보냈지만 해리스에 더해 보반 마리아노비치(31)와 마이크 스캇(31)도 얻어냈다.

다양한 공격 기술을 갖춘 해리스는 필라델피아의 공격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필라델피아는 휴스턴 로켓츠에 2라운드 픽 교환 권리를 주는 대신 제임스 에니스(29)를 들였다. 휴스턴에서 14경기 결장도 거쳤고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에니스의 추가는 윙 포지션 쪽의 선수층을 늘린 의미가 있다.

그리고 2017년 드래프트 1순위 마켈 펄츠(21)와 끝내 이별하는 절차도 밟았다. 올시즌 단 19경기만을 치른 펄츠는 그간의 불안정한 슈팅 폼이 결국 어깨 신경 손상으로 인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재활 중에 있었다.

펄츠의 미래에 대한 미련은 있지만 결국 필라델피아는 올랜도 매직으로부터 조나단 시먼스(30)와 함께 1라운드 픽과 2라운드 픽 각각 1장씩을 받으며 이별을 택했다. 올시즌 36.4% 야투율의 큰 부진을 겪고 있는 시먼스보다는 선수단 자리 여유와 미래의 자산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 보면 필라델피아는 해리스의 가세로 스타 라인업의 위력은 매우 강해졌다. 다만 이 스타들의 뒤를 받치는 조력자들의 깊이는 약해졌거나 그대로다. 어쩌면 플레이오프를 바라본다면 이런 전략이 더 나을 수도 있다. JJ 레딕까지 주전 라인업만큼은 남부럽지 않다.

현재 34승20패(승률 63.0%)로 5위까지 내려온 필라델피아가 나머지 시즌 기간 동안 플레이오프 상위 시드를 얻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더욱 강해진 밀워키와 토론토를 상대로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남아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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