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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한국 여자배구 하면 빠질 수 없는 이름 석 자가 있다. 김연경(31·엑자시바시)이다.

19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서 나오는 맹렬한 스파이크, 공격이 먹히지 않으면 시원하게 '식빵'을 외치는 자신감, 여기에 예능에 나와 숨겨진 매력까지 마음껏 보여준 한국 여자배구 최고의 스타가 바로 김연경이다.

실력마저 세계적 수준이다 보니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에 너무 많이 의존했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모든 전략이 김연경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자연스레 김연경이 막히면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주포 김연경이 막히면 또다른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는, 향후 김연경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차세대 에이스, 그리고 스타가 필요하다. 그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선수가 바로 이재영(23·흥국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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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시절부터 일찌감치 주목 받은 이재영

진주선명여고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팀으로 발탁, 일찌감치 에이스의 자질을 보여줬던 이재영은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향후 여자 배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를 받았다. 예상대로 2014-2015시즌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을 받으며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초년생이지만, 강력한 공격력이 일품이었다. 높은 도약에서 뻗어져 나오는 강력한 스파이크는 이미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물론 약점도 있었다. 수비였다. 특히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이 상당한 여자 배구에서 토종 윙 공격수의 수비 능력은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리시브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보니 상대 팀에서 이재영을 타깃으로 조준, 매번 목적타 서브를 넣으면서 그를 흔들었다. 고교 시절에는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속도와 구질의 서브가 집중적으로 날아오다 보니 실점이 많아졌고 이는 자신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기복을 끊고 반등했지만, 이미 봄배구와 멀어진 상황이었다. 초반에 심어준 강력한 이미지 덕에 신인왕 타이틀은 따냈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하긴 어려운 시즌이었다. 본격적으로 팀 내 핵심 공격수로 두각을 드러낸 것은 2년차였던 2015-2016시즌이었다.

득점 부문에서 전체 7위, 토종 선수 중에서는 1위를 기록하며 팀 공격의 중심이 됐고 1년 차에 보여준 수비에 대한 아쉬움도 당당하게 극복했다. 또한 처음으로 봄배구를 경험하면서 선수로 더욱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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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시련 모두 겪은 프로 4년차, 더욱 탄탄해진 에이스

프로 3년차였던 2016-2017시즌, 이재영은 더욱 일취월장했다. 약점이었던 리시브는 비시즌 내내 훈련에 매진한 덕에 리그 정상급 수준이 됐다.

서브 리시브에서 전체 1위(세트당 3.86개), 득점 479점으로 리그 전체 6위이자 토종 1위를 기록, 공수 모두 능한 공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업은행에 패했지만, 팀의 정규시즌 우승과 MVP 타이틀 획득까지 이재영에게 가장 행복한 한 해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한 시즌도 지나지 않아서 팀이 무너졌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간 팀 공격이 깨졌고 이제는 이재영이 유일한 옵션이 됐다. 공격과 수비, 서브까지 이재영은 쉬지 않고 뛰었다.

여러 기록들이 직전 시즌에 비해 떨어졌고 이재영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게 직전 정규리그 우승 팀이 꼴찌로 추락했다. 소녀가장, 이재영에 딱 어울리는 말이었다.

최고와 최악을 모두 경험했다. 2018-2019시즌, 이재영은 이제 명실상부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공격수가 됐다. MVP를 따냈던 2016-2017시즌보다 더욱 강해졌고 단순히 공수 모두 다 능한 선수를 넘어 해결사 능력, 여기에 기복이 없는 플레이를 갖춘 에이스라는 칭호까지 얻어냈다.

7일 현재 소속팀 흥국생명의 선두를 이끌고 있으며 퀵오픈 성공률 리그 전체 1위(49.07%), 득점 리그 전체 3위(482점) 등 공격뿐 아니라 리시브 성공률도 전체 8위(44.08%), 디그도 세트당 4.135개로 리그 7위에 랭크 중이다.

특히나 올해는 경기가 뒤집히거나 밀리는 상황에서 다시금 추격을 시도하는 능력과 이기고 있을 때 달아나는 능력, 경기 전체 양상을 뒤집을 수 있는 집중력 등 이제는 평범한 선수를 넘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진화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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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자질까지 갖춘 이재영, 포스트 김연경도 무리 아니다

이재영은 눈에 띌 정도로 큰 키는 아니다. 배구 선수로는 크다 할 수 없는 180cm에 약간 못 미치는 178cm다. 하지만 탁월한 점프력에서 비롯된 날카로운 스파이크와 코스 공략은 점점 더 무르익고 있다. 이미 국가대표로 뛴 경험도 많기에 태극마크도 익숙하다.

지난 2012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월드 그랑프리 8위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아시아선수권 대회 2위, 2016년 리우올림픽 5위, 2017년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 6위, 그리고 2018년 FIVB 여자배구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 1위까지 고등학교 시절부터 프로 4년 차까지 매년 국가대표 경험을 쌓았다.

경험도 경험이지만 이소영, 강소휘, 박정아 등 대표팀의 다른 윙 공격수로 꼽히는 이들은 각자의 장점을 확실히 갖고 있지만 김연경과 좌우 날개를 맞출 수 있을 정도의 공격력을 놓고 본다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공격과 수비에서 수준급, 여기에 해결사 능력과 기복 없는 플레이까지 보여주고 있는 이재영이 '김연경'의 다음 옵션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여기에 스타성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데뷔 2014-2015년부터 3년 연속 올스타전 세리머니 상을 가져갔다. 특유의 과감한 댄스로 팬들의 시선을 완벽하게 사로잡았고 지난 1월 20일에 열린 2018-2019년 올스타에도 선정, 여자 최우수선수상(MVP)까지 수상하기도 했다.

이재영은 시종일관 통통 튄다. 감정 표현에 능하다. 이기면 기뻐하고 패하면 그만큼 슬퍼한다.

이제는 에이스라는 책임감도 자신의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그는 "사람들이 에이스, 에이스 하니까 정말 에이스처럼 하고 싶고 팀의 중심의 되고픈 마음이 생긴다. 더 열심히 하다보니 게으름도 안 피우게 된다"라고 말한다.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은 김연경의 사실상 마지막 국가대표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연경 이후의 시대, 이재영이 그 중심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분석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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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2/09 05: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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