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연패로 동부 컨퍼런스 5위까지 내려온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게서 큰 움직임이 나왔다. 이로써 다시 한 번 이들의 우승에 대한 욕심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는 LA 클리퍼스와의 트레이드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우선 클리퍼스에서 필라델피아로 토바이어스 해리스(27), 보반 마리아노비치(31), 마이크 스캇(31)이 향한다.

그리고 클리퍼스로는 랜드리 샤멋, 윌슨 챈들러, 마이크 머스칼라와 함께 2020년 필라델피아의 드래프트 1라운드 픽과 마이애미로부터 받은 2021년 1라운드 픽, 2021년 및 2023년의 2라운드 픽이 가게 된다.

즉 요약하자면 필라델피아는 향후 다수의 드래프트 픽들을 대가로 올시즌이 계약 마지막 해인 해리스를 얻는 데에 집중했다고 보면 된다. 해리스는 올시즌 현재 평균 20.9득점 7.9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서부 컨퍼런스 8위 클리퍼스를 이끌어왔다.

주전과 벤치의 기량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여 왔던 필라델피아에게 해리스의 가세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AFPBBNews = News1
클리퍼스는 다가오는 여름 프리 에이전트가 되는 해리스보다 더 큰 슈퍼스타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해리스를 보내면서 다수의 드래프트 픽들을 받아낸 것은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볼 수 있다.

반면 필라델피아 측은 해리스와 함께 올시즌 안에 트레이드를 통해 들인 지미 버틀러(30)도 계약 마지막 년도에 있다. 현재까지 나온 소식으로 필라델피아는 해리스 및 버틀러와의 재계약을 통해 조엘 엠비드(25) 및 벤 시먼스(23)까지의 핵심 4인조를 줄곧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6일 토론토 랩터스전에서 107-119로 패하면서 필라델피아는 플레이오프를 감안했을 때 여러모로 안 좋은 국면에 빠져 있었다. 과연 이번의 트레이드는 현재 필라델피아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푸는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선수층 깊이에 있어 문제를 보여 왔던 필라델피아

최근 필라델피아는 5연승 포함 최근 전적 9승1패의 보스턴 셀틱스에게, 그리고 에이스 빅터 올라디포의 부상 공백에도 3연승을 이룬 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 순위 추월을 당했다.

저 두 팀의 공통점은 선수층의 깊이다. 보스턴이 한때 헤매긴 했지만 결국 주요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으며 급격한 상승세를 이뤘고 인디애나도 주전 및 벤치의 깊은 선수층이 결국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출전시간 평균 31.1분의 레딕과 26.4분의 윌슨 챈들러(32)의 부상들이 겹치며 줄곧 패하고 있다. 6일 토론토전에서는 센터 엠비드가 50.0% 야투율로 37득점 13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했음에도 팀 전체적으로 3점 슈팅과 턴오버에서 고전하며 무너졌다.

필라델피아는 11월 버틀러 트레이드 때 로버트 카빙턴과 다리오 샤리치가 떠나면서 선수층이 얕아지는 단계를 밟았다. 그리고 2017년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던 가드 마켈 펄츠(21)의 불안정한 슈팅 원인이 결국 어깨의 신경 문제로 드러나면서 12월부터 재활 중에 있다.

이런 팀에게 있어 포워드 해리스와 더불어 마리아노비치와 스캇의 합류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드 쪽의 깊이는 보강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줄곧 이어질 부문이 있기는 하다. 특히 가드 쪽의 수비 약세는 필라델피아가 현재 괜찮은 수비 성과를 거두고 있긴 하지만 수비 성과 리그 상위권에 들지 못하는 이유다.

▶해리스의 가세는 어떤 의미인가

208cm 신장 시먼스가 공격 진영에서는 포인트 가드, 수비 진영에서는 주로 상대 스몰 포워드를 맡는 필라델피아에게 206cm 신장 해리스는 파워 포워드로서 꽤 융통성 있는 활동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커리어 처음으로 평균 20득점 이상을 기록 중인 해리스는 여러 경로를 통해 공격에서 활약할 수 있다. 볼을 쥐고 직접 득점 기회를 만들 수도 있고 동료의 패스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역할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해리스의 외곽 슈팅을 2점 야투와 3점 야투로 나눴을 때 2점 야투는 드리블을 통해 기회를 만드는 반면 3점 야투는 주로 동료의 패스를 받아 던진다. 때문에 볼을 쥐고 플레이하는 성향이 강한 나머지 필라델피아 스타들의 성향에 잘 맞는 궁합이 될 수 있다.

특히 올시즌 43.4% 포함 전 시즌부터 40%를 넘는 3점슛 적중률을 기록 중인 해리스는 레딕과 함께 상대방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는 곧 돌파 공격수 또는 포스트 공격수에게 힘이 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스스로 해결 능력이 있는 해리스는 필라델피아가 꾸준한 경기력 유지를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수 있다. 시먼스와 벤치 가드 TJ 맥코넬의 경기력 기복의 영향을 줄이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뜻이며 필라델피아의 선수층 깊이 문제에 답이 될 수 있다.

1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며 MVP 후보로도 거론되는 엠비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필라델피아는 아직 완전한 궤도에 올랐다고 보기 힘들었다. ⓒAFPBBNews = News1
▶동부 상위권 팀들에 대한 경쟁력

3월의 한 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인디애나에게 2승1패로 앞서 있는 것을 제외하고 필라델피아는 다른 동부 상위권 팀들에게 시즌 맞대결 열세에 있다. 1위 밀워키 벅스에게 0승1패, 2위 토론토에게 1승3패, 3위 보스턴에게 0승2패다.

토론토와의 마지막 시즌 맞대결이었던 6일 경기도 그간 필라델피아가 토론토에게 고전했던 양상이 나왔다. 턴오버 문제다. 특히 주력 볼 핸들러 시먼스가 토론토 카와이 레너드의 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이 뚜렷이 나오고 있다.

필라델피아가 토론토에게 거둔 12월23일의 1승은 레너드가 결장했을 때 나왔다. 나머지 3경기에선 최소 18회에서 최대 23회의 많은 턴오버가 나왔다. 특히 시먼스는 레너드 상대의 3경기에서 평균 8턴오버, 최소 6턴오버의 고전을 거쳤다.

보스턴 상대로도 각각 16회 및 19회의 많은 턴오버가 나온 가운데 10월 개막전에서 맞붙었을 때는 19.2%의 3점슛 부진이 나왔었다.

이런 양상에 대해 해리스가 보탬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올시즌 현재 평균 2턴오버의 해리스는 안정적인 공격 과정, 깔끔한 공격 경로를 보여주는 선수다.

때문에 해리스는 현재 필라델피아가 택할 수 있는 최선책으로 볼 수 있다. 시즌 나머지 기간과 플레이오프를 두고 봤을 때 알맞은 조각으로 보인다.

다만 필라델피아 쪽에서 유의할 것은 더욱 얕아진 벤치, 특히 벤치 가드 쪽의 깊이에 대해 보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는 결국 주전들의 시간 분배를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답이 갈릴 수 있다.

그리고 버틀러 및 해리스와 동시에 재계약을 이루려 한다면 사치세의 부담도 감내해야 한다. 우승을 노리려 한다면 사치세는 감내해야 하는 비용이긴 하지만 결국 우승에 근접하는 결과를 올시즌 보여줘야 하는 과제도 있다. 때문에 앞으로의 기간 동안 필라델피아가 얼마나 강한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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