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박정환 9단과 커제 9단의 하세배 결승.

승리 확률이 98%까지 치솟으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하는가 했던 커제 9단은 막판 아마추어도 하지 않을 수준의 대실수를 했다. 착수 후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커제는 곧바로 자신의 뺨을 스스로 치더니 돌을 내팽개치며 패배를 선언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뺨을 쳤다.

CCTV 캡처
아무리 패배했어도 예의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커제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고 '실수의 게임'이라는 불리는 바둑에서 박정환 9단은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환 9단은 2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 위치한 조이파크 관광객센터에서 벌어진 2019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탈전 결승에서 중국의 커제 9단에게 281수 만에 흑 7집반승하며 2년 연속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박정환 9단이 백번 승률이 높은 커제 9단에게 흑을 쥐고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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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에 결정적 요인을 한 것은 커제의 대실수였다. 한게임 바둑에 의하면 막판 커제는 승리확률이 98%에 달할 정도로 사실상 승리를 확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았던 이희성 9단이 "커제 9단의 막판 실수는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실수"라고 평할 정도로 커제는 엄청난 실수를 한 착수를 했고 스스로 그 실수를 깨달은 후 자학을 했다.

커제는 자신의 뺨을 후려쳤고 이후 돌을 집어던졌다. 돌은 튀어 박정환 9단 옆으로도 갔다. 그리고 다시 커제는 어이없다는듯 바둑판을 보더니 다시 자신의 뺨을 쳤다.

98%였던 승리확률은 2%로 곤두박질쳤고 박정환 9단은 흑을 쥐고 커제에게 처음으로 승리했다. 바둑은 어차피 서로의 실수를 공략하는게 중요하다. 끝까지 버텨냈기에 10년에 한번나올까말까한 실수를 커제 9단이 저질렀고 박정환 9단은 짜릿한 우승을 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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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탈전은 TV바둑아시아선수권과 같은 방식인 1수당 30초 초읽기와 고려시간 1분 10회가 주어졌다. 우승 상금은 80만 위안(약 1억 3200만원), 준우승 상금은 40만 위안(약 6600만원), 3위 상금은 20만 위안(약 33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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