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닉스와 댈러스 매버릭스 사이의 대형 트레이드 소식은 갑작스럽기도 하거니와 포함된 선수들 및 자산들의 숫자도 많아 큰 놀라움을 줬다. 그리고 당장 코트 위의 전력보다는 미래에 명운을 건 도박성이 있기에 눈길을 끌기도 한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뉴욕은 댈러스에게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4), 팀 하더웨이 주니어(27), 트레이 버크(27), 코트니 리(34)를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에 맞춰 댈러스에서는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22), 디안드레 조던(31), 웨슬리 매튜스(33)와 미래의 1라운드 드래프트 픽 두 장을 뉴욕에 보냈다.

이 트레이드에는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3년차인 지난 시즌 2월 이후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포르징기스와 뉴욕 사이의 갈등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트레이드 직전 포르징기스와 뉴욕 구단이 미팅을 가졌지만 좋지 않은 분위기로 짧게 끝났다는 소식이 있다.

2015년 드래프트 현장에서 뉴욕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던 포르징기스는 뉴욕의 영웅이 됐지만 결국 다른 팀으로 떠나게 됐다. ⓒAFPBBNews = News1
뉴욕은 최근 11연패를 통해 1일 현재 10승40패(승률 20.0%)로 리그 최하위에 있다. 그리고 댈러스는 23승28패(승률 45.1%)로 서부 컨퍼런스 12위에 있다. 이런 두 팀이 이번 트레이드로 당장 가시적인 성적 개선을 이룰 가능성은 낮다.

최근 농구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포르징기스의 복귀 시간표는 아직 미정이다. 한편 이외 움직인 선수들이 각자 옮긴 소속팀에 현격한 변화를 주긴 힘들다.

결국 이 트레이드는 양측에게 올시즌보다는 미래에 포석이 깔린 움직임이다. 그렇다면 서로가 어떤 미래를 봤기에 이 트레이드가 일어났을까. 그 미래는 나름 손을 뻗으면 잡힐 현실성이 있을까.

▶올여름 FA 시장에서 큰 손이 될 뉴욕

댈러스가 포르징기스에 대해 보인 관심은 뉴욕이 내심 큰 부담을 갖고 있던 선수들의 계약을 털어버리는 지렛대가 됐다.

우선 2017년 여름 4년 계약을 맺은 하더웨이는 플레이어 옵션이 걸린 2020~21시즌까지 계약이 이어진다. 그리고 3년째인 2019~20시즌에는 1815만 달러(약 204억원)를 장부에서 차지한다. 여기에 더해 2016년 여름 4년 계약을 맺은 리는 다음 시즌 1276만 달러(약 143억원)의 샐러리를 받는다.

현재 평균 19.1득점으로 팀의 에이스지만 38.8%의 불안정한 야투율을 보여주고 있는 하더웨이나 노장으로서 활약의 폭이 크게 줄어든 리가 둘이 합쳐 3000만 달러가 넘는 샐러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분명 큰 부담이다. 이번 트레이드로 이들의 샐러리를 장부에서 덜어냈다는 점에서 뉴욕은 큰 성과를 얻은 셈이다.

이로써 뉴욕은 다가오는 여름 리그에서 가장 큰 7100만 달러(약 794억원)의 샐러리 여유를 갖게 되는 계산이 나온다. 샐러리캡에서 이 정도의 여유면 맥시멈 계약의 선수들을 두 명이나 들일 수 있다.

즉 다음 오프시즌의 프리 에이전트 최대어들인 케빈 듀란트, 카와이 레너드, 카이리 어빙 같은 슈퍼스타들을 들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분명 여기에는 가능성이 있다 뿐이지 낙관론을 갖기엔 아직 어렵다.

우선 현재 뉴욕에는 팀을 이끌고 나갈 만한 초석이 없다. 그나마 있던 토대가 포르징기스였다. 때문에 미국 최대 규모의 도시라는 매력뿐이지만 이 매력이 제대로 발산돼 확실한 슈퍼스타를 들였던 역사 자체가 최근에 없다.

즉 뉴욕은 동시에 두 명의 슈퍼스타들을 들일 수 있는 복안이 필요하다. 샐러리 최대 한계가 정해져 있는 이 리그의 최근 경향은 무엇보다 이길 수 있는, 만족스런 농구를 할 수 있는 팀으로 스타들이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포르징기스와 결별한 뉴욕의 선택이 향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사안이다.

▶유럽 출신 스타 듀오를 바라보고 있는 댈러스

부상당하기 전까지 전 시즌 포르징기스는 평균 22.7득점 6.6리바운드 1.2어시스트 0.8스틸 2.4블록을 기록하며 뉴욕을 이끌었었다. 특히 개막전 31득점으로 시작해 첫 11경기 동안 8경기에 걸쳐 30득점 이상을 올렸던 때에는 크나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221cm 신장에 코트 전 범위에서 슛할 수 있는 슈팅 능력과 경쾌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동력은 분명 스타의 잠재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또 이렇게 큰 신장이 포르징기스의 커리어를 힘들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바로 현재의 공백 기간을 갖고 있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선수의 운동능력에 하락을 일으킬 수 있는 십자인대 부상을 거친 포르징기스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것인지도 중요하다. 지난 시즌 클러치 상황 때마다 뉴욕을 승리로 이끌어줬던 그 스타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건강했던 당시 포르징기스는 어지간한 NBA 빅맨들의 저항에도 상관없이 깔끔하게 슈팅을 성공시킬 수 있던 장신의 우위를 자랑했다. ⓒAFPBBNews = News1
때문에 이번 댈러스의 트레이드 결단에는 제법 위험성이 존재한다. 비록 이들이 보낸 미래의 1라운드 드래프트 픽들이 2021년과 2023년의 아직 떨어져 있는 미래에다 2023년의 것에는 10순위까지 보호가 걸렸다곤 하지만 귀중한 자산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혹여 다가오는 여름 제한적 프리 에이전트가 되는 포르징기스가 재계약 경로가 아닌 퀼리파잉 오퍼로 1시즌만 더 뛰고 비제한 프리에이전트로서 2020년 여름 떠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즉 포르징기스를 통해 댈러스가 밝은 미래를 보기 힘든 가능성은 분명 존재한다.

다만 이런 비관적 시나리오들을 뚫고 포르징기스가 자신의 잠재력을 제대로 실현시킨다면 마침 노비츠키가 은퇴할 시점에 있는 팀에 제2의 노비츠키가 들어온 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팀에는 루카 돈치치(20)라는 밝은 전망의 신인이 있기도 하다.

라트비아인 포르징기스와 슬로베니아인 돈치치가 팀을 제대로 이끄는 스타 듀오를 결성한다면 댈러스의 재건 계획은 훨씬 앞당겨진 결과를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우려들이 현실로 나와서는 안 되는 조건이 붙는다.

▶새 보금자리를 맞이한 선수들은

댈러스에서 뉴욕으로 옮긴 선수들 중 눈길을 끄는 이가 스미스다. 한때 트레이드 루머 발생과 함께 팀에서 이탈했던 적도 있고 돈치치의 등장으로 인해 입지가 줄어든 플레이메이커다.

더욱이 2017년 드래프트 당시 댈러스에 의해 9순위로 호명됐던 스미스는 8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뉴욕이 주목하고 있던 유망주이기도 했다. 다만 당시 단장이었던 필 잭슨이 다른 구단 운영진의 여론과는 달리 또 다른 가드 프랭크 닐리키나(21)를 택하며 인연을 맺지 못했다가 결국 다시 맺게 됐다.

190cm 신장 스미스와 198cm 신장 닐리키나는 같은 포인트 가드지만 서로 코트 위에서 좋은 궁합이 될 수도 있다. 늘 볼을 손에 두고 플레이하는 스미스와 달리 닐리키나는 컷인과 외곽 슈터의 임무를 주로 맡을 수 있다. 또한 닐리키나는 수비에 중점을 두는 특화 임무를 맡을 수도 있다.

한편 리그 최하위 팀으로 옮긴 베테랑들인 조던과 매튜스는 뉴욕에서 계속 뛰는 대신 방출 과정을 거쳐 다른 팀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직은 단정할 수 없는 단계다.

댈러스로 옮긴 하더웨이의 경우 에이스의 짐을 내려놓는다면 현재까지보다 내실 있는 성과를 가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백업 가드로서 뛴 5년차 버크는 가드들의 공백이 생긴 댈러스에서 보다 만족스런 시간과 역할을 받을 수 있다.

어쨌든 이번 트레이드는 올시즌이 아닌 다음 시즌 이후의 미래에서 성패를 돌아봐야 한다. 앞서 언급한 여러 가능성의 갈래를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미래의 줄기가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뉴욕이 대형 스타들을 유혹할 수 있을지, 포르징기스가 건강을 되찾아 댈러스의 새로운 스타가 될 수 있을지에 따라 두 팀의 명운은 크게 갈릴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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