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테니스연구센터 제공
6세에 테니스를 시작한 박정원(17)이 어느덧 프로 무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박정원은 신갈초 시절부터 뛰어난 신체조건과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수많은 메달과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가장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 주니어대회이자 국제테니스연맹(ITF) 1등급 대회인 에디허 챔피언십 우승이 대표적이다.

이후 신갈중을 거쳐 용인고에 진학한 그는 지난해 11월 돌연 자퇴를 선언했다. 국내 테니스대회는 소속이 없으면 출전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는 소속과 무관하게 출전할 수 있다.

정현과 이덕희를 이어 남자 테니스 유망주로 각광 받은 박정원이 올해부터 무소속으로 국제대회에 나서게 된 배경을 들어봤다.

박정원은 자퇴를 결심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학교 수업에 64일 이상 참석하지 못하면 다음 해 대회 출전이 불가능하고, 유급하게 된다"며 "대회 공문도 인정 결석으로 처리돼 결석과 같다. 그러다 보니 수업 일수에 대한 규정에 걸려 대회 출전자격이 없어질 상황에 처해 자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에 다니지 않으니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검정고시를 준비해야 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운동하고 있을까.

박정원은 "2016년부터 용인시 테니스 인재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해 3년 동안 명지대 테니스연구센터에서 기초체력과 전문체력을 트레이닝했다"며 "소속이 없다 보니 운동할 곳이 없었는데 명지대 테니스연구센터의 배려로 대학 형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오전 9시 반부터 30분 동안 코트를 뛰고, 이후에 스트로크로 1시간 정도 몸을 푼다. 마지막으로 포인트 게임을 1시간가량 한 후에 점심을 먹고 오후에 같은 훈련을 한다"는 일과와 함께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 운동하기 전과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자기 전에 검정고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일상도 공개했다.

박정원은 2016 국제테니스연맹 U-14 아시아선수권 2차 대회 우승을 마지막으로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승승장구했던 그가 잠시 주춤했던 원인은 무엇일까.

박정원은 자신의 부진에 대해 "어렸을 땐 전술적인 부분보다 신체적인 유리함이 더 크게 작용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며 "지금은 선수들이 키도 크고 힘이 생겨 상대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나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진으로 길을 찾지 못한 시간도 있었는데 명지대 테니스연구센터 최진영 선생님께서 심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또한 "정말 힘들었을 때는 아버지께서 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도와주셨다"면서 "다른 전문 테니스 선생님들께도 안 좋은 점에 대해 여쭤보며 발전하려고 노력했더니 그런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고 돌아봤다.

명지대 테니스연구센터 제공
현재 박정원은 "나의 롤 모델은 러시아의 마라트 사핀"이라며 "플레이 스타일에 닮은 부분이 있다. 파워로 밀어붙이고, 서브가 강점인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2002년생인 그가 1997년에 프로로 전향해 2009년 은퇴한 선수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이에 박정원은 "평소 테니스 관련 영상을 찾아보고 연구한다"고 대답했다. 아직 만 17세에 불과하지만 화려한 테니스 경력을 자랑하는 데에는 숨은 노력이 있던 것.

테니스 선수로서 박정원은 자신의 강점으로 '서브와 포핸드 스트로크, 묵직한 볼(볼의 파워)'을 꼽으며, "코트 커버 능력과 볼의 안정성을 개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아쉬움을 남긴 경기로 "10월 양구 주니어 테니스대회 4강 친구와의 대결과 데이비스 컵 지역 예선 마지막 홍콩전 단식"이라고 돌아보고, "올해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더 힘을 낼 것이다"는 승부욕도 드러냈다.

사진=김아람 객원기자
그렇다면 박정원의 시선은 지금 어디를 향해 있을까. 박정원은 "학교에 다니지 않아 규정에서 자유롭다. 올해 목표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모든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주니어 대회에서 최소 4강권을 유지하고, 성인 프로무대에 도전해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다"라며 "나아가 프로 대회에서 랭킹을 쌓아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또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상 없이 성실하게 훈련을 소화해 내는 것"이라며 "부족한 심폐지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을 보완할 것이다"라고 더 발전할 자신을 예고했다.

박정원은 "평소 표현하지 못했지만, 항상 옆에서 쓴소리를 해주시는 아버지와 격려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테니스는 나의 전부이다.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여느 또래와 달리 성숙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한 박정원. 주니어 대회를 넘어 프로 무대에서도 빛을 발할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아람 객원기자 ahram19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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