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안 릴라드(29·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하면 3점슛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신인 때부터 경기 당 2.3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으며 커리어 2.7개의 3점슛 성공은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에 이어 역대 3위에 올라 있다.

이런 릴라드의 3점슛이 올시즌 1월 동안엔 말을 듣지 않았다. 포틀랜드의 1월 일정이 종료된 30일(이하 현지시각) 현재 릴라드의 지난 14경기 동안 3점슛 적중률이 28.4%에 그쳤다. 통상의 선수라면 30% 미만의 3점슛 적중률은 자제를 권장할 만한 정확도다.

올시즌 전체 릴라드의 3점슛 정확도 37.2%는 분명 좋은 편이다. 7년차 커리어 중 3번째에 해당하는 적중률이다. 당장 바로 전 달인 12월에는 15경기 동안 46.4% 적중률의 뜨거운 3점슛 온도를 보여줬다.

하지만 12월30일 50.0% 3점슛 적중률을 기록했던 릴라드는 1월1일 8개 실패의 11.1% 적중률을 시작으로 부진한 3점슛의 경기를 많이 남겼다. 30% 미만 적중률을 1월 동안 7경기에 걸쳐 남겼다.

그럼에도 1월 동안 릴라드는 팀에 민폐가 아닌 최고의 공격수로서 활약했다. 릴라드의 1월 평균 25.4득점은 올시즌 전체 26.4득점보다 낮은 기록이지만 시즌 평균 6.3어시스트를 훌쩍 넘어선 7.6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포틀랜드가 시즌 중 가장 좋은 11승4패의 달을 보내도록 이끌었다.

날카로운 눈빛만큼이나 릴라드의 드리블 돌파가 가지는 날카로움과 영향력이 커진 최근이었다. ⓒAFPBBNews = News1
지난 30일 유타 재즈전은 이런 릴라드의 1월 활약 대미를 장식하는 경기였다. 37분 동안 57.1% 야투율을 통해 36득점 11어시스트 8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하며 최근 큰 상승세를 그리고 있던 유타 상대로 132-105 대승을 이끌었다.

릴라드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활약이 어떻기에 1월 동안 포틀랜드가 좋은 성적을 보낸 것일까. 전 시즌처럼 포틀랜드와 릴라드는 또 훌륭한 시즌 후반기를 보낼 수 있는 것일까.

▶코트 위 릴라드를 통해 큰 이득을 본 1월 포틀랜드

1월 15경기 동안 포틀랜드는 공수 양 진영에서 이전의 37경기에 비해 좋은 성과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12월30일 21승16패(승률 56.8%)로 서부 컨퍼런스 5위였던 포틀랜드는 한 달 후 30일 현재 32승20패(승률 61.5%)로 4위에 올라 있다.

NBA닷컴에 따르면 포틀랜드는 12월까지 100포제션 당 110.0득점으로 공격지표 리그 11위, 수비지표는 18위(109.4)위에 위치했었다. 이에 비해 30일 현재에는 각각 8위(112.0)와 15위(109.0)로 동시 상승을 이뤘다.

1월 한 달에 한해 리그 3위의 공격지표(116.9)와 7위의 수비지표(108.1)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약진에는 릴라드의 역할이 컸다.

1월 725분 동안 100포제션 당 116.9득점을 올린 포틀랜드는 릴라드가 뛴 495분 동안 120.7득점을 올렸다. 이는 포틀랜드 선수들 중 최고의 개인 공격지표다. 그리고 1월 100포제션 당 108.1실점을 기록한 포틀랜드는 릴라드의 시간 동안 105.8실점을 기록했다.

포틀랜드 수비 설계의 중점은 포인트 가드 릴라드와 슈팅 가드 CJ 맥컬럼으로 이뤄진 백코트 듀오의 수비 약점을 가려주는 데에 있다. 좋은 수비 능력을 갖춘 가드들이 없는 포틀랜드는 적어도 주전들이 뛰는 시간 동안엔 릴라드-맥컬럼을 잘 보호해줘야 한다.

1월의 포틀랜드는 이를 잘 해냈다. 그런 한편 릴라드는 공격 진영에서 포틀랜드의 공격을 잘 이끌었다. 단적으로 릴라드의 3점슛은 1월이 최악이었다면 포틀랜드 팀의 3점슛은 37.1% 적중률로 시즌 전체 36.2%보다 좋다.

그렇다면 이런 결과가 나온 데에는 릴라드의 어떤 활약이 토대로 작용했을까. 보다 날카로워진 릴라드의 골밑 침투를 그 하나로 꼽을 수 있다.

▶3점 라인 밖에서는 약했어도 안에서는 강했던 릴라드의 1월

30일 유타전에서 릴라드는 36득점을 올린 가운데 42.9% 적중률로 3개의 3점슛을 적중시켰다. 이는 무릎 문제로 26일 애틀랜타전을 결장하기 전까지 4경기 연속 33.3% 이하 적중률을 기록하던 부진을 털어내는 신호일까.

어쨌든 최근 9경기 중 7경기에서 릴라드는 33.3% 이하 3점슛 적중률을 기록했다. 경기 당 20.4회의 야투 시도 중 적지 않은 7.7회의 3점슛 시도였으니 꽤 영향이 갈만 했다. 하지만 전체 야투율은 47.3%에 달했다.

이는 올시즌 릴라드의 야투율 43.4%보다도 훨씬 높다. 즉 그동안 릴라드의 2점 야투가 정말 정확해다는 뜻이다. 최근 9경기 동안 릴라드는 미드레인지에서 33회 시도 중 20개(60.6%)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페인트 구역에서의 마무리다. 미드레인지 비중에 비해 제한구역 시도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제한구역에서의 65회 시도 중 릴라드는 39개(60.0%)를 성공시켰다. 제한구역 밖의 페인트 구역에서는 17회 시도 중 7개(41.2%)를 성공시켰다.

돌파는 날카롭게, 마무리는 부드럽게 가져가며 릴라드가 리드 가드로서의 위력을 한층 배가시켰다. ⓒAFPBBNews = News1
그 전까지 올시즌 릴라드의 제한 구역 적중률은 53.8%였다. 리그 평균 62.9%에 크게 못 미쳤다. 즉 동일 시즌 안에서 릴라드가 보다 더 날카롭게 침투하는 요령을 터득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최근에도 릴라드는 장신 센터들의 골밑 저항에 고전하는 면이 있다. 30일 유타전에서도 센터 루디 고베어에게 블록을 당하거나 무리한 레이업을 시도하다 실패한 적들이 있다. 하지만 비슷한 체격 조건의 수비수들을 상대로는 접촉을 감수하면서도 곧잘 성공시키고 있다.

올시즌 1월 전까지 릴라드는 드리블 돌파 경기 당 13회를 거치는 동안 45.9%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1월 동안에는 경기 당 11.9회 돌파에서 52.7% 야투율을 보였다.

▶다시 나올 수 있는 후반기 약진

1월초의 릴라드는 3점슛의 부진이 그대로 전체 야투 부진으로 이어졌다. 1월 첫 5경기 동안 3점슛 적중률이 24.2%인 한편 야투율은 35.8%의 극심한 부진이었다. 즉 그 뒤의 9경기가 릴라드 개인에게 있어선 큰 반등의 시기였다.

커리어 동안 3시즌에 걸쳐 올NBA 팀에 선정됐던 릴라드는 지난 시즌에 처음으로 퍼스트 팀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그 당시 1월과 2월에 보여줬던 강력한 모습이 큰 동력이 됐다.

올시즌의 경우 워낙 제임스 하든과 스테픈 커리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어서 퍼스트 팀의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다시 앞으로 계속해 약진을 보여준다면 매체와 팬들의 눈길을 다시 끌어 모을 가능성도 있다.

릴라드의 3점슛이 약해도 1월 동안 포틀랜드는 그의 볼 핸들링 및 패스를 통해 큰 이득을 봤다. 그리고 릴라드도 동료들의 좋은 슈팅 컨디션의 덕을 봤다. 즉 팀으로서 나름 최고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3위와 1경기차, 5위와 2경기차로 4위에 있는 포틀랜드의 플레이오프 상위 시드 획득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이 기세를 길게 끌고 가지 못한다면 전력을 되찾고 있는 5위 휴스턴 로켓츠에게 추월을 당할 수도 있다.

때문에 릴라드의 경기 운영과 활약이 계속해서 중요하다. 그리고 포틀랜드 나머지 인원들의 슈팅 컨디션과 수비에서의 호흡이 중요해지는 앞으로의 나머지 일정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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