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NBA에서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팀이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다. 에이스 앤써니 데이비스(26)의 트레이드 요청이 나오면서 모든 매체와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제를 끌고 있다.

이로써 트레이드 데드라인인 2월8일(이하 한국시각)까지, 즉 앞으로 약 1주일 안에 데이비스가 팀을 떠날 가능성도 있고 올시즌이 끝난 뒤 떠날 가능성도 나오게 됐다. 때문에 뉴올리언스 구단 내부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때마침 데이비스는 왼손 검지 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5경기 연속 결장 중이다. 앞으로도 1주 이상의 결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데드라인 전에 트레이드가 이뤄진다면 데이비스는 뉴올리언스 유니폼을 입을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런 가운데 뉴올리언스는 24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부터 3연패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30일 휴스턴 로켓츠 상대의 원정 경기에서는 121-116으로 승리했다. 휴스턴 쪽에서 제임스 하든이 24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인 37득점을 기록하고 막판 접전에 거센 공세를 가했지만 뉴올리언스는 끝내 달아났다.

여기에서 크게 활약한 선수가 데이비스를 대신해 주전 센터로서 나선 자릴 오카포(24)다. 37분을 뛰며 73.3% 야투율로 27득점 12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하며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최근의 오카포는 다시 NBA 팬들의 눈에 들어올 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AFPBBNews = News1
2015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뽑히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오카포의 커리어는 순탄하게 흘러가지 못했다. 첫 소속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에서 2시즌 만에 트레이드를 통해 브루클린 넷츠로 옮겨졌고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서 3시즌만 마치고 신인 계약이 끝나버렸다.

2018년 여름 오카포와 뉴올리언스 사이의 계약은 2년짜리지만 미니멈 규모에다가 2019~20시즌에는 팀 옵션이 걸려 있다. 때문에 올시즌이 끝나면 뉴올리언스는 오카포를 그냥 내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활약을 보면 잡아두고 싶은 선수로 보인다. 사실 보여주는 활약 모습에 비해 적은 시간을 뛰었던 오카포는 최근 데이비스의 공백 동안 모처럼 생긴 기회를 제대로 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경기 평균 21.2득점 11리바운드 2.6블록

정규 주전 센터 클린트 카펠라를 부상으로 기용하지 못하고 있는 휴스턴은 오카포에게 아주 좋은 상대였다. 211cm 신장 오카포에게 최근 휴스턴에 합류한 203cm 신장 케니스 퍼리드는 큰 저항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수비 스위치를 유도한 뒤 가드나 포워드의 수비를 받고 있을 때 오카포는 뛰어난 골밑 득점 능력을 보여줬다. 이런 재능은 NBA 입성 전 듀크 대학에서도 충분히 보여줬던 바 있다.

최근 리그의 경향과는 달리 오카포의 슈팅 거리는 꽤 짧다. 올시즌의 경우 전체 156회의 야투 시도 중 127회, 81.4% 비중을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약 2.4m) 안에서 가졌다. 최근 5경기 동안에는 전체 야투 63회 시도 중 62회가 페인트 구역 안에서 나왔고 그 나머지 하나도 페인트 구역 옆 라인 바로 바깥에서 던졌다.

이렇게 슈팅 거리가 짧은 대신 정확도는 매우 높다.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던지거나 제친 뒤 시도하는 슈팅의 정확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올시즌 60.9% 야투율을 기록 중인 오카포는 최근 5경기 동안 무려 74.6%를 기록했다.

이런 높은 야투율을 통해 최근 5경기 오카포는 평균 12.6회의 야투 시도와 2.4회 자유투 시도의 비교적 적은 참여를 가졌음에도 21.2득점의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본인의 높이를 통해 평균 11리바운드 2블록도 더했다.

오카포는 데이비스의 공백 때를 제외하면 출전시간을 많이 받지 못한 편이었다. 최근 5경기 동안 팀에서 2번째로 많은 평균 33분을 뛰었다면 그 전의 27경기 동안에는 8.9분에 그쳤다. 그 27경기 평균 8.9분 동안의 기록은 4.4득점 2.9리바운드 0.3블록이었다.

저 숫자를 36분 당 기준으로 보면 17.7득점 11.7리바운드 1블록의 숫자가 나온다. 즉 올시즌 오카포는 실제 코트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단지 적은 출전시간에 가려져 있었을 뿐이다.

바스켓 근처에서 수비할 때는 오카포가 좋은 장벽 역할을 해주지만 넓은 공간에서의 수비는 부족한 편이다. ⓒAFPBBNews = News1
▶계속 중용될 수 있을까

가장 큰 관건은 데이비스의 트레이드 시점이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까지 트레이드가 일어난다면 오카포는 최근 경기들처럼 큰 시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데이비스가 일단 올시즌 마감까지 뉴올리언스 소속으로 뛴다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다만 기록지에 남긴 숫자에 비해 그동안 코트 위 영향력은 좋지 못한 것이 아쉽다. 5점차로 승리한 30일 휴스턴전에서 뉴올리언스는 오카포가 뛴 약 37분의 시간 동안 8점차로 앞섰다. 하지만 최근 5경기 전체로 보면 가장 코트 위 영향력이 안 좋았던 선수가 오카포다.

최근 5경기 동안 평균 0.6점차로 앞선 뉴올리언스는 오카포가 뛴 33분 동안 -6.6점차로 밀렸다. 이는 팀 내 가장 안 좋은 코트 위 마진이다. 여기엔 평소 지적돼 왔던 수비 진영 영향력이 크게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최근 5경기 240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7.0실점을 기록한 뉴올리언스는 오카포가 뛴 166분 동안 111.5실점을 허용했다. 한편 100포제션 당 108.3득점을 올린 뉴올리언스는 오카포가 뛴 시간 동안 102.6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진영 영향력도 작았고 수비 진영 영향력은 더욱 안 좋았다.

다만 시즌 전체로 보자면 오카포의 수비 쪽 숫자는 괜찮았다. 평소 100포제션 당 111.6실점의 뉴올리언스는 오카포가 뛴 시간 동안 109.3실점을 기록했다. 대신 데이비스가 떠나면 오카포와 같이 팀의 수비를 받쳐줄 다른 빅맨이 현재 뉴올리언스에 딱히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도 30일 현재 뉴올리언스가 23승28패(승률 45.1)로 서부 컨퍼런스 12위에 그쳐 있는 상황은 오카포에게 오히려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팀이 성적에 욕심이 없게 된다면 오카포에게 돌아갈 기회가 많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 시즌을 평균 12.6분 출전 6.3득점 3리바운드로 마감했던 오카포는 리그 생존조차 위협 받았던 처지에 있었다. 이에 반해 올시즌에는 본인의 장기를 십분 발휘하며 시간을 받을 자격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현재 뉴올리언스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오히려 오카포에게 호재일 수 있다. 이에 올시즌 나머지 기간과 다음 시즌은 오카포의 커리어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될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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