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빅터 올라디포(27)의 다리 부상으로 인해 인디애나 페이서스에 비상등이 켜졌다. 시즌아웃 가능성이 큰 가운데 선수에게나 팀에게나 큰 불운이 닥쳤다.

인디애나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홈에서 토론토 랩터스에 110-106으로 승리했지만 2쿼터에 올라디포를 잃어야 했다. 올라디포는 토론토의 장거리 패스 연결을 방해하려 달리던 중 잘못 접질리며 다리에 충격을 입었다.

현재로써는 올라디포에게 수술이 필요하고 그로인해 시즌아웃의 가능성이 크게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나머지 시즌 35경기 동안,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까지도 올라디포 없이 진군해야할 공산이 크다.

스타 에이스 올라디포의 공백이 인디애나에게 미칠 영향은 현재의 성적을 놓고 봤을 때 큰 파장으로 미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3연승 중의 인디애나는 24일 현재 32승15패(승률 68.1%)를 통해 동부 컨퍼런스 3위에 올라 있다. 어엿한 엘리트 팀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해온 인디애나는 컨퍼런스 1,2위와 2.5경기차로 쫓고 있으며 4위와는 1경기차로 달아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균 31.9분을 뛰며 18.8득점 5.6리바운드 5.2어시스트 1.7스틸을 기록해온 올라디포의 공백은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인디애나는 올라디포의 공백을 감내할 수 있을 만큼 깊은 선수층의 팀일까.

▶올라디포 공백 동안 거뒀던 7승4패

올라디포는 올시즌 안에 11경기 연속 결장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무릎 문제로 올라디포가 빠져 있는 동안 인디애나는 7승4패의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인디애나가 앞으로도 충분히 올라디포의 공백을 극복할 수 있다 느낄 수도 있다. 다만 당시 일정 안에는 상대방 전적 측면에서 비교적 수월했던 면이 있었다.

당시 맞붙었던 상대들이 대부분 경기 시점에서 5할 승률 이하의 팀들이 대부분이었다. 경기 시점 5할 승률 미만의 팀들을 상대로 인디애나는 6승1패를 거뒀으며 5할 승률 이상의 팀들 상대로는 1승3패를 거쳤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인디애나는 100포제션 당 109.8득점으로 공격지표 리그 14위, 그리고 수비지표는 2위(104.1)에 올라 있다. 이에 비해 올라디포가 빠졌던 11월말과 12월초의 11경기 기간 동안엔 100포제션 당 108.3득점 및 101.7실점을 기록했다.

즉 평소의 실적에 비해 올라디포가 빠진 동안 득점력은 살짝 하락했지만 수비에서는 오히려 더 좋은 성과를 거뒀다.

▶올라디포는 올시즌 어떤 존재였나

전 시즌 올라디포는 MIP에 빛나는 시즌을 보냈다. 슈팅 가드로서 야투율 47.7%에 평균 23.1득점 5.2리바운드 4.3어시스트 2.4스틸 0.8블록을 기록했던 올라디포는 코트 위에서 인디애나에게 가장 큰 플러스의 효과를 준 선수였다. 공수 양 진영의 영향력이 동시에 컸다.

그래서였을까. 전 시즌 인디애나는 올라디포가 결장했던 7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반면 올시즌에는 일정의 도움을 받았긴 했지만 올라디포 결장 때 7승4패의 좋은 전적을 거뒀다.

올시즌 올라디포는 커리어 중 2번째로 가장 낮은 42.3% 야투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신인 때부터 점차 야투율이 올랐던 추세가 처음으로 꺾인 시즌이다. 전 시즌 47.7%와 큰 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디애나는 더 좋은 팀 성과를 내고 있다. 에이스의 평균 득점은 전 시즌 23.1득점에서 18.8득점으로 떨어졌지만 인디애나는 105.6득점에서 109득점으로 상승했다. 야투율도 팀으로서는 47.2%에서 48.0%로 상승해 있다.

다만 이는 인디애나 팀 구성원들이 한층 성장했기 때문이지 올라디포의 영향력이 줄어서만은 아니다. 여전히 인디애나는 올라디포가 뛰었을 때 가장 좋은 공격지표를 기록하는 팀이다. 올라디포의 개인 공격지표(109.4)는 정규 인원들 중 가장 높다.

리그 전체 선수들 중에서는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올라디포의 경기 당 9.8회 드리블 돌파는 인디애나 선수들 중 가장 많다. 올시즌 올라디포의 골밑 마무리가 전 시즌보다 무뎌졌지만 제1옵션 공격수의 돌파 공격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에 비해 인디애나의 깊어진 선수층은 수비에서 두드러진다. 이번의 부상 과정에서도 보였듯이 올라디포는 적극성이 넘치는 수비수다. 전 시즌 평균 스틸 리그 1위(2.4스틸)에 올랐었고 이번 시즌에도 공동 14위(1.7스틸)의 높은 순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인디애나는 올라디포의 존재여부에 상관없이 훌륭한 수비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 시즌 수비지표 12위(107.2)에 있던 팀이 올시즌 현재 2위(104.1)에 올라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 시즌 인디애나는 올라디포가 뛰는 동안 100포제션 당 103.4실점을 기록하다 올라디포가 빠졌을 때는 무려 109.7실점을 내줬다. 이에 비해 올시즌에는 올라디포가 있을 때 100포제션 당 104.2실점, 없을 때 101.4실점으로 오히려 올라디포가 없을 때 좋은 수비실적을 남겼다.

고른 득점 분포가 자랑인 인디애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득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올라디포의 존재는 장기적으로 메우기 어려울 수 있다. ⓒAFPBBNews = News1
▶막판 승부사로서는 정말 컸던 올라디포의 존재감

이렇게 보면 올라디포가 없더라도 인디애나가 잘 버텨나갈 신호가 보이지만 올시즌 인디애나의 높은 성적 안에는 올라디포의 결정적인 기여가 분명 포함돼 있다.

특히 경기 막판 접전에서 올라디포는 영웅으로 변신해왔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에서 올라디포는 63.2%의 대단한 야투율을 기록해왔다. 평상시 야투율 42.3%와 확연한 차이다. 이를 통해 리그 전체 선수들 중 3번째로 높은 클러치 평균 5.1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이런 올라디포의 클러치 활약에 힘입어 팀으로서 인디애나는 클러치 전적 15승6패(승률 71.4%),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앞으로 시즌 막판에 이르러 인디애나의 접전 승부처 능력이 떨어진다면 성적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

특히 올라디포는 클러치 상황 동안 페인트 구역 밖의 외곽 점프슛 29회 시도 중 19개(65.5%)의 야투를 성공시키는 괴력을 보여줬다. 이런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올시즌 전체 야투율이 떨어졌어도 여전히 올라디포가 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24일 올라디포가 2쿼터에 빠졌음에도 인디애나는 컨퍼런스 1위이자 리그 1위였던 토론토를 2위로 끌어내렸다. 이런 모습은 분명 인디애나가 나머지 일정 동안에도 어느 정도 버텨낼 수 있음을 시사해준다.

하지만 스타 재능의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얀 보그다노비치(30)와 도만타스 사보니스(23)가 각자 평균 16득점 및 14.9득점으로 올라디포의 뒤를 잇고 있는 유능한 득점원이자 뛰어난 감각의 공격수지만 앞으로의 난국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디애나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24일 현재 이들과 2경기차로 뒤쳐져 있는 5위 보스턴 셀틱스에게도 추월당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래서 만약 지난 시즌과 동일한 5위로 마감한다면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홈코트 우위를 뺏기고 시작해야 한다.

때문에 올라디포의 공백을 두고 분명 위기로 봐야하는 현재다. 반대로 만약 인디애나가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성과를 보여준다면 팀으로서 정말 깊은 선수층을 증명하는 기회일 수도 있다. 인디애나에게 남은 앞으로의 35경기 일정은 이런 측면에 중점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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