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부터 시작된 제임스 하든(30·휴스턴 로켓츠)의 30득점 이상 연속 행진이 20경기에 이르렀다. 이쯤 되고 보니 오히려 멈추는 것이 낯설어질 정도다.

하든은 휴스턴이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각)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원정에서 93-121로 대패한 와중에도 37득점을 올렸다. 팀 야투율이 36.0%,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야투율이 31.7%에 그쳤음에도 하든은 46.2% 야투율과 자유투 7구 성공을 통해 고군분투했다.

이로써 12월13일 LA 레이커스전에서의 50득점을 시작으로 하든은 장장 20경기 연속으로 30득점 이상을 기록 중이다. 21일 현재까지 43경기를 치른 하든은 30득점 이상이 무려 30경기에 이른다. 즉 30득점 미만 경기는 13경기뿐이다.

21일 현재 평균 35.7득점으로 2위 스테픈 커리(29.8득점)와 큰 차이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는 하든은 최근 20경기 동안 무려 42.3득점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30득점 이상 연속 20경기 동안 40득점 이상이 12경기다.

최근 20경기 동안 하든의 평균 42.3득점은 2점 야투 28.4%, 3점 야투 41.9%, 자유투 29.7%로 구성돼 있다. ⓒAFPBBNews = News1
개인 선수에게 한 경기 30득점 이상은 만만한 문턱이 아니다. 리그 30개 팀 중 현재까지 소속 선수가 30득점 이상 기록한 적이 10경기 이하인 팀들이 11개 팀이다. 그 중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는 아직까지 올시즌 한 경기 30득점을 넘겨 본 선수가 전혀 없기도 하다.

이렇게 놀라운 행진을 통해 하든은 최근 들어 전설적인 NBA 득점원들을 시대를 가리지 않고 소환하고 있다. 현재 하든은 얼마나 큰 위업을 쌓고 있는 것일까.

▶역대 공동 3위인 30득점 이상 연속 20경기

득점의 크기 기록에 있어서는 도저히 따라잡히지 않을 것만 같은 윌트 체임벌린이 있다. 한 경기 100득점, 한 시즌 평균 50.4득점이란 대기록이 체임벌린에게 있다.

저 기록들이 나왔던 1961~62시즌, 체임벌린은 장장 연속 65경기에 걸쳐 3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사실 해당 시즌 체임벌린의 30득점 미만은 2경기에 불과했다. 이제 휴스턴에게 36경기가 남은 현재 하든에게는 넘어설 수 없는 기록이다.

하지만 그 다음의 연속 기록들은 하든이 따라잡았거나 따라잡을 수 있다. 우선 1963~64시즌에 체임벌린이 이뤘던 20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이 현재까지 이 부문 3번째 기록이었는데 하든이 여기에 매치했다. 그리고 2번째도 역시 체임벌린의 기록이며 1960~61시즌의 25경기 연속이었다. 현재의 기세라면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NBA 역사에서 오직 체임벌린과 하든만이 이룩한 연속 기록이 또 하나 있다. 하든은 14일 멤피스 그리즐리스전에서 57득점, 16일 브루클린 넷츠전에서 58득점을 올리면서 2경기 연속 55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55득점 이상을 2경기 연속으로 올린 선수는 하든 전에 체임벌린뿐이었으며 최다 5경기 연속도 이뤄봤다.

▶동료의 어시스트를 받지 않은 200득점

최근 4경기에 걸쳐 하든은 200득점을 쌓았다. 14일부터 57,58,48,37득점이다. 이는 체임벌린의 시대가 지난 후인 지난 50년 동안 한 선수가 4경기 동안 올린 득점 중 5번째로 많다.

우선 2006~07시즌의 4경기 동안 225득점을 필두로 코비 브라이언트가 2005~06시즌에 206득점, 2006~07시즌에 203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하든이 13일 38득점을 시작으로 4경기 동안 201득점을 올리며 4번째를 기록했다.

이런 많은 득점을 이루는 동안 하든은 또 재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최근 4경기의 200득점은 동료의 어시스트가 하나도 보태지지 않은 순수 하든의 득점이었다는 사실이다.

올시즌 하든은 본인의 야투 성공 중 11.9%에만 어시스트를 받았다. 이 숫자도 매우 적지만 최근 4경기는 하든의 득점 스타일을 극단으로 보여준 기간이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며 볼을 몰고 와서 그대로 득점을 시도하거나 동료의 패스를 받더라도 먼저 드리블을 치며 코트와 상대를 읽는 버릇이다.

올시즌 현재 하든의 경기 당 10구 자유투 성공은 NBA 역사에서 6위에 해당하며 최근 20경기 동안엔 12.6구를 성공시키고 있다. ⓒAFPBBNews = News1
▶2005~06시즌 이후 다시 평균 35득점 이상이 나올까

21일 현재 하든의 평균 35.7득점은 NBA 역사에서 8번째로 높은 개인 평균 득점에 해당한다. 앞선 7개의 기록들 중 5개가 역대 1위 평균 50.4득점의 체임벌린 차지이며 1961~62시즌 엘진 베일러의 38.3득점이 4위, 1986~87시즌 마이클 조던의 37.1득점이 6위다.

이 외에 역대 평균 35득점 이상은 두 번 더 나왔다. 1966~67시즌 릭 배리의 평균 35.6득점이 9위, 2005~06시즌 브라이언트의 35.4득점이 10위다.

현재의 30득점 이상 20경기 연속이 시작이 되기 직전에 하든은 12월8일 35득점, 12월11일 29득점으로 이미 고득점 행진을 시작하고 있었다. 이 기간까지 포함시킨 22경기 동안 하든은 평균 41.3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에 비해 그 전의 21경기 동안에는 평균 29.8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 시즌을 평균 30.4득점으로 마감했던 하든이었기에 최근의 득점 양상은 정말 대단한 기세라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두 가지로 앞을 내다볼 수 있다. 하나는 현재 득점 지원이 부족한 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하든이 계속해서 강력한 견인 역할을 맡는 그림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하든도 사람인만큼 지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최근 하든이 이렇게 대단한 득점 활약을 펼치고 있음에도 휴스턴은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휴스턴의 최근 10경기 전적 5승5패에는 연패도 없고 연승도 없다. 이에 비해 12월11일부터 1월3일까지는 5연승과 6연승 포함 11승1패였다.

동료 플레이메이커 크리스 폴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15경기 연속 결장 중이며 2월 이후에나 복귀를 바라볼 수 있다. 엄지손가락 부상 수술로 4경기 연속 결장 중인 센터 클린트 카펠라는 앞으로 한 달여 공백이 예상된다.

때문에 현재 휴스턴은 하든의 활약이 있더라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카펠라 부재로 경기마다 리바운드 열세가 극명하게 나타나면서 선수들의 슈팅 감각이 따라주지 못하면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하든의 분전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 즉 현재의 거대한 득점 숫자의 덩치가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하든에게 지나친 과부하가 걸리기 전에 팀의 전력이 안정화될 필요가 있다. 현재보다 젊었던 2016~17시즌에도 하든은 MVP급 활약을 펼치다가 시즌 말에 부진했던 적이 있다.

즉 현재 휴스턴의 상황은 하든에게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피곤을 더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서 하든이 또 어떤 숫자의 행진을 보여줄지 지켜볼 만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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