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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여의도=김성태 기자]젊은 빙상인연대가 빙상계 성폭력 사례가 모두 6건이 있음을 폭로했다.

젊은 빙상인연대는 21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력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손혜원 의원과 젊은 빙상인연대 여준형 대표, 박지훈 자문 변호사가 참석, 함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손혜원 의원은 피해자 A씨의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당한 구체적 성폭력 사례 및 A씨와 전명규 교수가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한국체대 전명규 교수가 은폐에 가담했다고 본다. 가해자는 여전히 빙상계에서 활동하고 있다. 선수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기에 증언에 소극적이고 나서지 못하고 있다. 빙상계 적폐 청산을 위해서는 전명규 교수의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젊은 빙상인연대는 빙상계 성폭력에 일조한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를 비롯한 빙상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 재발 방지 및 변화를 위해 총 세 가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 전문을 공개했다

▲다음은 젊은빙상인연대 기자회견문 전문

빙상계 성폭력, 누가 침묵을 강요했는가

젊은 빙상인 연대는 최근 빙상계에서 제기된 성폭력 사례들을 조사,정리하면서 심석희 선수가 용기를 내 길을 열어주었음에도 성폭력 피해를 본 선수들이 왜 혼자서 고통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지도자들이 어째서 계속 승승장구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피해선수들은 자신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빙상계를 좌우하는 이른바 '전명규 사단'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할까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습니다. 지금도 그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이 두려움은 도대체 누가 만들어낸 것입니까?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특정감사 결과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의 전횡과 비위가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빙상인들과 빙상 팬들은 문체부의 감사로 전 교수가 오랫동안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비정상의 상징 대한빙상연맹이 정상화되리라 기대했습니다. 교육부가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한국체대에 요구했을 땐 이번만은 바뀌겠지하는 기대감을 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기대는 헛된 바람으로 끝났습니다. 빙상연맹은 친 전명규 관리단체로 변신하며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했고 한국체대는 전 교수에게 고작 감봉 3개월의 하나마나 한 징계로 면죄부를 줬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조재범 전 코치와 심석희 선수는 모두 전 교수의 한국체대 제자들입니다. 추가 성폭력 가해자 가운데 상당수도 전 교수의 제자들로 확인됐습니다. 전 교수가 총책임자로 있던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폭행과 폭언을 일상으로 경험했던 학생선수 다수도 한국체대와 관련된 이들이었습니다.

제자가 가해자고 제자가 피해자인 상황에서 전 교수는 3월 1일부터 안식년을 즐기려고 했습니다. 전 교수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도자냐고? 당신이 교수냐고? 당신이 스승이냐고?

전 교수가 오랫동안 대한민국 빙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은 빙상계를 포함한 체육계,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젊은 빙상인 연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정부는 체육계 전반에 걸쳐 폭로된 체육계 성폭력에 대해 빠르고도 과감한 전수조사를 해 주십시오. 또한 체육계 성폭력의 항구적 근절을 위해 보다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확정판결 난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는 각 경기단체 홈페이지에 실명을 공개하고 성폭력 빈발 경기단체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는 등 실질적인 제재안을 명문화해주십시오.

둘째, 한국체육대학교에 대한 강도높은 감사를 촉구합니다. 한국체대는 국립대고 한국체대 교수들은 교육 공무원 신분입니다. 하지만 한국체대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 사고는 과연 이곳이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립대인가하는 의문을 낳게 합니다. 전 교수를 비롯해 빙상계 성폭력 가해자와 은폐 세력 대부분이 한국체대를 기반으로 탄탄한 그들만의 왕국을 구축해왔습니다. 한국체대의 정상화 없이는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정상화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셋째,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총사퇴를 요구합니다. 대한체육회는 체육계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이기흥 회장과 대한체육회는 빙상연맹 해체라는 꼬리자르기로 사태를 무마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수뇌부는 이미 국민과 체육계의 신뢰를 잃은지 오래입니다.

2019. 1.21.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빙상을 바라는 젊은빙상연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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