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인천=박대웅 기자] “비교를 해줘서 고맙다(웃음).”

전자랜드 기디 팟츠가 43점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 NBA 슈퍼스타 제임스 하든을 보는 듯 했다는 칭찬에 남긴 겸손한 답변이다. 팟츠가 최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전자랜드 단신 외국인 선수의 복덩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 1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경기에서 79-76으로 승리하며 4연승(홈 11연승)을 질주, 선두 현대모비스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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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츠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팟츠는 이날 3점슛 8개를 포함해 43점을 집중시키며 종전 본인의 최다인 39점(2018년 10월26일 KT전)을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3쿼터에만 20점, 후반에만 30점을 몰아치면서 승부처 해결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팟츠는 다소 기복이 있는 편이지만 폭발하는 순간만큼은 누구도 제어하기 힘들 만큼 매서운 슛감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올시즌 두 차례나 한 쿼터 20점 이상을 기록했으며, 한 쿼터 12점 이상을 올린 경우도 12차례나 있었다.

머피 할로웨이가 부상으로 팀을 떠난 이후 팟츠의 집중력은 더욱 올라갔다. 출전 시간은 종전 평균 27분59초에서 26분26초로 오히려 줄었지만 평균 득점은 18.0점에서 21.4점으로 늘었고, 리바운드(5.6개→6.2개)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야투 성공률(2점슛 47.4%→53.7%, 3점슛 31.5%→42.9%)의 확실한 증가에서도 나타나듯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15일 DB전에서는 같은날 오전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상대로 57점을 폭격한 NBA 스타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켓츠)의 활약을 옮겨놓은 듯 했다. 물론 절대적인 기량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스텝 백 3점슛을 구사하는 모습, 덥수룩한 수염까지도 닮은 부분이 있다.

하지만 팟츠가 유도훈 감독 및 팀원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농구를 대한 그의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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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팟츠는 하든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는 칭찬을 들은 뒤 쑥스럽게 웃으며 “하든이 좋은 선수이고, 나 역시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아직은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매 경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하든이 핫하고 상대팀을 박살내고 있는데 비교를 해줘서 감사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팟츠는 본인의 폭발적인 득점보다 동료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서 박찬희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 점, 스틸과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도맡았던 선수들이 있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단지 코트에서 함께 뛰는 선수들 뿐 아니라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을 때 벤치에서 계속 뜨거운 응원과 좋은 말들을 전해주는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이 행운이라 전하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팟츠는 “시즌 초반 어리다보니 서두르는 면이 있었고, 급하게 슛을 했다면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가 자신감을 심어줬다. 리듬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면서 슛이 들어갔고, 자신감이 계속 올라오는 선순환으로 경기력이 좋아졌다.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을 해주셨을 뿐 아니라 전담으로 훈련을 봐주시는 김태진 코치님의 조언도 안정된 모습을 찾는데 힘이 됐다”며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 역시 국내 선수들의 뒷받침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팟츠의 맹활약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 감독은 “NCAA 무대에서는 제1옵션이 아니라 받아먹는 플레이를 하다가 해외 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서 외곽슛이 잘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농구에 적응하면서 볼 없는 움직임에 대한 적응력이 생기면서 좋아지고 있다고 본다. 아이솔레이션에 대한 감각을 지녔고, 수비와 리바운드에 대한 적극성 역시 좋은 편이다”며 앞으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전자랜드는 그동안 리카르도 포웰 이후 가드 혹은 포워드 외국인 선수 쪽에서 고민이 많았던 팀이다. 지난 시즌 전체 1순위로 지명했던 조쉬 셀비의 부진이 외국인 MVP 디온테 버튼(DB)과 비교되면서 팬들의 조롱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팟츠가 점차 안정감 있는 활약을 보여주면서 전자랜드의 상승세는 머피 할로웨이 이탈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선두 현대모비스가 최근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분위기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가장 높은 위치로의 도약 역시 이제는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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