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인천=박대웅 기자]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들어오는 느낌입니다.”

DB 이상범 감독이 허웅의 가세에 걸고 있는 기대감이다.

허웅은 오는 29일 국군체육부대에서의 군 복무를 모두 마친 뒤 다음날인 30일 DB에 곧바로 가세해 코트를 누빌 예정이다.

이승현(오리온), 김준일, 임동섭(이상 삼성), 문성곤(KGC인삼공사) 등이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가운데 DB 역시 허웅과 김창모가 시즌 막판 팀 전력에 큰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L 제공
이상범 감독이 허웅과 김창모를 30일 창원 LG전에 곧바로 투입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선수 파악을 보다 신속하게 마치기 위해서다. 18일 말년 휴가를 받아 팀 훈련을 함께 소화할 계획이지만 실전 무대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전혀 다를 수도 있다.

허웅과 김창모 모두 이상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기 때문에 새로운 팀 전술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허웅의 경우 당장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허웅은 프로 2년 차였던 2015~16시즌 평균 12.1점 2.0리바운드 2.9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하며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렸다. 그 다음 시즌 역시 평균 11.8점 3.7어시스트 2.6리바운드 1.1스틸로 득점을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새롭게 작성했다.

무엇보다 DB 국내 선수들의 페이스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허웅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올시즌 이 감독은 이우정의 출전 시간을 좀 더 늘리며 믿음을 부여해왔지만 그 결과가 다소 아쉽게 나타나고 있다.

단지 이우정 뿐 아니라 김현호, 박병우, 원종훈, 이광재까지 국내 가드 5명의 평균 득점 합계가 18.5점인데 마커스 포스터(25.8점) 단 한 명보다 7점 이상 낮다. 김현호, 이광재가 높은 3점슛 성공률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공격 비중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다.

15일 DB를 상대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도 경기에 앞서 이상범 감독의 고민을 정확히 읽고 있었다. 유 감독은 DB 국내 선수들이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며 약속된 플레이를 이행하고 있지만 상황에 맞게 응용하는 능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생각과 반대되는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결국 포스터가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때에는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반대로 포스터의 공격이 막힐 때에는 더욱 답답한 모습이 노출되는 팀이 DB다. 프로 2, 3년 차에 경기당 1.44개의 3점슛을 30% 후반대의 성공률로 기록한 허웅이기 때문에 공격을 믿고 맡길 확실한 카드 하나가 추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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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감독은 “허웅을 일단 30일 경기부터 바로 투입해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연습을 통해 느낄 수도 있지만 선수 성향을 파악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공격력과 슈팅 능력을 지녔기 때문에 포스터가 막힐 때 해소해주는 역할을 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팀 디펜스에 녹아드는 것이 필요한데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임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김창모에 대해서는 “수비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수비도 맡겨볼 계획이다”며 마찬가지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15일 전자랜드전 패배 이후 이 감독은 다시 한 번 허웅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는 국내 선수들의 득점 가담이 부족했던 부분과 관련해 “매번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한쪽에서만 끝내다보니 국내 선수들이 기회가 났음에도 볼을 돌리게 된다. 시간에 쫓겨 슛을 하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지만 6강 플레이오프를 가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 선수 쪽에서 더 힘을 낼 필요가 있다. 경기 전 허웅 이야기를 했던 것도 그런 부분을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언급한 뒤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팀을 잘 정비해 후반전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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