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에게 르브론 제임스(35)라는 슈퍼스타의 존재가 정말 컸던 모양이다. 제임스가 코트에 나서지 못하는 동안 크게 헤매고 있다.

레이커스의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상대 홈경기는 나름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제임스의 현 소속팀과 전 소속팀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상 공백 중인 제임스는 벤치에서만 경기를 바라봐야 했다.

즉 제임스가 없는 양 팀의 경기에서 레이커스는 95-101로 패했다. 최종 점수 차는 적지만 1쿼터 초반 이후 최대 15점차 등 한 번의 동점 없이 줄곧 레이커스의 열세가 나타났던 경기다.

3년차 브랜든 잉그램에게 에이스의 짐은 여전히 너무나 무거운 것일까. ⓒAFPBBNews = News1
이제 1승을 올려 9승35패(승률 20.5%)가 된 클리블랜드는 계속해서 동부 컨퍼런스는 물론 리그 전체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약체다. 2018년 여름 제임스와 헤어진 후 크게 전력 약화된 팀이다. 게다가 베테랑 스타 케빈 러브마저도 빠진 조건이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그럼에도 서부 컨퍼런스 8위 레이커스는 패했다. 2연패로 23승21패(승률 52.3%)가 된 레이커스는 이제 3연승 중의 9위 유타 재즈와도 동률이 됐다. 레이커스에게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고비가 있다면 바로 현재일 것이다.

올시즌 레이커스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가 12월26일 크리스마치 매치에서 부상을 당했던 제임스는 아직 복귀 일자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 동안 레이커스는 3승7패에 그쳤다. 제임스가 오기 전 35승47패(승률 42.7%)로 마감했던 전 시즌보다 크게 뒤처지는 전적이다.

레이커스가 이렇게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레이커스가 기대를 걸고 있던 유망주 집단은 결국 실패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실점은 괜찮지만 득점에서 큰 동력 상실

공백 전까지 제임스는 34경기 평균 34.7분 동안 51.8% 야투율로 27.3득점 8.3리바운드 7.1어시스트 1.3스틸 0.7블록을 기록 중이었다. 그리고 당시까지 경기 당 2.2점차로 앞섰던 레이커스는 제임스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 2.8점차로 앞서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중요 선수가 빠져 있기도 하다. 라존 론도(33), 13년차 베테랑 포인트 가드로서 제임스와 함께 2018년 여름 레이커스에 합류했다. 레이커스는 론도가 코트 위에 있던 시간 동안 경기 당 2.2점차로 앞섰다.

이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들은 레이커스의 득점력에 큰 힘이 됐었다. NBA닷컴에 따르면 시즌 2117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6.9득점의 레이커스는 론도가 뛰었던 341분 동안 108.1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제임스가 뛴 1178분 동안에는 100포제션 당 107.7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이 두 명의 공백이 동시에 시작된 12월28일 경기부터 레이커스는 100포제션 당 100.4득점에 그치고 있다. 이는 12월28일부터의 기간 동안 리그 최하위 공격지표다. 또한 14일 현재 공격 지표 리그 30위(100.9) 시카고 불스보다도 낮은 숫자다.

수비지표는 제임스 공백 전후로 100포제션 당 106.5실점에서 104.0실점으로 나아졌지만 득점력이 큰 추락을 보였다. 결국 제임스와 론도의 공백 동안 나머지 레이커스 선수들은 자기들끼리 공격을 풀어나가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잉그램이 남긴 실망

12월26일까지 23경기 동안 47.1% 야투율로 평균 15.5득점을 올렸던 브랜든 잉그램(22)은 12월28일 이후로 10경기 동안 46.2% 야투율로 18.7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보면 잉그램의 숫자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경기를 본 NBA 팬들에게 잉그램의 인상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중책이 맡겨졌을 때, 그리고 중요한 승부처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10경기 동안 레이커스는 젊은 유망주들인 잉그램, 카일 쿠즈마(24), 론조 볼(22), 조쉬 하트(24)를 집중적으로 기용했다. 12월28일부터 이들의 출전시간은 각자 평균 35.4분, 34.7분, 34.6분, 33.6분으로 이들 외엔 평균 30분을 넘긴 레이커스 선수가 없다.

여기에서 가장 많은 공격기회를 가진 선수는 쿠즈마였다. 2경기 결장이 있었지만 경기 당 18.9회 야투 시도와 5.8회 자유투 시도를 통해 21.6득점을 올렸다. 14일 클리블랜드전에서도 쿠즈마는 23회의 야투와 9회의 자유투를 시도해 29득점을 올리며 팀 득점 선두가 됐다.

이에 비해 잉그램은 경기 당 15.8회 야투 시도와 6.1회 자유투 시도를 가지며 쿠즈마 다음의 득점 참여를 보여줬다. 그런데 쿠즈마가 빠진 2경기에서 가장 전면에 나서야 할 때 잉그램은 좋지 못한 결과를 남겼다.

5일 뉴욕 닉스전의 7점차 패배에서 잉그램은 38.1% 야투율로 21득점을 남겼다. 그리고 7일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의 22점차 패배에서는 31.3% 야투율로 13득점을 남겼다. 최근 10경기 동안 46.2% 야투율 평균 18.7득점에 비해 떨어지는 성과들이다.

그리고 경기가 막판 접전에 이르렀을 때 잉그램의 손은 말을 듣지 않았다. 레이커스는 최근 10경기 중 경기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을 5경기에 걸쳐 겪었다. 이 적지 않은 비중에서 레이커스는 1승4패에 그쳤다.

이 클러치 상황 동안 잉그램은 팀에서 가장 많은 총 10회의 야투와 2회의 자유투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30% 야투율이었다. 즉 7개의 야투 실패가 나왔고 여기에 더해 결정적인 2턴오버도 나왔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득점을 이뤄낼 수 있는 스타의 재능을 갖고 있지만 잉그램이 아직 경기 중의 난관을 헤쳐 나가기엔, 상대 수비의 강한 압박을 뚫기엔 멀었음을 최근 경기들이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가 돌아오게 된다면 한때 서부 컨퍼런스 4위에 올라있던 때의 모습으로 레이커스를 끌어올려 줄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기본 슈팅 능력 개선의 필요성

6점차로 끝난 14일 경기에서 레이커스는 11구의 자유투를 실패했다. 클리블랜드의 23회보다 많은 27회 자유투를 시도했지만 16구(59.3%)만 성공시켰다.

그런데 이는 시즌 동안 레이커스를 괴롭히고 있는 자유투 문제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레이커스는 시즌 동안 자유투 적중률 리그 최하위 30위(68.3%)에 그쳐 있다. 그리고 최근 10경기 동안엔 65.0%다.

제임스도 68.2% 적중률의 뛰어난 자유투 슈터는 아니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자유투 시간에 불안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10경기 동안 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6.1회 자유투를 시도한 잉그램은 59.0% 성공률에 그쳤다.

그리고 3점슛 외곽포에서도 곤경을 겪었다. 최근 10경기 동안 3점슛 적중률 40%를 넘긴 레이커스 선수는 없다. 경기 당 7.4회로 가장 많이 던진 쿠즈마는 25.4% 적중률에 그쳤다. 이로 인해 최근 10경기 레이커스의 3점슛 적중률은 29.8%의 심각한 결과를 보였다. 14일 현재 리그 3점슛 최하위 적중률이 32.9%다.

시즌 44경기 동안 리그 27위(33.5%)에 그쳐 있는 레이커스의 3점슛 적중률도 좋은 편은 아니지만 버팀목이 빠진 상황에서 더욱 악화됐다.

최근 레이커스의 부진은 제임스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계기일 수도 있지만 아예 플레이오프에서 무엇도 해보지 못할 위기일 수도 있다. 중위권 싸움이 격렬한 서부 컨퍼런스에 있기 때문이다.

전 시즌에도 레이커스는 앞서 언급한 젊은 선수들 4명과 켄타비어스 칼드웰포프(26)를 중용했었다. 당시와 큰 차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더 떨어진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다. 이는 앞으로 남은 경기 일정을 넘어 선수단 자원 운용에 있어서도 걸림돌이 될 공산이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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