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호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 교장.
스포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대전환되고 있는 시기이다.

이제 스포츠는 소수의 정예 선수들이 자기가 속한 팀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를 대표하여 자웅을 겨루고 명예를 획득하거나 부를 차지하는 수단에서 벗어나 남녀노소의 국민들에게 그들의 삶을 더욱 행복하고 윤택하게 해주는 주요 방편으로 우리의 생활 속에 어느덧 스며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이른 시기부터 가장 치열한 경쟁을 요구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특히 중고교의 학교 스포츠는 어떠할까.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서 고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교,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를 목적으로 각종 사교육의 학원가로 내몰리는 유소년기, 그리고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여가 시간을 활용하는 건전한 스포츠와 레저의 활동”은, 어쩌면 현실을 도외시한 수사(修辭)로서만 여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현실 속의 공교육 현장에는 이러한 상황들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우리 사회의 미래인 학생들을 위하여, 학생들과 함께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학교와 학교장, 그리고 교사들이 또한 존재한다.

교내 스포츠동아리의 활발한 활동과 방과 후 학교체육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사춘기에 접어든 학생들에게 그들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발산하게 하여 여러가지의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타 학교들에게는 물론 생활체육계에 모범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서울 성동구 사근동 소재의 한양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이하 한대부중)을 취재하였다.

사학의 명문 한양대학교로 대표되는 사학재단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지난 1960년 설립한 한대부중은 원래 한양여중의 교명으로 시작한 여자중학교였고, 이후 한양대학교사범대학여자중학교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가, 지난 2004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후 한대부중으로 교명을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대부중은 현재 교내 특별활동과 방과 후 학교의 형태로 축구, 야구(남학생), 연식야구(여학생), 배드민턴, 댄스 등의 스포츠 관련 동아리를 운영 중이며, 이는 단지 교내의 활동으로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서울시교육청 주관 하에 개최되는 시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여학생들이 참여하는 연식야구의 경우 교육청 주관의 ‘안중근피스컵’에 해마다 참가하여 2017년에는 우승을, 2018년에는 3위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한대부중 여자연식야구팀.

권창훈 체육부장 등 교내 체육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들과 외부강사들의 전문적이고 열의에 넘친 지도로 체육활동에 활력이 넘치고 있는 한대부중의 배경에는, 한양대학교에서 체육을 전공한 후 동 대학원에서 체육학 석,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동시에 평생을 한양학원 산하의 한대부중과 한대부고에서 후학들을 양성해 온 노지호 교장이 든든한 뒷받침이 되고 있었다.

▲ 한양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대부속중학교 최초의 체육학과 출신 교장으로 알려졌다.

“1976년 한양대학교 체육과에 입학하여 수학하고, 1985년에 대학원에서 석사를, 그리고 1995년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동안 대학에서 강의할 수 있는 여러 차례의 기회가 있었지만 1982년부터 몸담은 한양학원의 한대부중과 한대부고의 발전을 위해 교직생활 전부를 함께 하였다. 한대부중의 교장으로는 2018년 8월 31일에 부임하였고, 그 이전 약 8년 동안 교감으로 재직했다.”

▲ 한대부중은 특별활동과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에서 체육활동이 대단히 활성화 되었다고 알려졌다.

“우리는 수학과 영어, 과학 등 일반 교과목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의 체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축구와 농구, 야구, 배드민턴, 댄스, 그리고 밴드 활동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스포츠 활동은 현직 교사들이, 그리고 댄스와 밴드 등은 외부강사들을 초빙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각 종목마다 교육청 주관의 시합들이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야구의 경우에는 2018년 경찰청에서도 시합을 주최하여 참가한 바 있다.

교육청에서도 이러한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여 종목별로 70만원씩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예산은 전부 유니폼 제작과 교구 구입으로 소요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교육현장에서 체육과목을 담당하였던 교사로서, 그리고 현재는 교장으로서 이러한 체육활동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교육적인 순화기능이다. 우리 학교는 지리적인 위치로 볼 때, 이곳 왕십리뿐만 아니라 멀리 용답동 같이 거리가 먼 곳에서도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다. 대개는 서민층이 주거하는 곳이고, 사교육과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역의 학생들이다.

그런 학생들의 등교를 위해 성동구청에서는 교육지원팀 같은 곳에서 등교용 버스까지 지원해 주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학생들의 에너지 발산과 교과목 이외의 학습체험을 마련해주는 한 가지의 방편이 바로 스포츠 동아리의 활동들이다.”

▲ 평생을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으로, 우리나라의 학교체육정책을 평가한다면.

“예전에는 고입과 대입의 입시형태로서 체력장이 있었지만, 체력장이 폐지된 후 대체안으로 도입된 것이 바로 스포츠클럽 형태의 동아리 활동이고, 이를 학교 특별활동과 방과 후 학교의 형태로 실행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바와 같이 요즘의 학생들의 예전과 비교하여 체격은 많이 커졌지만, 체력은 그와 반비례하여 떨어진 상태이다. 학생들의 거의 모든 관심과 학습형태가 교과목의 공부에만 치중하다 보니 신체적인 활동의 기회가 적어지고 이는 곧 성장기 체력단련 등 신체적인 면뿐만 아니라 인성교육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스포츠 활동을 통한 체력단련의 기회는 물론, 협동심과 희생정신, 그리고 그들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들을 교육의 현장에서 반드시 만들어 주어야 한다.”

▲ 한대부중과 스포츠클럽 동아리 활동의 더 많은 발전을 기원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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