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30개 팀 모두가 시즌 절반 지점을 넘어섰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을 기점으로 모든 팀이 최소 41경기에서 최다 44경기에 이르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 정도의 일정이면 제법 흐름의 가닥을 잡을 만한 숫자들이 쌓이는 때다. 어떤 팀에 대해 어디가 강점이고 약점인지 이야기해 볼 수 있다. 또는 시즌 전 예상을 뛰어 넘은 팀 또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팀에 대해서도 원인을 짚어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더 중요한 앞날에 대한 단서를 잡을 수도 있다. 특히 시즌 일정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플레이오프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을 가능케 할 수 있는 시점이다. 그리고 어느 선수가 리그를 휘어잡고 있는지도 감을 잡을 수 있고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까지 어떤 이야기들이 생성될지도 볼 수 있는 때다.

올시즌 현재까지는 제임스 하든과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괴물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결국 끝까지 더 돋보일 선수는 누가 될까. ⓒAFPBBNews = News1
이에 현재까지 나온 숫자들과 뉴스들은 앞으로 어떤 일들을 예고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고자 한다. 또는 지금과 다른 양상을 예고할 반전의 단서는 있는지도 보도록 한다.

▶최근 시즌들 중 가장 흔들리고 있는 골든스테이트

42경기를 치른 현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28승14패(승률 66.7%)로 서부 컨퍼런스 2위이자 리그 4위에 있다. 이 승패 성적은 2014~15시즌 이후 이들에게 있어 가장 낮은 42경기 시점 성적이다. 이전까지 가장 낮았던 전 시즌의 33승9패 때보다 5패가 더 많다.

그렇다면 3연속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골든스테이트에게 그 꿈은 무리인 것일까. 물론 어느 시즌에나 우승을 확실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현재 골든스테이트를 두고 마냥 비관적일 수는 없다.

우선 3연속 우승 위업을 쌓은 과거 팀들의 경우에도 연속 3번째 우승의 시즌에는 앞선 두 시즌보다 떨어지는 위력을 보여주곤 했다. 가령 1990년대 두 번의 3연속 우승을 거둔 시카고 불스는 첫 번째에도, 두 번째에도 3연속 우승의 해에는 앞선 두 시즌보다 성적이 덜했다.

1990~91시즌 61승, 1991~92시즌 67승을 거뒀던 시카고는 1992~93시즌에 57승25패(승률 69.5%)로 동부 컨퍼런스 2위, 리그 3위로 마감했다.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컨퍼런스 파이널과 NBA 파이널의 두 라운드 동안 홈코트 우위를 뺏기고 시작했다. 그럼에도 시카고는 각각 2패씩만 남기며 모든 시리즈를 승리했다.

올시즌 골든스테이트는 스테픈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의 부상 공백, 그린 및 클레이 탐슨의 슈팅 슬럼프 등이 겹치며 전보다 금이 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건강할 때의 커리는 MVP 시즌 때와 비슷한 위력을 보여줬고 케빈 듀란트도 강력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커리의 결장과 탐슨 및 그린의 슈팅 슬럼프에도 골든스테이트는 리그 최고의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NBA닷컴에 따르면 골든스테이트의 100포제션 당 114.4득점은 리그 1위의 공격지표다. 오히려 이들의 성적을 떨어트린 지점은 16위에 그쳐 있는 수비지표(108.8)다.

때문에 수비체제만 다시 다져진다면, 플레이오프라는 단기전에서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 없다면, 분명 꺾기 힘든 팀으로 나올 수 있다. 다만 여기엔 전 시즌의 아킬레스 부상에서 회복해 곧 돌아올 예정인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커즌스까지 합류하며 큰 주목을 끌었던 골든스테이트는 결국 3연속 우승에 다다를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하든과 아데토쿤보로 좁혀진 MVP 레이스

올시즌 가장 놀라움을 주고 있는 팀들 중 하나가 밀워키 벅스다. 13일 현재 29승12패(승률 70.7%)로 동부 컨퍼런스 2위이자 리그 2위인 밀워키는 최근 리그 1위 토론토 랩터스가 살짝 흔들렸을 때 한동안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여기엔 전 시즌 수비지표 리그 18위(109.1)에서 3위(104.4)로 뛰어오른 수비력, 그리고 전 시즌 공격지표 리그 10위(108.8)에서 4위(113.3)로 오르며 엘리트 공격 팀으로서 진화한 것이 컸다.

이런 팀의 진화에는 새로 부임한 마이크 부든홀저 감독의 공이 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또 이런 밀워키의 체제에 가장 큰 열쇠가 된 선수가 야니스 아데토쿤보다.

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33.6분을 뛰며 아데토쿤보는 58.1% 야투율로 평균 26.6득점 12.8리바운드 6어시스트 1.3스틸 1.5블록을 기록 중이다.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각각 팀 내 선두이며 스틸과 블록은 각각 2위다.

득점은 전 시즌의 평균 26.9득점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야투율은 52.9%에서 58.1%로 현격하게 상승했다. 특히 결정적으로 아데토쿤보의 움직임은 밀워키가 올시즌 리그 2번째로 많은 3점슛(13.4개)을 꽂아 넣는 비결이 되고 있다. 또한 강력한 수비수로서도 변신해 밀워키가 수비가 떨어지지만 슈팅이 좋은 센터 브룩 로페즈를 선발로 기용할 수 있는 해법이 됐다.

한편 전 시즌 MVP의 최근 기세가 심상치 않다. 13일 현재 평균 34.1득점으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는 제임스 하든의 최근 괴물 활약은 12월 한때 서부 컨퍼런스 14위 수렁에 빠져 있던 휴스턴 로켓츠를 5위로 끌어올려 줬다.

하든은 12월14일 50득점을 시작으로 최근 약 한달 동안 15경기 연속으로 30득점을 넘기고 있다. 15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은 NBA 역사 11번째로 길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15경기 평균 40.5득점을 올리는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하든의 괴물 같은 페이스가 얼마나 이어지냐에 따라 MVP 후보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시즌 초부터 보여줬던 밀워키의 강력한 약진에 점수를 더 줄 것인지, 12월9일까지 11승14패에 있다가 12월12일부터 13승3패를 거두고 있는 휴스턴의 반전에 점수를 더 줄 것인지도 관건이다.

▶시즌 말 AD는 어느 팀에서

올시즌 생성되고 있는 트레이드 루머들 중 가장 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이야기가 앤써니 데이비스의 이적 가능성이다. 만약 이뤄진다면 또 하나의 슈퍼팀이 생성될 수도 있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데이비스는 2016~17시즌부터 시작되는 5년 계약 연장에 사인했었고 플레이어 옵션이 달린 2020~21시즌을 제하더라도 2019~20시즌까지 고정돼 있다. 때문에 데이비스의 이적은 당분간 트레이드로 제한돼 있다.

일단 데이비스 본인과 뉴올리언스는 트레이드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각종 매체들에서 데이비스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꾸준히 이야기하고 있는 데에는 뉴올리언스의 부진한 올시즌 성적이 한몫하고 있다.

13일 현재 20승23패(승률 46.5%)의 뉴올리언스는 서부 컨퍼런스 13위에 그쳐 있다. 아직 8위와 3경기차만 나기 때문에 희망을 버릴 수는 없지만 전 시즌 안에서 보여준 약진을 되짚어 본다면 분명 실망스런 시즌이다.

뉴올리언스의 현재 상황에 대해 데이비스의 속내도 중요할 것이며 뉴올리언스가 자신들의 미래를 어떻게 볼지도 중요한 현재다. ⓒAFPBBNews = News1
올시즌 뉴올리언스는 승패성적이 보여주는 것처럼 형편없는 팀은 아니다. 승률은 리그 20위지만 경기 당 점수 마진은 2.2점차로써 무려 리그 10위다.

이유는 뉴올리언스가 접전 승부처에서 유난히 많이 졌기 때문이다. 종료 5분 안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에 접어든 23경기에서 뉴올리언스는 7승16패(승률 30.4%)에 그쳤다. 이는 리그 29위에 그치는 클러치 승률이다.

12월17일부터 나온 8패 모두 8점차 이내로 끝난 접전 패배들이다. 12월17일부터 클러치 상황을 10경기 거치며 2승8패에 그친 뉴올리언스의 클러치 약세는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우울한 분위기에서 뉴올리언스와 데이비스가 2월초까지 어떤 결단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각 컨퍼런스 세력 판도 재배치될까

올시즌 동부와 서부 각 컨퍼런스는 서로 구별되는 뚜렷한 판도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일단 올시즌 현재 동부 컨퍼런스에는 리그 1위 토론토와 2위 밀워키가 있다. 2009~10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및 올랜도 매직 이후로 1,2위 모두 동부 컨퍼런스 팀이었던 적이 없을 정도로 리그 정상을 동부가 독점한 적은 없다.

반면 서부는 14위 19승23패(승률 45.2%)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리그 21위일 정도로 리그 중위권 팀들의 경쟁이 심하다. 15위 피닉스 선즈를 제외하면 현재 어느 서부 팀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비관론을 내세우기 힘들다.

반면 동부는 허리 쪽 깊이가 약하다. 7위가 21승23패(승률 47.7%)의 브루클린 넷츠일 정도로 5할 승률 미만의 팀들이 많고 40% 승률 미만은 4팀에 달한다. 즉 서부와 달리 동부에는 성적 포기 팀들이 꽤 일찍이 나온 셈이다.

이런 점에서 서부는 계속해서 순위 변동이 클 것으로 보인다. 1위 덴버 너겟츠와 2위 골든스테이트를 제외하면 한 자리에 고정된 팀들이 거의 없다. 반면 동부에서는 극적인 성적 상승을 보일 중하위권 팀을 예상하기 힘들다.

대신 시즌 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보스턴 셀틱스를 계속 지켜볼 필요는 있다. 25승17패(승률 59.5%)로 동부 컨퍼런스 5위에 있고 최근 2연패를 당하고 있는 보스턴은 올시즌 리그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가 식은 팀이었다가 기복을 보여주고 있다. 가지고 있는 재능에 비해 실망스럽기에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반격을 기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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