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이상이 보였던 기계 클레이 탐슨(29·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이 최근 들어 삐걱거림 없이 맹렬히 돌아가고 있다. 이 기세가 이어진다면 골든스테이트가 12월 이후 보여줬던 출렁거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탐슨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62.1% 야투율로 43득점을 올리며 뉴욕 닉스전 122-95 대승에 큰 기여를 했다. 3점슛 7개와 함께 탐슨의 슈팅은 코트 거의 전 구역에서 터졌다.

43득점은 올시즌 탐슨의 경기 득점들 중 2번째로 높다. 10월30일 시카고 불스전에서 14개 3점슛 성공이라는 NBA 신기록을 세우며 올렸던 52득점 다음이다.

9일 탐슨의 43득점 안에는 그에게 시즌 2번째로 많은 7개의 3점슛 성공이 담겨져 있다. ⓒAFPBBNews = News1
9일 탐슨의 43득점은 최근 뜨겁게 달아올랐던 동료 스테픈 커리가 갑자기 26.3% 야투율의 14득점에 그쳤던 부진을 메우고 남았기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올시즌 처음 나온 커리의 두 자릿수 어시스트인 14어시스트 중 8어시스트가 탐슨이 성공시킨 슈팅으로 올라간 것들이다.

그리고 더 큰 의미가 있다면 탐슨이 제 궤도에 오르고 있는 신호가 보이고 있던 차에 나온 고득점이란 사실이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50% 이상 야투율 및 20득점 이상 득점을 기록 중이다.

10월의 14개 3점슛 성공 신기록이 그 전의 시즌 첫 7경기 동안 36회 시도 중 5개(13.9%)만 성공시키다 나왔던 급반등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7개의 3점슛 성공은 이전의 4경기 연속 50% 이상을 기록했던 활황세를 잇고 있다.

그렇다면 8년차 탐슨의 올시즌이 어떠했기에 이런 연속된 활약이 반가운 것일까.

▶성장곡선이 뚝 떨어진 올시즌

9일 경기는 탐슨에게 생후 28년334일째 되는 날의 경기였다. NBA 선수에게 이맘때라면 최전성기를 보여주곤 하는 시기다.

하지만 올시즌 탐슨은 전 시즌까지 보여줬던 상승세를 잇기는커녕 뚝 떨어트리고 말았다. 득점 효율성에 있어 올시즌은 커리어 중 2번째로 낮은 시즌이기도 하다.

골든스테이트가 리그 최강팀으로 올라서기 시작한 2014~15시즌은 탐슨이 스타로서 인정받는 숫자를 남기기 시작한 시즌이기도 하다. 평균 20득점 이상을 올리기 시작한 시즌(21.7득점)이며 더 많은 득점 참여를 하면서도 46% 이상의 야투율을 올리기 시작한 시즌이기도 하다.

전 시즌의 탐슨은 73경기 동안 평균 20득점을 48.9% 야투율로 올렸다. 커리와 케빈 듀란트란 슈퍼스타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기회는 줄었어도 더 높은 효율성으로 기량을 증명했다. 커리어 3점슛 성공률 41.7% 탐슨의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은 44.0%에 달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같은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의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야투율이 45.1%로 떨어진 데에는 35.6%로 떨어진 3점슛 성공률의 영향이 컸다.

▶냉랭해진 3점슛 온도

탐슨이 국내 NBA팬들로부터 ‘기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것은 오픈이다 싶으면 정확히 꽂아 넣는 3점슛 실력 때문이다.

실제 전 시즌 탐슨은 가장 가까운 수비수와 6피트(약 1.8m) 이상 떨어진 와이드 오픈의 3점슛 시도 186회 시도 중 94개를 성공시키며 50.6%라는 대단한 정확도를 뽐냈다. 이는 100회 이상의 와이드 오픈 3점슛을 던진 리그 전체 선수들 중 1위의 적중률이다.

그리고 그 전의 시즌들에서도 최저 46.1% 이상을 기록하면서 늘 리그 상위권에 들어왔었다. 수비수와의 거리에 상관없이 패스 받은 직후 던지는 3점슛 적중률에 있어서는 전 시즌까지 최저 43.9%, 최고 45.7%의 높은 대역을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이런 기계에 이상이 생겼다. 받아 던지는 3점슛 적중률이 36.0%로 떨어졌다. 그리고 와이드 오픈 상황에서는 총 88회 시도 중 30개(34.1%) 성공으로 적중률이 크게 떨어졌다.

탐슨이 41경기를 치른 현재 3점슛 성공률 30% 미만이 벌써 17경기다. 0개 성공은 6경기다. 벌써 지난 시즌 73경기에 참여하며 남겼던 3점슛 성공률 30% 미만 17경기와 타이를 이뤘다. 또한 당시 3점슛 0개 성공은 3경기뿐이었다.

골든스테이트에게 시즌 성적과 플레이오프 우승을 위해 탐슨의 공수 양 진영 활약은 필수적이다. ⓒAFPBBNews = News1
▶부진하다가 꾸준하게 잘하고 있는 최근 5경기

저렇게 많았던 부진한 경기들이 불과 얼마 전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12월20일 유타 재즈전부터 12월28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전까지 5경기 동안 4경기에서 31.6% 이하 야투율에 그쳤다. 3점슛은 줄곧 33.3% 이하였다. 이 5경기 동안 탐슨은 30.9% 야투율에 그쳤다.

또한 3점 구역에서의 부진은 더 오래 지속되고 있었다. 12월13일 토론토 랩터스전부터 12월 28일까지 8경기 동안 줄곧 33.3% 이하를 기록했다. 0개 성공은 3경기에 달했고 8경기 동안 3점슛 적중률이 겨우 20.8%였다.

반면 최근 5경기는 꾸준히 높은 대역이다. 공교롭게도 12월28일 포틀랜드 상대로 3점슛 9회 시도 중 2개(22.2%)만 넣었던 탐슨은 12월30일에도 같은 팀 포틀랜드를 만나 5회 시도 중 4개(80.0%)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그 뒤로 3경기 연속 3점슛 성공률 50.0%를 기록한 다음 9일 뉴욕전에서 16회 시도 중 7개(43.8%)를 성공시켰다.

탐슨이 부진을 겪었던 동안 골든스테이트도 삐걱거렸다. 특히 올시즌에는 탐슨뿐만 아니라 드레이먼드 그린에게도 큰 슈팅 슬럼프가 오면서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11월까지 단 1패만 기록했던 커리-탐슨-듀란트-그린 4인 조합은 12월 이후로 5패를 남겼다.

하지만 탐슨이 제 궤도에 오른 이후로 골든스테이트는 좋은 행군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4일 휴스턴 로켓츠전에서는 탐슨이 55.0% 야투율 26득점을 올렸음에도 패했지만 제임스 하든의 놀라운 활약 등이 나오며 단 1점차 석패를 당했다.

올시즌은 2014~15시즌 이후 처음으로 골든스테이트가 공격 진영에서 탐슨의 존재 덕을 보지 못한 시즌이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1988분 동안 100포제션 당 113.7득점을 올린 골든스테이트는 탐슨이 뛴 1425분 동안 111.9득점을 올렸다. 반면 이전 4시즌 동안에는 늘 탐슨이 있을 때 평소보다 좋은 공격지표를 기록했다.

대신 최근 5경기 동안에는 골든스테이트가 245분 전체 동안 100포제션 당 122.8득점이라면 탐슨이 뛴 175분 동안엔 124.6득점으로 탐슨의 덕을 봤다.

팀에서 2번째로 많은 출전시간(34.8분)을 받고 있는 탐슨은 중요성이 크다. 공격 진영에서는 3점 슈터를 넘어 전천후 공격수로서, 그리고 수비 진영에서는 커리의 보디가드 역할도 해야 한다. 때문에 탐슨이 다시 유능한 공격수로서 제 궤도에 오를 필요가 있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브 커 감독은 최근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가 오는 19일 LA 클리퍼스전 무렵에 돌아올 예정이라 전했다. 아킬레스 부상에서 돌아오기 때문에 커즌스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존의 정예인원들이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탐슨의 꾸준한 활약이 멈추지 않고 줄곧 이어진다면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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