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자리였던 서부 컨퍼런스 14위 자리의 주인이 바뀌었다. 시즌 초 14위 자리의 주인이었다가 한때 7위까지 올라가봤었던 댈러스 매버릭스다.

댈러스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LA 레이커스와의 홈경기에서 97-107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1승3패의 원정 4연전 일정을 마치고 홈으로 돌아왔지만 후반전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8일 현재 댈러스는 18승22패(승률 45.0%)로 컨퍼런스 14위로 내려왔다. 6연패 수렁에 빠진 멤피스 그리즐리스도 18승22패 동률이지만 댈러스가 상대전적 열세(0승1패)로 한 순위 더 낮다.

모처럼 댈러스가 홈으로 돌아왔지만 3연패에 빠져 있던 레이커스에게 꿀맛 같은 1승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AFPBBNews = News1
현재 9승32패(승률 22.0%) 피닉스 선즈가 10월29일 이후로 부동의 컨퍼런스 15위에 고정된 한편 14위 자리는 꽤 극적인 등락을 보인 팀들이 거쳐 갔다. 심지어 현재 4위와 5위인 휴스턴 로켓츠 및 샌안토니오 스퍼스도 지난해 12월에는 14위까지 내려앉는 경험을 했다.

댈러스는 시즌 초에도 14위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시즌 4번째 경기부터 6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11월3일부터 11월10일까지 14위에 그쳐 있었다.

그러다 4연승을 발판으로 12월13일에는 15승11패(승률 57.7%), 7위까지 올라갔었다. 그 상승세의 기간 동안 댈러스는 12승3패를 거뒀다. 하지만 그 뒤 6연패를 시작으로 3승11패를 거치며 도돌이표를 찍고 말았다.

물론 승률 45.0%의 팀이 14위에 있는 현재 서부 컨퍼런스의 판도가 유독 기형적인 것이 맞다. 서부 컨퍼런스가 15개 팀이 되기 시작한 2004~05시즌 이후 가장 높았던 14위의 성적은 2005~06시즌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33승49패(승률 40.2%)였다. 그 외엔 30% 승률 넘기기도 바빴다.

그럼에도 최근 댈러스의 하락세는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신인 루카 돈치치(20)의 활약이 있어도 댈러스가 한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평균 19.6득점 신인 에이스

돈치치의 43.5% 야투율 27득점 8리바운드 활약에도 8일 댈러스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4쿼터 동안 돈치치가 8회 야투 시도 중 3개를 성공시키는 등 그렇게 뜨겁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그럴만한 이유도 있었다. 나머지 인원들이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8일 4쿼터 동안 뛴 댈러스 인원들 중 돈치치를 제외하면 13회 야투 시도 중 2개(15.4%)만 성공시켰다. 물론 이런 환경에서도 집중 견제를 뚫고 영웅적 활약을 펼치는 슈퍼스타들이 있지만 매번 그러기란 어렵다.

8일 경기는 너무 극명하긴 했지만 현재 댈러스의 최근 경향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 충분하다. 돈치치가 합류한 것을 제외하면 댈러스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전 시즌 댈러스는 구단의 38시즌 마감 역사 중 공동 6번째로 가장 낮은 24승58패(승률 29.3%)를 거뒀다. 1997~98시즌의 20승62패(승률 24.4%) 이후로 가장 낮은 성적이기도 하다. 때문에 올시즌은 분명 나아지긴 했지만 반복되고 있는 전 시즌의 문제점들이 있다.

12승3패를 거뒀던 11월11일 경기부터의 댈러스에서는 확실히 전 시즌에 비해 좋아진 모습이 보였다. 당시의 댈러스는 강력한 클러치 활약을 선보인 돈치치의 덕을 보기도 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도 좋았다.

하지만 최근 3승11패 기간 동안의 댈러스는 돈치치가 보다 더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곧잘 패하고 있다. 댈러스의 12승3패 동안 돈치치가 야투율 37.9% 평균 16.3득점이었다면 3승11패 동안에는 44.1% 야투율 22.4득점이다.

▶극악의 원정 경기력

원정 경기에서 못하는 것이 문제일까, 원정 경기를 너무 많이 치러서 문제일까. 어쨌든 올시즌 댈러스는 원정경기에 대해 지레 공포증을 가질 정도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팀은 원정보다 홈에서 더 잘한다. 경기장 분위기 자체가 홈팀에게 일방적으로 좋은 환경이 꽤 작용한다.

하지만 올시즌 댈러스는 그런 경향을 고려해도 너무나 큰 홈-원정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 승률에서 리그 21위(45.0%)인 댈러스는 홈 승률에서 5위(78.9%)지만 원정 승률에서는 30위(14.3%)다. 홈에서는 강팀, 원정에서는 최약체다.

최근 3승11패의 부진도 이런 원정 경기 약세 흐름과 맞물려 있다. 14경기 중 4경기만 홈에서 치렀고 10경기가 원정으로 배정됐다. 그 10경기의 원정에서 댈러스는 단 1승만 거뒀다.

물론 15승4패의 압도적 홈 전적을 가진 팀으로서 최근 홈 4경기 2승2패는 경기력 하락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 12월17일 새크라멘토 킹스전 패배도 그렇고 8일 레이커스전 패배도 좋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특히 최근 레이커스는 르브론 제임스의 공백으로 인해 헤매고 있는 와중에 홈 댈러스를 만나 승리했다.

어쨌든 댈러스의 원정 약세는 너무 도드라져서 문제다. 공수 양 진영의 숫자 중 댈러스가 원정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는 쪽은 득점이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댈러스는 100포제션 당 107.7득점으로 공격지표 리그 18위에 있다. 여기에서 홈경기 공격지표는 리그 12위(111.7)에 있다가 원정경기 공격지표는 24위(104.2)로 뚝 떨어진다.

이에 비해 수비지표는 떨어지긴 떨어지더라도 폭이 크진 않다. 전체 경기 수비지표 리그 12위(107.9)인 댈러스는 홈에서 11위(105.5), 원정에서 15위(110.0)다.

가장 어린 돈치치에게 팀의 견인 역할이라는 무거운 짐을 맡길 수밖에 없는 올시즌 댈러스다. ⓒAFPBBNews = News1
▶가드진의 약세

사실 댈러스가 12승3패로 약진을 기하고 있을 때도 불안했던 구석이 있긴 했다. 주전들의 견인보다는 벤치 인원들의 뒷받침 활약이 더 커보였기 때문이다.

우선 맥시 클리버(27)와 드와이트 파월(28), 백업 빅맨들이 에너지와 센스를 겸비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리고 당시 14경기 동안 51.9% 야투율로 평균 14.4득점을 보탠 13년차 백업 가드 JJ 바레아의 영향력도 컸다.

하지만 그 바레아가 최근 경기들에선 힘을 못 쓰고 있다. 최근 11경기 출전 동안엔 36.8% 야투율로 평균 9.7득점을 올리는 등 코트 위에 있을 때 팀에 플러스가 되지 못했다.

2년차 가드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22)도 올시즌 주전 포인트 가드로서, 주력 볼 핸들러로서 성장을 보여주진 못했다. 오히려 댈러스는 스미스가 코트 위에 있을 때보다 없을 때 훨씬 더 공격이 잘 풀렸다.

시즌 1930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7.7득점의 댈러스는 스미스가 코트 위에 있던 776분 동안 101.3득점에 그친 반면, 스미스가 없을 때는 109.3득점을 올렸다. 간단히 말하자면 댈러스는 스미스가 있을 때 가장 득점이 안 됐고 없을 때 가장 잘 됐다.

이런 가드들의 부진에 더해 가장 많은 출전시간(31.9분)을 받는 스몰 포워드 반스의 영향력도 초라하다. 개인 공격지표로 봤을 때 400분 이상 출전 인원들 중 4번째(104.7)로 가장 안 좋았다. 오히려 반스가 없을 때의 댈러스는 100포제션 당 108.6득점을 올렸다.

결국 팀에서 가장 큰 샐러리를 받는 반스에 대한 투자는 실패로 보이고 있다. 올시즌이 끝나면 플레이어 옵션 행사 여부를 통해 프리 에이전트가 되는 반스와 헤어질 가능성이 꽤 있다. 물론 이것은 반스가 현재 자신의 가치를 얼마만큼 보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이제 앞으로 42경기가 남은 현재 댈러스에게 회복을 기할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다. 당장 앞으로의 10경기 동안 원정 일정은 3경기뿐인 좋은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약 회복을 이루지 못한다면 결국 선수단 구성에 대해 실패한 요소들을 면밀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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