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큰 기대를 모았었지만 탐 티보도 감독의 결말은 또 씁쓸하게 끝나게 됐다. 그것도 팀의 승리가 나온 날 사무실에서 해고 통지를 받았다.

미네소타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LA 레이커스에게 홈에서 108-86으로 승리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티보도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티보도 감독은 겸임하고 있던 농구단장 직에서도 내려오게 됐다.

2016년 여름 미네소타가 단장 및 감독 자리에 티보도를 선정했을 당시 제법 큰 기대가 있었다. 비록 2015~16시즌에는 29승53패에 그쳤던 팀이지만 앤드류 위긴스(24)와 칼 앤써니 타운스라는(24) 드래프트 1순위 출신 두 명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겨우 3승만을 추가하며 2016~17시즌을 마감했다. 나름의 성과라면 2017~18시즌을 47승35패로 마감하며 13시즌 연속 이어졌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에서 탈출시켰던 일이다.

그래도 결국 전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의 주역 지미 버틀러와 나머지 젊은 스타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티보도 감독에겐 위기가 닥치게 됐다. 버틀러 트레이드 전까지 4승9패에 있던 미네소타가 트레이드 후 15승12패를 거두고 최근 2연승 중에 있음에도 해고를 결정했다는 것은 이미 전부터 마음을 먹고 있었다는 뜻일 수 있다.

미네소타 부임 3번째 시즌 일정의 반을 채 넘기지 못하고 티보도 감독은 미네소타에서 떠밀려 나가게 됐다. ⓒAFPBBNews = News1
2연승을 올렸음에도 7일 현재 미네소타는 19승21패(승률 47.5%), 서부 컨퍼런스 11위에 있다. 향후 거론되는 감독 후보들이 있지만 일단 현재는 어시스턴트 코치였던 라이언 손더스가 임시 감독을 맡게 됐다. 앞으로 미네소타는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할까.

▶실패해 왔던 수비 정비

어시스턴트 코치로서 2007~08시즌 보스턴 셀틱스의 우승에 기여했던 티보도는 수비에 대한 명망을 얻게 됐다. 그리고 2010~11시즌부터 2014~15시즌까지 시카고 불스를 감독으로서 이끌며 대단한 수비 팀으로 만들어냈던 이력도 있다.

2016년 여름 티보도 감독이 미네소타에 왔을 때 기대를 받았던 것은 다름 아닌 이런 훌륭한 팀 수비 이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에 비해 결과는 초라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2016~17시즌 미네소타는 100포제션 당 110.9실점으로 수비지표 리그 27위에 그쳤다. 2015~16시즌의 수비지표 28위(109.0) 실적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그리고 2017~18시즌에도 25위(110.1)에 그치며 가시적인 개선을 찾기 힘들었다.

올시즌의 경우 7일 현재 100포제션 당 109.1실점으로 리그 17위의 수비지표를 기록 중이다. 여기엔 7일 경기에서 레이커스를 100포제션 당 82.7실점으로 틀어막은 것이 제법 영향을 미쳤다. 6일에는 20위(109.8)에 있었다.

하지만 또 버틀러 트레이드를 통해 미네소타가 로버트 카빙턴(29)과 다리오 샤리치(25)를 얻은 뒤로 수비 실적 향상을 이뤘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미네소타 소속으로서 이 2명은 각자 평균 34.7분 및 23.3분이란 많은 시간을 받고 있다.

미네소타는 저 2명이 들어오기 전까지 14경기 동안 100포제션 당 113.9실점을 내줬었다. 반면 합류 후 26경기 동안에는 100포제션 당 106.5실점으로 낮췄다. 이는 7일 현재 리그 9위에 해당하는 좋은 숫자다.

결국 농구 팀의 수비는 코칭스태프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직접 코트 위에서 뛰는 선수들의 소질이 결정적임을 알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다면 앞으로 미네소타의 시즌 수비 성과는 더욱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

다만 샐러리 측면에서 팀 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위긴스와 타운스의 공수 양 진영 활약이 더욱 올라와줘야 올시즌을 넘어 미래에까지 긍정적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타의 재능을 현실화시키지 못하면서 위긴스는 계속해서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위긴스에 대한 동기부여

윙 포지션으로서 203cm 신장과 213cm 양팔너비의 신체 사이즈는 축복받은 재능이다. 여기에 2014년 드래프트 참여 인원들 중 최고를 다툴 수 있는 운동능력까지 지녔다면 공수 양 진영의 다양한 국면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후의 결과는 실망스럽다. 이런 축복받은 몸을 지닌 위긴스지만 경기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못하다. 그나마 유일하다시피 한 득점 부문에서도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

7일 현재 위긴스는 평균 34.분 동안 40.3%의 야투율로 17.3득점 3.9리바운드 2.3어시스트 1.1스틸 0.5블록을 기록 중이다. 이런 농구 기록지 숫자로도 돋보일 것이 없는 한편으로 코트 위에서 위긴스의 존재가 미치는 영향력도 큰 플러스가 아니다.

그리고 가능성을 보여줬던 득점에서도 지난 시즌부터 움츠러드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3년차 2016~17시즌 30득점 이상을 14경기, 40득점 이상은 5경기도 가져봤던 위긴스는 올시즌의 경우 지난 3일 31득점을 올리며 처음 가져봤다.

그리고 득점의 양이 줄었음에도 안정성은 여전히 안 좋다. 36경기 출전 중 야투율 33.3% 이하가 9경기 있었으며 11월25일 시카고 불스전에서는 12개 야투 모두 실패하며 0득점에 그치기도 했다.

올시즌 위긴스는 자신의 야투 시도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점프슛에서 큰 부진을 겪고 있다. 바스켓으로의 돌파에는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제법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점프슛 적중률 32.0%는 매우 좋지 못한 결과다.

새로운 코칭스태프는 2022~23시즌까지 맥시멈 계약으로 묶여 있는 위긴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줄 과제가 있다. 위긴스가 여기에서 더 올라갈 수 있어야 팀의 가시적인 성장이 따라올 수 있다.

버틀러가 나간 후 완전힌 팀의 에이스가 된 타운스가 다시금 맹렬한 기세로 득점을 올리는 페이스를 되찾았다. ⓒAFPBBNews = News1
▶완전한 타운스 중심 체제로

위긴스가 그래도 살아나고는 있지만 결국 현재 미네소타의 견인은 타운스가 하고 있다. 40경기 평균 33.8분 출전 49.5% 야투율 22.2득점 12.4리바운드 3어시스트 0.9스틸 1.9블록을 기록하고 있고 시즌이 흘러가며 계속 상승을 이루고 있다.

특히 최근 6경기 동안에는 비록 팀은 3승3패에 그쳤지만 최소 28득점 이상씩을 기록하며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 더욱이 이런 많은 득점을 올리면서도 52.8%의 좋은 야투율도 동반했다.

전 시즌과 이번 시즌 초에는 버틀러라는 베테랑 에이스가 있었기 때문에 타운스는 한두 걸음 뒤로 물러나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 미네소타의 에이스는 온전히 타운스의 역할이 됐기 때문에 보다 많은 비중의 득점 부담을 지는 것이 팀에게나 개인에게나 득이 되는 길이 될 것이다.

현재 컨퍼런스 11위에 그쳐 있지만 미네소타는 앞으로 상승할 수 있는 신호들이 제법 있다. 에이스 타운스가 자신이 멜 짐을 더 늘려나가고 있고 버틀러가 나간 자리는 카빙턴과 샤리치가 나름의 방식으로 메워주고 있다.

여기에다 발목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데릭 로즈(31)가 올시즌 보여주고 있는 부활이 심상치 않다. 즉 누가 정식으로 감독 자리를 채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어받기에 나쁜 조건은 아니다.

만약 나머지 시즌 동안 미네소타가 더욱 상승을 기한다면 7일 현재 8위와 불과 2경기차로 뒤쫓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도전도 충분히 이룰 수 있다. 올시즌 안에서의 과제라면 더 효율적인 위긴스의 활용 방안 모색 정도일 것이며 새 환경이 조성된다면 마냥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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