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에 있던 흐름이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게 반복되고 있다. 추운 겨울을 피하고자 고안된 실내 종목 농구지만 디트로이트 선수들의 손끝은 겨울이 되면 얼어붙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유타 재즈 상대의 홈경기에서 105-110으로 패했다. 이 경기 전까지 4연속 원정길에서 3연패를 당하다 마지막 1승으로 봉합하고 홈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패했다.

5연승을 달리던 12월1일 디트로이트는 13승7패(승률 65.0%)로 동부 컨퍼런스 4위에 올라 있던 팀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4승13패에 그치며 5일 현재는 17승20패(승률 45.9%), 9위에 그쳐 있다.

기분 좋은 가을로 시작해 우울한 겨울에 접어든 그림은 지난 시즌에도 있었다. 전 시즌 디트로이트는 11월까지 14승6패(승률 70.0%)로 컨퍼런스 2위에 있다가 12월을 7연패로 시작하는 등 12월과 1월 두 달 동안 9승20패에 그치고 말았다.

전 시즌을 39승43패(승률 47.6%), 컨퍼런스 9위로 마감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문턱을 넘지 못한 디트로이트에게 그 가장 추운 두 달 동안의 부진은 정말 컸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12월을 4승11패(승률 26.7%)로 보낸 뒤 현재 1월도 1승2패로 보내고 있다.

디트로이트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전 시즌보다 낮아진 동부 컨퍼런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문턱 조건에서도 또 디트로이트는 실패를 겪고 말 것인가.

경기 당 9회의 리그 5번째로 많은 포스트업 공격을 취하는 등 그리핀이 달라진 모습으로 높은 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디트로이트의 겨울 침체를 막진 못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중심인물들은 바뀌었지만 같은 그림

전 시즌 겨울 디트로이트와 올시즌 겨울 디트로이트 사이에는 인원 측면에서 제법 차이가 있다.

우선 감독이 여름 동안 스탠 밴 건디에서 지난 시즌 올해의 감독에 선정됐던 드웨인 케이시로 바뀌었다. 토론토 랩터스의 지휘봉을 잡았었던 케이시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움을 줬지만 정규 시즌에서만큼은 좋은 결과를 뽑아내 왔던 편이다.

그리고 현재 평균 25.1득점 5.2어시스트 8.7리바운드로 에이스 견인 역할을 맡고 있는 블레이크 그리핀(30)이 트레이드를 통해 전 시즌 2월1일 경기부터 합류했다. 즉 감독과 에이스라는 중심인물들의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디트로이트가 두 시즌 연속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유는 비슷하다. 식어버린 화력 때문이다. 시즌 전체의 공격 진영 성과에 비해 12월 및 1월의 성과는 떨어졌다.

NBA닷컴에 따르면 전 시즌 디트로이트는 100포제션 당 106.5득점을 올렸다. 이에 비해 12월 및 1월 2달 동안에는 100포제션 당 104.3득점으로 하락했다.

올시즌의 경우 100포제션 당 105.7득점을 기록 중인 디트로이트지만 12월부터는 102.7득점에 그쳐 있다. 11월까지는 100포제션 당 108.5득점이었다.

여기에서 에이스 그리핀의 성과는 현재 나쁘지 않다. 시즌 첫 달인 10월 7경기 동안 49.3% 야투율로 평균 27.3득점으로 뜨겁게 시작하다가 식긴 했지만 12월의 46.3% 야투율 24.5득점과 1월 현재 51.6% 야투율 29.7득점 활약은 팀의 버팀목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3일 유타전에서도 그리핀은 61.9% 야투율로 34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큰 기여를 했다. 집중조명은 총 26득점 중 24득점을 후반전에 올린 유타의 도노반 미첼에게 향했지만 그리핀의 활약이 있었기에 마지막까지 승부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해결사의 부족

경기 당 6.4회의 3점슛 시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야투율 47.1%로 커리어 최고 평균 25.1득점을 기록 중인 그리핀은 확실히 올시즌 에이스 득점원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의 경기 당 69.9회 패스는 리그 4번째에 올라 있을 정도로 디트로이트의 공격 전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포인트 가드 레지 잭슨(29)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리핀이 제1 볼 핸들러를 맡고 있다 봐야 한다.

하지만 48분 경기를 치르면서 그리핀이 계속 뛸 수도 없고 코트에 있는 동안에도 시종일관 모든 공격에 관여할 수는 없다. 그리핀의 패스를 받은 후 수비를 뚫고 득점을 올리거나 아예 처음부터 공격의 시작을 전개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올시즌 잭슨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 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말썽이었다면 올시즌에는 코트 위에서의 모습이 좋지 못하다. 특히 레이업 성공률 42.1% 등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약 2.4m) 안 공간에서 43.6%에 그치는 적중률을 보여주고 있다.

주력 볼 핸들러들인 그리핀과 잭슨이 승부처 공격에서 보다 집중력 있고 날카롭게 나서줄 필요가 있다. ⓒAFPBBNews = News1
이에 비해 8피트 안 54.4%의 적중률 등 훨씬 더 날카로운 골밑 마무리를 보여준 가드 이쉬 스미스(31)가 사타구니 부상으로 12월7일부터 계속해 결장하고 있다. 12월부터 디트로이트의 부진에 스미스의 공백이 컸다 말할 수 있다.

아직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못해서인지 재능의 부족인지 올시즌 디트로이트는 시기에 상관없이 슈팅에 있어 좋은 편이 아니다. 야투율 리그 23위(45.0)에 그쳐 있는데 2점 야투율도 26위(49.4%), 3점 야투율도 28위(33.0%)의 저조한 성과다.

여기엔 패스 받은 후 디트로이트 선수들의 마무리가 거리를 가리지 않고 좋지 못한 것이 크다. 패스 받은 직후 던지는 야투율에 있어 디트로이트는 27위(34.6%)에 그쳐 있다. 이런 결과는 팀 전술로 개선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볼을 가졌을 때 수비수 상대로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선수, 또는 보다 더 좋은 슈터를 보강하는 방법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아니면 현재 레지 블록(28)을 제외하고 부진한 슈팅 성과를 보이고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이 급선무다.

▶계속되는 고비

이제 디트로이트에게 또 한 번의 홈경기가 있지만 상대가 현재 4연승의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다. 그리고 그 뒤로는 4연속 서부 원정길이 기다리고 있다. 즉 앞으로 5경기는 디트로이트가 좋은 컨디션에 있더라도 난관이 될 수 있는 일정이다.

현재 동부 컨퍼런스는 7,8위 모두 5할 승률 밑에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의 강도가 높진 않은 편이다. 하지만 디트로이트가 당분간의 일정을 제대로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그 싸움에도 끼어들기 힘들 것이다.

이에 그리핀과 잭슨이 승부처에서 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든가 나머지 조력자들이 보다 좋은 슈팅 마무리를 보여주든가 하는 개선의 모습이 필요하다. 1월마저 제대로 보내지 못한다면 이후의 분전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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