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년이 흐른 뒤 카와이 레너드(28·토론토 랩터스)가 생애 최고 경기 득점을 경신했다. 그리고 41득점에서 45득점으로 최고 기록이 바뀐 동시에 그 안에 담긴 내용도 다소 바뀌었다.

레너드는 2019년을 여는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유타 재즈와 상대한 홈경기에서 45득점을 올리면서 122-116 토론토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로써 2016~17시즌 1월21일 경기 41득점 이후로 본인의 커리어 단일 경기 최다 득점을 바꾸게 됐다.

이번 1일 경기에서 레너드의 득점은 3쿼터부터 본격적으로 터졌다. 전반전까지 15득점을 올린 그는 3쿼터에 그보다 많은 19득점을 올렸고 4쿼터에 11득점을 추가했다. 이런 레너드의 후반전 활약에 힘입어 전반전을 2점차 뒤지며 마쳤던 토론토는 3쿼터를 44-32로 마치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올시즌 한층 높아진 포스트 득점 위력을 발판 삼아 올시즌 레너드가 커리어 최고 득점을 기록 중이다. ⓒAFPBBNews = News1
레너드는 높은 평균 득점을 올리는 선수치고 40득점 이상의 고득점 경기가 몇 없는 편이다. 8년차 커리어에서 40득점 이상은 앞서 언급한 41득점 경기와 함께 단 두 번이다.

올시즌 1일 현재 개인 평균 득점 리그 10위 안에 든 선수들 중 5위(27.3득점) 레너드 외의 9명 모두 커리어에서 레너드보다 많은 40득점 이상 경기들을 남겼다. 1위(33.3득점) 제임스 하든은 올시즌만 10경기에 커리어 동안 59경기다. 심지어 이제 3년차인 8위(26.5득점) 조엘 엠비드도 올시즌 3경기 포함 40득점 이상 4경기를 커리어 동안 남겼다.

레너드는 이렇게 대폭발하는 경기가 몇 없는 대신 저득점에 그치는 경기들을 별로 남기지 않는 편이다. 올시즌 모든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으며 20득점 미만은 4경기뿐이다.

이런 꾸준한 활약에 힘입어 올시즌 레너드는 커리어 최고의 평균 27.3득점을 올리는 중이다. 가장 높게 마쳤던 2016~17시즌의 평균 25.5득점을 뛰어 넘고 있다.

이런 결과 안에는 전과 달라진 과정이 담겨 있다. 레너드가 바스켓 주변 득점에서 더욱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 커리어 하이 45득점 경기가 대표적인 예일 수 있다.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페인트 구역 9.9득점

1일 경기의 개인별 페인트 구역 득점에서 레너드는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높은 18득점을 기록했다. 유타의 빅맨들인 데릭 페이버스(16득점)나 루디 고베어(12득점)보다 높은 페인트 구역 득점이다.

특히 19득점을 올렸던 3쿼터 동안 레너드는 페인트 구역 안에서 8득점을 올렸다. 전 시즌 올해의 수비수 고베어가 막아서는 등 유타가 나름 대응해봤지만 레너드가 띄운 공들은 바스켓 안으로 들어갔다.

종전 최고였던 2016~17시즌의 41득점 경기에서 레너드의 페인트 구역 득점은 12득점이었다. 역시 높은 페인트 구역 득점이었지만 제한구역 야투 성공 개수로 봤을 때 당시가 2개였다면 이번 45득점 경기에서는 8개다. 그것도 8회 시도 모두를 성공해냈다.

올시즌 레너드는 36.1%의 적중률로 경기 당 1.7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는 유능한 슈터지만 1일 경기에서는 3회 시도 모두 실패했다. 그럼에도 2점 야투 시도 19회 중 16개(84.2%)를 성공시켜냈고 자유투를 17회나 얻어내 13구를 성공시키며 고득점을 이뤄냈다.

최고 득점 경기를 넘어 2016~17시즌의 레너드와 이번 2018~19시즌의 레너드 사이에는 페인트 구역 득점의 차이가 있다. 레너드의 경기 당 페인트 구역 득점이 2016~16시즌에 7.1득점, 2016~17시즌에 7.2득점이었다면 올시즌엔 9.9득점이다.

페인트 구역에서 종전 최고보다 경기 당 2.6득점을 더 올리고 있는데 실제 경기 장면은 이보다 더 큰 체감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다. 드리블을 통해 레너드가 보다 적극적으로 바스켓으로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레너드의 2점 야투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은 커리어 중 가장 낮은 25.2%로, 더 높아진 레너드의 단독 해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보다 더 안으로, 효과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레너드

실제 경기 당 드리블 돌파 횟수에서 레너드는 종전 최고의 기량을 펼치던 2016~17시즌보다 많은 숫자를 기록 중이다. 2016~17시즌이 경기 당 11.3회였다면 올시즌 현재는 14.1회다. 리그 전체 선수들 중 20위에서 8위로 오를 만큼의 숫자 변화다.

이렇게 드리블로 파고들면서 사실 레너드가 시원한 덩크로 연결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골밑에서 자신을 막아서는 수비수와 교전하며 슈팅을 시도한다. 실제 경기 당 덩크 횟수에서 2016~17시즌(0.97개)과 올시즌 현재(1.13개)의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올시즌 레너드는 대단한 골밑 득점 효율성을 자랑하고 있다.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약 2.4m) 안쪽에서의 야투 적중률이 2016~17시즌 61.4%에서 올시즌 현재 64.4%로 상승했다. 64.4% 적중률은 이 범위 안에서 경기 당 5회 이상 시도한 리그 선수들 중 15위의 숫자다.

레너드보다 높은 8피트 안쪽 야투율을 기록 중인 상당수의 선수들이 가드와의 픽앤롤 등으로 쉬운 기회도 많이 맞이하는 빅맨들이라면 레너드는 대부분 본인이 홀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유형이다. 즉 그만큼 레너드의 포스트 득점 위력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레너드가 주로 공략하는 외곽에서의 정확도도 2016~17시즌과 비교해 거의 비슷하다. 3점슛 적중률이 38.0%에서 36.1%로 살짝 떨어졌지만 미드레인지에서는 47.3%와 47.0%의 매우 근소한 차이다.

▶친정팀과의 첫 대결

전 시즌 깊은 갈등 끝에 트레이드를 통해 헤어진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레너드가 오는 3일 상대한다. 그것도 관중의 많은 야유가 예상되는 샌안토니오 홈에서 시즌 첫 대결을 갖게 됐다.

2016~17시즌 샌안토니오는 전성기에 돌입한 레너드와 함께 서부 컨퍼런스 2위에 올랐었고 플레이오프에서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레너드의 부상이 없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예단하기 힘들었다. 그만큼 레너드는 샌안토니오에서 큰 존재였다.

그런 레너드가 더 위력적인 선수가 돼 샌안토니오에게 적으로서 나타났다. 11월 큰 하락세에 빠졌지만 12월 다시금 회복을 거치며 서부 컨퍼런스 8위까지 올라선 샌안토니오는 레너드와 토론토를 맞이해 대응책을 꺼내들 수 있을까.

현재의 레너드는 샌안토니오와 함께 했을 때만큼 외곽 점프슛 감각도 좋고 골밑 해결 능력은 보다 더 유려해진 숫자까지 기록 중이다. 샌안토니오와 맞붙었을 때도 이런 숫자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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