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8시즌 MVP 제임스 하든(30·휴스턴 로켓츠)이 자신의 존재를 뜨겁게 알리며 2018년을 마감했다. 어쩌면 다시 또 MVP 선정을 노려볼 수도 있는 기세에 있다.

하든은 12월31일(이하 현지시각) 113-101로 승리한 멤피스 그리즐리스전에서 43득점 13어시스트 10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9턴오버도 범했지만 그 흠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활약을 남겼다.

본인 커리어 39번째 트리플더블이자 10번째 40득점 이상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의미도 있지만 최근 4경기 연속 40득점 이상이자 10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활약이기도하다.

이보다도 더 큰 의미라면 휴스턴이 5연승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 10경기 9승1패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최근 가장 무서운 기세의 선수라면 단연 하든을 가장 먼저 꼽아야할 정도로 맹렬한 활약을 경기마다 펼치고 있다. ⓒAFPBBNews = News1
평균 33.2분 동안 15.6득점 8어시스트 2.1스틸을 기록 중이던 포인트 가드 크리스 폴(34)이 12월20일 마이애미 히트전 패배 동안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면서 휴스턴에겐 위기가 다시 올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그 예상을 하든이 완전히 뒤엎고 있다.

▶최근 10경기 평균 40.8득점 8.9어시스트

올시즌 12월31일까지 33경기를 치른 하든에게 40득점 이상 경기는 총 10경기 있었다. MVP에 선정됐던 전 시즌의 72경기 동안 40득점 이상이 11경기였으니 현재 하든의 고군분투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40득점 이상 10경기 중에 6경기가 최근 10경기 안에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외에도 12월17일 유타 재즈전의 47득점, 12월13일 LA 레이커스전의 50득점이 있었다.

이런 고득점 경기들이 많이 분포된 덕분에 연속으로 30득점 이상을 기록 중인 최근 10경기의 평균 기록이 40.8득점이다. 이런 대단한 고득점 행진을 통해 하든의 2019~19시즌 12월은 평균 36.4득점으로 마감됐다.

10년차 하든의 커리어에서 2경기 이상 치른 달들 중 이보다 평균 득점이 높았던 적은 없었다. 이전에 가장 평균 득점이 높았던 달은 전 시즌의 11월이었다. 당시 하든은 13경기 동안 평균 34.9득점을 올렸고 일찌감치 MVP 후보 선두권의 선두로 달리는 분위기였다.

다만 당시에 비해 다른 점이라면 하든이 평균 34.9득점을 올렸던 2017~18시즌 11월 휴스턴은 12승1패였다면 올시즌 12월 휴스턴은 11승4패다. 때문에 MVP 후보의 화제성은 보다 작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시즌 휴스턴은 12월12일만 해도 12승14패(승률 46.2%)로 서부 컨퍼런스 14위에 있던 팀이다. 그 뒤의 10경기 동안 평균 40.8득점을 올린 하든의 견인력 덕분에 9승1패를 거두며 21승15패(승률 58.3%), 컨퍼런스 5위로 도약했다.

즉 12월은 하든을 진지한 MVP 후보로서 바라볼 충분한 계기가 됐다.

▶4경기 연속 40득점이란

올시즌 현재까지 한 경기 40득점 이상 올려본 선수가 총 20명이다. 물론 그 중 가장 많이 올려본 선수가 10경기의 하든이다. 그리고 그 다음이 6경기의 앤써니 데이비스다.

그리고 연속으로 40득점 이상을 올려본 선수는 총 6명이다. 가장 많기로 현재 4경기 연속의 하든이며 그 다음이 11월에 3경기 연속을 기록한 케빈 듀란트가 있었다. 이 외 2경기 연속으로 폴 조지, 켐바 워커, 대미안 릴라드, 앤써니 데이비스가 있고 하든도 11월에 2경기 연속 40득점 이상을 올린 적이 있다.

NBA 역사 속에서는 40득점 이상 최장 연속 기록이 14경기다. 1961~62시즌 윌트 체임벌린이 무려 두 번에 걸쳐 14경기 연속을 기록해 봤다. 또한 동일 시즌에 그 다음 최장 기록인 10경기 연속 40득점 이상을 올리기도 했다.

4경기 이상으로는 하든 외에 총 10명이 기록해 봤다. 체임벌린, 코비 브라이언트, 앨런 아이버슨, 마이클 조던, 엘진 베일러, 조지 마이칸, 릭 배리, 러셀 웨스트브룩, 밥 맥아두, 찰리 스캇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자 명예의 전당 일원, 또는 명예의 전당 예약자의 이름들이다.

한편 현재 하든의 8경기 연속 35득점 5어시스트 이상은 NBA 역사에서 가장 긴 기록이다. 10경기에 걸쳐 400득점 이상을 기록해본 선수는 지난 30년 동안 단 3명 나왔는데 마이클 조던이 두 번, 코비 브라이언트가 세 번, 그리고 이번에 하든이 처음 달성해봤다.

폴의 부상으로 인해 포인트 가드 포지션으로 완전히 옮겨도 하든의 적극적 득점 참여에는 변함이 없다. ⓒAFPBBNews = News1
▶자유투 시도 27회

12월31일 멤피스전에서 하든은 자유투를 27회 시도해 21구 성공시켰다. 총 43득점 중 절반에 가까운 점수가 자유투를 통해 나온 셈이다.

자유투 27회 시도는 하든의 커리어 중 가장 많다. 종전 최다는 2013~14시즌 및 2014~15시즌에 각각 한 번씩 나왔던 25회 시도였다. 다만 성공 개수로는 이번의 21구는 2위다. 앞서 언급한 25회씩 시도했던 두 경기에서 각각 22구씩 성공시켰다.

지난 4시즌 연속 경기 당 10회 이상의 자유투 시도를 통해 시도 횟수 리그 1위로서 마감했던 하든은 올시즌 12월31일 현재에도 1위(11.1회)에 올라 있다. 일단 현재까지는 커리어 최다 기록이다.

이런 하든에 더해 상대 팀이 멤피스였던 점은 27회 자유투 시도라는 엄청난 숫자가 나올 수 있었던 조건이 됐다. 멤피스는 전통적으로 파울을 많이 감수하면서 수비하는 팀이며 올시즌에도 상대방의 야투 시도 대비 자유투 시도 비율에서 리그 2번째(0.3)로 크다.

이런 하든의 자유투 획득을 놓고 세계 곳곳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교묘함을 넘어 얌체 같은 수준으로 자유투를 얻는 장면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제대로 이용하고 있는 선수가 하든뿐인 것도 사실이다.

▶2019년 휴스턴은

10월 평균 28.5득점, 11월 31.3득점을 올렸던 하든은 12월 36.4득점을 통해 어느덧 리그 1위의 33.3득점을 기록 중이다. 12월31일 현재 리그 2위 스테픈 커리(28.7득점)와 꽤 여유 있는 차이다.

일단 현재까지는 전 시즌과 비슷한 그림이다. 전 시즌의 12월31일에도 하든은 평균 32.3득점으로 리그 2위(29.1득점)를 여유 있게 앞섰다. 하지만 1월 이후로는 평균 28.6득점으로 페이스가 살짝 떨어지며 시즌 전체 30.4득점으로 마감했다.

그럼에도 전 시즌의 휴스턴은 1월 이후에도 드높은 성적을 유지하며 리그 1위로서 마감했다. 하지만 올시즌만큼은 하든의 계속된 대활약이 있어야 어느 정도 성적을 유지하거나 상승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휴스턴은 하든이 20득점 미만 기록한 3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반면 이번 시즌에는 하든이 20득점 미만 기록한 3경기에서 전패에 빠졌다.

물론 올시즌 하든의 최고 기록인 54득점을 올렸던 11월25일 워싱턴 위저즈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그래도 휴스턴은 하든이 크나큰 숫자를 기록한 경기들에서 주로 승리했다.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도가 전 시즌보다 떨어진 것이 크다.

때문에 어쩌면 휴스턴에게 있어 하든의 가치는 전 시즌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하든의 활약이 승패와 연결되는 상관관계가 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과연 하든이 별다른 큰 부상 없이 계속해서 현재의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실망스런 출발을 딛고 휴스턴이 다시 플레이오프 상위 시드를 쟁취한다면 하든을 바라보는 시선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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