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인천 전자랜드가 큰 악재를 무사히 극복할 수 있을까. 찰스 로드의 어깨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

전자랜드는 27일 “머피 할로웨이를 대신해 로드가 시즌대체 외국인 선수로 가세한다”고 발표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22일 현대모비스전 이후 할로웨이가 코칭스태프와의 면담을 요청했다”며 “본인의 몸상태가 일부 부상 및 전반적 신체 밸런스 불균형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보일 수 없는 상태임을 설명했다. 긴 시즌 여정을 생각했을 때 몸상태가 양호한 다른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좋겠다며 아쉬운 눈물도 보였다”고 할로웨이와의 면담 내용을 설명했다.

결국 전자랜드 역시 할로웨이와 긴 미팅 끝에 선수의 고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국으로 돌아가 건강한 몸상태를 만들어 기회가 찾아올 경우 다시 함께 하기로 결정했고, 로드를 새롭게 영입하는 선택을 내렸다.

할로웨이의 이탈은 전자랜드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올시즌 전자랜드는 15승11패를 기록하며 KT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그 중심에 할로웨이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할로웨이는 올시즌 17경기를 소화하며 평균 18.2점 13.1리바운드 3.0어시스트 1.9블록 1.8스틸을 기록하는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득점 9위, 리바운드 5위, 블록 1위에 오르며 전자랜드의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한 것은 아니지만 야투 성공률 56.8%(5위)로 효율적인 모습을 보였고, 동료들을 기회를 살피는 능력 역시 빼어났다.

정효근 역시 “할로웨이의 시야가 좋은 것 같다. 또한 기존 선수들이 정통 인사이더가 아닌 외곽을 넘나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할로웨이는 인사이드에서 든든하게 골밑을 지켜주기 때문에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할 수 있다”며 할로웨이에게 고마움을 드러낸 바 있다.

전자랜드는 올시즌 할로웨이가 투입된 17경기에서 12승5패를 기록한 반면 그가 뛰지 않은 9경기에서는 3승6패로 저조한 승률에 그쳤다. 팀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또한 출전 시간이 리그에서 35위에 머물러 있음에도 KBL가 집계하는 선수 공헌도(627.43점) 부문에서는 전체 1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할로웨이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게 된 가운데 이제 로드가 그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채워줄 필요가 있다.

전자랜드는 “현재 영입 가능한 선수들을 면밀히 비교해 본 결과 시즌 중 교체임을 감안할 때 KBL 경험이 풍부한 로드를 영입해 잔여 시즌 국내선수들과의 호흡을 빨리 맞추는 쪽에 무게를 뒀다”며 로드의 KBL 경력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자랜드의 언급처럼 로드는 KBL리그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경력이 풍부한 외국인 선수다. 실제 345경기를 소화해 애런 헤인즈(476경기), 로드 벤슨(374경기)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경기를 뛰었으며, 2010~11시즌부터 올해를 포함하면 8시즌째 경력을 이어가게 된다.

프로 통산 평균 16.9점 8.2리바운드 1.3어시스트 1.6블록을 기록한 가운데 불과 두 시즌 전 모비스에서 23.8점 11.2리바운드 1.9블록의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전자랜드에서도 2013~14시즌 뛴 경험이 있어 팀에 녹아드는데 큰 무리가 없을 전망.

단 우려되는 점들이 제법 있다. 로드는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필드골 성공률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1985년생으로 과거와 같은 에너지 레벨을 기대하기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또한 로드는 비시즌 동안 몸을 확실하게 만들지 않아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 제법 시간이 필요했던 경우가 많았다. 일정이 절반 가까이 흐른 시점이기 때문에 몸상태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로드는 멘탈의 기복도 큰 선수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도 좋지만 반대로 악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었다. 팀에서 그를 어떻게 컨트롤 해주느냐 역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2013~14시즌에는 전자랜드와 로드의 동행이 성공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올시즌 신장 제한 규정으로 인해 로드가 큰 힘을 발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로드가 골밑에서 제 역할을 성실히 다해낸다면 전자랜드 역시 4라운드 이후에도 대권에 도전할 힘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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