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학생=박대웅 기자] 현대모비스의 연승 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88-69로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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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승리로 현대모비스는 13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21승3패로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이어갔다. 특히 두 시즌에 걸쳐 17연승 업적을 쌓은 적이 있지만 이번 13연승은 단일시즌 기준에서 구단 최다 타이 기록에 해당돼 더 큰 의미가 있었다.

반면 SK는 3연패에 빠진 채 9승14패가 돼 중위권 도약이 더욱 험난해졌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박경상이 3점슛 5개를 포함해 17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의 중심에 섰다. 또한 섀넌 쇼터(16점 3리바운드), 라건아(16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함지훈(15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문태종(11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까지 선수들의 조화가 균형을 이뤘다.

SK는 애런 헤인즈가 25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그 외 선수들의 활약이 다소 아쉬웠다.

▶경기 전 감독 출사표

SK 문경은 감독 : 최준용이 의학적으로는 90% 회복됐다. 많은 시간을 뛰긴 어려울 것 같지만 에너지원이 됐으면 좋겠다. 상대는 12연승 중이고 우리는 부상자가 많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초반부터 점수 차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패기 넘치는 모습,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요구했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이런 부분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야단을 칠 것이라고 미리 강조했다. 화력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지만 홈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수비를 앞세워 좋은 경기 펼치겠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 부상 중이던 양동근을 일단 엔트리에는 포함을 시켰다. 정상적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선수들이 긴 연승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록을 크게 의식하면서 경기를 하고 있진 않다. 연승 피로도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오리온부터 DB전까지 선수들이 고비를 무사히 넘겨줬다.

▶전반전(1·2쿼터) : ‘던지면 쏙쏙’ 현대모비스 양궁부대의 힘

1쿼터 초반부터 문경은 감독이 우려했던 상황이 나타났다. 현대모비스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확실한 기선제압을 이뤄냈다.

현대모비스는 문태종이 3점슛 3개, 박경상 역시 3점슛 2개를 꽂아 넣는 등 초반부터 선수들의 손끝이 매서웠다. 헤인즈에게만 실책 4개를 이끌어냈고, 속공 4개를 만들어내는 등 수비에서부터 손쉬운 공격을 만드는 모습도 나왔다.

반면 SK는 헤인즈가 1쿼터 11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그 외 선수들이 도합 3점에 그칠 만큼 공격이 단조로웠다. 그나마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한 것이 작은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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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4 우위 속에 1쿼터를 마친 현대모비스는 2쿼터에도 정확한 슈팅을 앞세워 계속해서 격차를 벌렸다. 라건아가 SK 골밑을 초토화시키며 지속적으로 득점을 적립했고, 이종현, 함지훈 역시 그 뒤를 받치며 흐름을 계속 움켜쥐는 모습을 보였다.

SK는 헤인즈를 중심으로 쏜튼의 슈팅 감각이 서서히 살아났지만 여전히 효율성 측면에서는 현대모비스에 미치지 못했다. 전반은 현대모비스가 42-30으로 여전히 크게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전(3·4쿼터) : ‘쇼터 타임’ 현대모비스, 그대로 승부에 쐐기

후반에도 이렇다 할 반전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3쿼터 쇼터의 내외곽 공격이 불을 뿜기 시작하면서 일찌감치 SK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쇼터는 후반 시작 1분 30초 만에 첫 득점을 성공시킨 뒤 이후에도 속공을 통해 간단히 점수를 쌓아나갔다. 특히 3쿼터 3분36초와 1분6초를 남기고 외곽슛을 차례로 꽂아 넣어 20점 차까지 달아나는 중심에 섰다.

SK도 3쿼터에는 헤인즈 뿐 아니라 김선형, 쏜튼, 최부경이 부담을 함께 짊어지면서 공격력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쇼터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의 외곽슛을 좀처럼 봉쇄하지 못하는 등 수비 문제는 여전히 심각했다.

결국 현대모비스가 4쿼터에도 시종일관 여유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연승 행진을 13경기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 외곽슛과 득점 분포도에서 갈린 승부

1쿼터부터 기울기 시작한 경기는 4쿼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단 한 번의 반전 기미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그만큼 양 팀의 경기력 차이는 컸다.

특히 이번 승부는 사실상 외곽슛에서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모비스는 박경상이 3점슛 5개, 문태종이 3개, 쇼터와 양동근이 2개 씩을 기록하는 등 도합 13개의 3점슛을 54.2% 성공률로 적중시켰다. 반면 SK는 3점슛 시도 자체가 단 7차례 뿐이었고, 김선형의 3점슛 2개 외에는 외곽이 전혀 터지지 않았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공격 분포를 나타냈다면 SK는 전반 내내 헤인즈가 전체 필드골 시도의 절반(15/30)을 시도할 만큼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강했다. 헤인즈가 많은 득점을 책임지긴 했지만 야투 성공률과 실책 등에서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 일방적인 승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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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장 인터뷰

패장 문경은 감독 : 1쿼터에 라건아가 스타팅이 아니었음에도 앞에서 대놓고 3점슛을 허용하며 밀리는 경기를 했다. 반면 아웃넘버 기회 때 계속 실책이 나왔고 상대에게 역습을 내줬다. 마지막까지 그런 경기를 하면서 패했다. 더블팀을 가서 3점슛을 맞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았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경기 전에도 말했지만 최준용을 더 뛰게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다 괜찮은 것 같지만 두 번째 점프가 아직 잘 안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농구 센스가 살아있기 때문에 슈팅 밸런스가 올라오고 적응한다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승장 유재학 감독 : 전반에 수비가 아주 잘 됐다. 준비한 전술이 잘 풀렸고, 외곽슛 지원까지 되면서 주도권을 쉽게 잡았다. 양동근은 쉬는 기간이 오래 되지 않아서 감각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박경상은 원래 전반에 원래 잘 들어가고 후반에는 잘 안 들어가는데 오늘은 잘 들어갔다. 기특하다. 김광철 역시 팀에서 궂은일을 하고 있는데 지난 경기에서는 포스트업을 잘 막아줬고, 오늘은 볼 투입을 잘 막았다. 대성이가 하던 일을 광철이가 해내면서 한층 더 여유가 생겼다.

▶경기 결과

현대모비스 88(26-14, 16-16, 27-21, 19-18)69 SK

현대모비스
박경상 17점(3점슛 5개) 3어시스트 2리바운드
함지훈 15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라건아 16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SK
애런 헤인즈 25점 9리바운드
마커스 쏜튼 13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김선형 9점 5리바운드 3스틸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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