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파이널이라 칭할 만한 토론토 랩터스-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간의 대결이 있었지만 꽤 싱겁게 끝났다. 토론토의 압승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골든스테이트 홈에서 열린 이 대결은 113-93으로 토론토가 크게 이겼다. 이로써 11월30일 연장 승리를 따낸 뒤 다시금 승리하면서 시즌 맞대결 우위는 2승의 토론토 차지가 됐다. 한편 토론토에겐 2003~04시즌 2월 이후 처음으로 골든스테이트 원정에서 거두는 승리다.

경기 전의 시점에서 이 대결은 골든스테이트 쪽에 우위가 점쳐졌다. 첫 대결에서는 스테픈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이 빠졌음에도 연장까지 가서 3점차 석패를 당했었다. 게다가 이번 대결엔 토론토 쪽에서 평균 26.1득점 8.3리바운드 1.9스틸의 카와이 레너드가 엉덩이 부상으로 빠져야 했다.

하지만 레너드 없이도 토론토는 올시즌 11승2패를 거둔 커리-클레이 탐슨-케빈 듀란트-그린 조합에게 승리를 거뒀다. 즉 덴버 너겟츠와 함께 저 막강 조합에 승리를 거둔 단 두 팀 중 하나가 됐다.

골든스테이트 쪽의 부진이 눈에 띈 한편으로 토론토에서는 서지 이바카의 활약이 NBA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했다. ⓒAFPBBNews = News1
여기엔 최근 복귀 후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던 커리의 부진, 그리고 최근 0득점 부진에도 빠졌던 카일 라우리의 반전 대활약이 크게 작용했다. 커리가 25.0% 야투율로 10득점 4턴오버에 그쳤다면 라우리는 50.0% 야투율로 23득점 12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즉 기록 측면에서 승리의 1등 공신엔 라우리를 꼽을 수 있다. 다만 경기 장면에서 정말 큰 존재감을 보였던 다른 토론토 선수도 있었다. 주전 센터 서지 이바카(29)다.

3쿼터 듀란트가 맹렬한 득점으로 추격을 기하며 홈 관중을 기립하게까지 만들었지만 여기에 찬물을 붓는 득점을 이바카가 올렸다. 그리고 또한 수비에서는 연속 점프슛 성공으로 기세가 올랐던 듀란트의 레이업을 블록하면서 또 찬물을 끼얹었던 이바카다.

28분40초 동안 43.8% 야투율로 20득점 12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한 이바카는 골든스테이트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한때 가라앉았던 커리어에서 다시금 떠오른 시즌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큰 혜택이 된 센터로의 보직 변경

2009~10시즌에 데뷔해 10년차가 된 이바카는 커리어 대부분을 파워 포워드로서 뛰었다. 전 시즌까지 총 1만9614분을 뛰는 동안 84%의 시간을 파워 포워드로서 뛰었다.

본인을 드래프트했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이바카는 러셀 웨스트브룩 및 듀란트와 함께 한 빅3 일원으로서 큰 위력을 선보였다. 엄청난 공중 장악력을 보여줬고 이바카가 커리어 최고 평균 3.7블록까지 기록했던 2011~12시즌 오클라호마시티는 NBA 파이널까지 진출했었다.

하지만 본인과 다른 스타 동료들의 부상이 번갈아 나오며 정상 도전의 꿈이 좌절되는 긴 시간 동안 이바카의 에너지도 떨어지는 양상이 나왔다. 결국 2016년 여름 올랜도 매직으로 트레이드된 후 2016~17시즌 다시 토론토로 옮기며 커리어 소강기가 오는 듯 보였다.

이바카의 점프슛 능력과 블록 능력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 발이 느려진 뒤로는 파워 포워드로서 센터와 같이 뛸 때 큰 효능을 보여주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208cm 신장을 지닌 이바카가 올시즌 센터로서 완전히 포지션을 바꿔 나왔을 때 토론토는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과거처럼 자주 나오지 않지만 이바카의 블록은 여전히 좋은 타이밍으로 상대의 기를 죽이고 있다. ⓒAFPBBNews = News1
올시즌 코트에 섰을 때 97%의 시간을 센터로서 뛰고 있는 이바카는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상대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백업 센터 요나스 발란츄나스가 13일 경기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해 많은 결장이 예상되는 현재 더욱 이바카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날렵한 파워 포워드들이 많아진 최근 리그지만 센터로서의 이바카는 활동량에 있어 상대방 센터들에게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또한 여전히 평균 1.4블록을 기록하면서 상대가 함부로 골밑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위압감을 주고 있다.

NBA닷컴에 따르면 전 시즌 100포제션 당 105.1실점을 기록했던 토론토는 이바카가 뛴 시간 동안 105.3실점을 내줬다. 이에 비해 올시즌 100포제션 당 105.2실점을 기록 중인 토론토는 이바카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 103.9실점을 내주고 있다.

▶높은 효율성으로 화답하고 있는 높은 공격 참여도

올시즌 이바카는 평균 16.8득점으로 커리어 최고 기록을 작성 중이다. 이는 토론토 안에서 레너드 다음 2번째로 높은 득점이기도 하다.

경기 당 야투 시도 12.6회와 자유투 시도 2.7회는 이바카의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득점 참여 숫자들이다. 코트 위에서 뛰는 평균 27.4분 동안 이바카는 팀의 공격 기회 중 24.1%를 사용 중인데 커리어의 다른 시즌들과 확연히 차이 나는 최다 공격 참여도다.

이런 많은 공격 참여도에 54.6% 야투율이란 높은 효율성으로 화답하고 있다. 이는 커리어 중 2012~13시즌 57.3% 다음으로 높은 야투율이다. 그런데 리그 평균 35.1%보다 낮은 적중률 28.2%로 넣고 있는 경기 당 2.7회의 3점슛 시도를 제하고 본다면 이바카는 단연 최고의 2점 야투율을 기록 중이다.

올시즌 현재까지 이바카는 3점 라인 안에서 61.8%의 2점 야투율을 기록 중이다. 이는 종전 최고인 2012~13시즌의 59.1%보다 높은 2점 야투율이다. 전 시즌에는 55.9%였다.

여기엔 올시즌 커리어 최고 평균 10어시스트를 기록 중인 라우리와의 연계 플레이가 큰 몫을 했다. 라우리와의 픽앤롤 또는 본인의 컷인을 통해 기회를 많이 잡고 있다. 또한 이바카가 패스 받은 후 잘 성공시키고 있는 편이기도 하다.

야투를 잘 넣고 있다는 신호로 이바카가 자주 구사하고 있는 훅을 볼 수 있다. 포스트 득점원에게 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수비수가 가로 막고 있을 때는 주로 훅으로 해결해야 되기 때문이다. 올시즌 이바카는 48회의 훅을 시도해 29개(60.4%)를 성공시켰다.

이런 훅과 레이업 및 덩크, 근거리 점프슛을 포함해 이바카의 전체 487득점 중 266득점이 페인트 구역에서 나왔다. 54.6%의 비중으로 40%에도 미치지 못했던 지난 6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이바카, 카메룬에서 온 파스칼 시아캄, 이 아프리카 출신 빅맨 듀오가 토론토에게 주는 에너지는 상당하다. ⓒAFPBBNews = News1
▶꾸준한 기여도

현재까지 팀의 30경기 중 단 한 경기만 결장한 이바카는 큰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최저 경기 득점이 8득점, 최고가 34득점이다. 29경기 출전 중 10득점에서 25득점 사이가 24경기에 달할 정도로 편차가 크지 않다.

라우리가 기복을 보이고 레너드가 건강관리 차원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부상으로 8경기를 결장했음에도 토론토가 23승7패(76.7%), 리그 유일의 70% 이상 승률을 올리고 있는 1위 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큰 이유들 중 하나가 이바카다.

이바카가 전 시즌까지 주전으로 나오던 파워 포워드 자리는 현재 3년차 파스칼 시아캄이 또 훌륭히 채워주고 있다. 윙 포지션에 가까운 기동력을 통해 이바카와 좋은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시아캄이 커리어 처음으로 빛나는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면 이바카는 20대 연령 전반기에 빛난 뒤로 20대 말에 다시금 빛나고 있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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